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가 내일, 유래는 알아야
발렌타인 데이가 내일, 유래는 알아야
  • 조한수
  • 승인 2013.02.13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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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수의 세상과 놀다]발렌타인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정치를...

예로부터 장사를 하는 상술(商術)에는 유대인과 중국인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이들의 상술은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장사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코큰 유럽인들의 상술도 이에 못지않게 혀를 내 두를 정도라는 것을 이곳 대한민국에서도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장사 밑천삼아 젊은 세계인들에게 어필하여 매년 2월 14일만 되면 고민하게 만들고 설레게 만들었다. 일명 ‘발렌타이 데이’라는 증후군을 생산한 것이다. 지금의 40대 후반부터의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대학을 다닐 때는 이러한 용어나 이름도 몰랐다. 그런데 세계가 한 지구촌으로 세계화되면서 어느 새 우리도 서양의 한 민족으로서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며 살게 된다.

 
그럼 도대체 ‘발렌타인 데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2월 중순은 고대 로마인들에게는 짝을 만나고 구애하는 짝짓기 시기였다. 그것은 원래 루페르쿠스 제전(지금의 올림픽과도 비슷한 젊은이들의 축제)을 통해 확립된 관습이었다.

루페르쿠스 제전이란, 기원전 4세기 초부터 로마인들이 매년 루페르쿠스 라는 신 앞에서 그의 이름으로 축제를 거행했던 의식으로 이 기간에 젊은 남자들의 남자라는 통과의식이라는 것이 거행되었다. 그들은 상자에 담아있는 십대 소녀들의 이름을 임의로 뽑았다. 제비뽑기에 당첨된 소녀는 자신을 뽑은 남자와 동반자가 되어서 거의 일 년 동안 서로 성적인 즐거움을 즐기고 쾌락을 맛보는 시간을 보내게 하였으며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제비를 뽑았다.

그로부터 800년의 시간이 지나서 이런 퇴폐적인 관습을 종식시키고자 초대 기독교의 교부(敎父)들은 루페르쿠스 신을 대신할 ‘연인의 성자’를 찾았다. 그들은 약 200년 전에 순교당한 주교 발렌타인이 그럴듯한 후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럼 발렌타인이란 자는 누구이길래 그가 그러한 문화의 주인공이 된 것일까.
서기 270년 경, 당시 로마의 황제였던 클로디우스는 남자가 결혼을 하면 집을 떠나 전쟁에 나가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형편없는 나약한 군인이 된다고 생각하여 돌연 금혼령을 내렸다. 제국에는 군인들이 필요했고, 백성들의 평판 따위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황제는 결혼제도 자체를 아예 폐지시켜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인테람나 지역의 주교로 있었던 발렌타인은 젊은 연인들을 몰래 찾아오게 하여서 혼인식을 올려주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진노하여 발렌타인을 황명을 어긴 죄를 물어서 체포하였다. 황제는 젊은 주교의 위엄과 확신에 감명을 받아 그를 살려주고 싶은 마음에 로마신을 믿으라고 개종을 권유하였다. 하지만 발렌타인의 신앙의 의지는 분명했다. 오히려 황제에게 전도를 하면서 그를 개종시키려 하였다. 결국 황제는 그를 270년 2월 24일, 곤봉으로 두들겨 패고 돌질을 당하게 한 후, 효수시키고 말았다.

루페르쿠스 신 앞에서 제비뽑기로 여자 선택했던 게 ‘발렌타인 데이’ 기원

당시 기록에 의하면 발렌타인은 옥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을 때에 간수 아스테리우스의 눈먼 딸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믿음으로 그녀의 시력을 기적적으로 회복시켰다고 한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발렌타인은 그녀에게 ‘당신의 발렌타인으로부터’라는 작별인사로 서명한 편지를 남겼고 그 작별인사는 그가 죽은 후에도 계속 남게 되었다.

교회의 입장에서 이러한 발렌타인은 루페르쿠스의 인기를 빼앗을 수 있는 이상적인 후보로 보였다. 그래서 로마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 496년 경 당시 로마의 총대주교, 그러니까 교황인 겔라시우스는 2월 중순에 거행하는 루페르쿠스 축제를 불법으로 선언하였다.

하지만 교황은 로마인들이 전통적으로 운수에 자신을 맡기는 제비뽑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제비뽑기는 그냥 존속시켰다. 대신 제비뽑기 상자에는 자원한 여자들 이름 대신에 성인들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 남자만 뽑던 전통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쪽지를 뽑았고 자기들이 뽑은 성인의 삶을 모방해서 다음 해를 그렇게 살도록 하게 하였다.

여자를 기대했다가 성인들의 이름을 뽑는 것은 많은 로마의 젊은이들을 실망시켰다. 이 행사를 주관하던 축제의 이름을 수호성인 발렌타인 축제라고 불렀다. 하지만 로마의 젊은이들은 매년 2월 14일에 자기가 사모하고 구애하고 싶은 여자에게 손으로 쓴 사랑의 인사를 전하는 풍습을 도입을 하여 교회의 명령과는 다르게 그들만의 새로운 풍습을 만들어 간 것이다. 이것이 ‘발렌타이 데이’의 역사이다. 그러나 이러한 풍습은 간간이 행해졌을 뿐 유럽 사회에서 거의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풍습을 부활시킨 자들이 있었다. 장미꽃과 초콜렛으로 발렌타인 데이를 부활시킨 장사꾼들이다. 서양에서도 이 날만 되면 꽃집과 초콜렛 가게가 불이 난다. 요즘에는 금은방도 덩달아 커플링이라는 것을 포함시켜 한 대목을 보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남녀의 사랑은 막을 수가 없는가 보다. 이렇게 장사꾼들도 이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치에도 ‘발렌타인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국민들이 좋아하고 쉽게 버리지 못하는 독특함 점을 이용하여서 각종 장미꽃과 초콜렛을 공약으로 펴내면서 국민의 마음을 단기간에 빼앗아 이용하여 정치를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에 정치인들을 장사꾼에 비유하지 않던가! 오는 2월 25일이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다. 그런데 벌써부터 지난 선거 때 뿌려댄 장미꽃과 초콜렛 맛을 본 국민들이 새로운 정부에게 기대를 걸며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장사꾼같은 정부를 바라지 않는다.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섬기는 공복(公僕)으로서의 정부를 기대한다. 국민들 또한 발렌타이 증후군에서 벗어나 마음과 생각이 냉철하고 지혜로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는 시대를 이루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세종개혁교회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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