"꼰대 되지 말고, 들어주고 격려하는 따뜻한 부모되자"
"꼰대 되지 말고, 들어주고 격려하는 따뜻한 부모되자"
  • 김준식
  • 승인 2019.05.14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준식칼럼] 5월 가정의 달...화목하고 배려, 일상화되면 행복한 가정

지난 6일은 어린이날 대체휴일이었다. 어버이날은 8일이지만 이웃에 사는 두 딸과 사위들 그리고 4명의 손자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미리 어버이날 축하파티를 했다. 두 딸네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들 이야기, 사돈집 경조사 이야기 등을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나는 두 딸을 두었는데 지금은 다 시집을 가서 각각 두 아이씩 낳아 네 명의 손자가 생겼다. 나는 행복하게도 세종시 같은 마을에 두 딸네와 함께 살고 있어 한주에도 두세 번 왕래를 한다. 남들이 말하길 며느리는 좀 어렵고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이라 덩달아 어렵다고 하는데 다행히 나는 딸들이라 스스럼없이 딸네 집을 드나들면서 손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면서 격려하는 따뜻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사진은 종영된 MBC 드라마 '가화만사성'
가정의 달을 맞아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면서 격려하는 따뜻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사진은 종영된 MBC 드라마 '가화만사성'

나는 4년 전 내가 설립하고 일하던 (사)아시안프렌즈 상임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후 지금은 세종시에서 몇 개의 사회단체에서 봉사하면서 한주 한두 편 언론칼럼을 쓰는 일과 가끔 초청해 오는 내 분야 강의를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유럽 복지국가들에서는 퇴직은 그동안 직장에서의 업무 부담을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축제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나라 젊은이들은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노인들을 보면서 노후 걱정을 전혀 안하고 현재의 일에 충실할 수 있단다.

그러나 우리 한국은 아직까지 퇴직은 곧 노후 삶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의 시작이다. 그런데 다행히 지난 4년 간 나의 퇴직 후 삶은 그런대로 연착륙(Soft landing)은 한 것 같다. 이는 아마도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욕심을 내려 놓은 덕분일 것이다.

퇴직 후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것은 우리 가족의 화목이었다. 우리 부부는 비교적 서로의 삶을 인정해주고 가능하면 서로 간섭하지 않고 살아 왔다. 또 우리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웠고 아이들이 크는 동안 늘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 지금의 결과인 것 같다.

사실 60년대, 70년대 치열한 경제발전과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 온 지금의 노인들은 젊었을 때 아이들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더구나 그때의 유교적 윤리, 권위주의 문화 속에서는 좀 과묵하고 무서운 아빠의 모습이 표준 상이었고 부모님 앞에서는 부부간에 그리고 부자간의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부모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대였다.

그러다 보니 부부간에도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를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가족의 화목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행복이고 노후 대책이다.

좀 늦긴 하지만 현재의 노인들은 지금부터라도 고집과 권위를 내려놓자. 자녀들에게 훈계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녀들의 이야기를 따듯하게 들어주고 “오! 너희들은 그렇게 생각 하는구나” 라고 이해해 주자. 소위 잔소리 하는 꼰대가 되지 말고 들어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부모가 되자.

그리고 지금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잔소리 하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들을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그저 묵묵히 사랑을 주는 다정하고 배려 깊은 페미니스트가 되자. 그렇게 할 때 노후에도 자녀들이 따뜻하게 다가 올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가는 화목한 가정은 지금도 행복할 것이고 노후에도 행복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

김준식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행정수도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