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병원 설립, 정말 필요합니다"
"충남대 병원 설립, 정말 필요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3.02.12 19:0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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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 충남대 총장 일행 유환준 세종시의장 만나 협조 요청

   정상철 충남대 총장은 12일 세종시 의회 유환준 의장을 방문하고 충남대 병원의 세종시 설립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상철 충남대 총장이 12일 오후 3시 유환준 세종시 의장을 찾아왔다. 방문 목적은 새삼스럽지 않았다. 당연히 충남대가 간절하게 원하는 대학병원의 세종시 설립 협의 차 방문이었다. 정 총장은 지난 주 외국에서 돌아왔다. 설 연휴 3일을 제외하면 실제로 오늘이 첫 출근일이었다. 이날 그는 세종시에 온 것이다.

당면한 충남대 병원의 세종시 설립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정에는 유한식 세종시장의 면담은 들어있지 않았다. 연휴 끝 첫 근무일에 정총장은 병원 설립 협의차 방문하는 세종시에 시장 면담은 없고 의장의 일정에만 잡혀있었다. 작금의 충남대 병원 세종시 설립에 관한 의회와 집행부 간의 입장을 읽게 하는 대목이었다.

정총장은 오덕성 대외협력 부총장, 양준영 기획처장, 김방룡 총장실장 등 충남대 핵심처장을 동행했다. 오후 3시 조금 넘어서 의장실에서 대화는 시작되었다. 정총장은 충남대 입장을 배석한 기자들에게 열(熱)과 성(誠)을 다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유한식 세종시장을 비롯한 세종시 집행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 먼저 유환준 의장의 기조 발언이 있었다.

“공직자는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지역주민을 위하는 자리다. 열심히 일한다음 평가는 이들이 하는 것이다. 미리 당겨서 공과를 너무 세우려면 불합리한 오해가 생긴다. 충남대가 온다고 하는 걸 싫다고 할 게 아니다. 너는 되고 나는 안된다는 건 포퓰리즘이다. 시장은 서울대 병원을 끌어오려고 의회와 관계없이 독단적으로 공을 세우려고 했다. 그게 안됐다. 충남대는 자진해서 적극적인 자세로 오려고 하는데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유 의장은 “다음에 다른 것을 의식한 공보다 진정한 주민 복지를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 며 유시장의 서울대 병원 응급진료센터유치 노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해석했다. 그는 의회의 예산 승인권 등을 거론하면서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서울대에 공개 질의한 문서를 내보이기도 했다.

“충남대와 서울대, 양 대학에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무총리실 등 정부 기관이 들어오면서 충남대 보다는 서울대, 아산, 삼성 병원의 입주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당한 지, 그리고 계획은 있는 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세종시에 맞는 복지 서비스를 하도록 세종시나 대학 측이 적극성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상철 충남대 총장, 그는 이날 세종시민들에게 절실한 응급진료센터를 비롯한 종합병원 설립을 위해 충남대는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10분여에 걸친 유의장의 발언이 끝나면서 정총장이 먼저 양해를 구하면서 충남대 입장을 밝혔다. 요약하면 충남대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마련한 ‘국립대학 넘버 원 프로젝트’에서 대학병원의 세종시 설립은 '화룡점정'(畵龍點睛)과 같은 것이어서 반드시 들어오겠다는 것이었다. 입장은 분명했지만 표현은 완곡했다. 세종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서울대는 법인화되면서 국립대학 법적 지위를 벗어났다. 개교 60주년을 맞는 충남대는 현재 국립대학 중 4위이다. 이걸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역할을 하고 세종시에 국가정책대학원 설립, 평생교육원과 언어교육원 세종시 설치 등...여러가지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 하나,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충북 오송의 BT와 시너지 효과의 정상에는 ‘사람’ 있다. 사람을 다루는 병원이 와야 BT의 완결판이 되고 이 지역에 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정총장은 전북대가 새만금에다 캠퍼스를 계획하고 경상대가 창원에 제2 캠퍼스를 만드는 것처럼 세종시에 다양한 역할을 통해 ‘국립대 넘버 원 프로젝트’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그는 “세종특별자치시에 우리나라 병원의 ‘Big 5’가 와야 한다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충남대 병원이 ‘Big 9’에는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세종시에 들어와서 국가정책대학원과 평생교육원에다 대학병원까지 설립되면 국립대학 중 넘버 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병원도 도하나의  ‘Big 5’가 될 수 있고 그게 세종시를 구상한 지역균형발전에 맞는 컨셉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행복청에 이 논리로 설득해 겨우 인정을 받았는데 서울대 병원 얘기가 나왔다며 늦어지는 의료 시스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전사람들 큰 병 걸리면 충남대 안 오는 것 알고 있다. 대전사람은 서울로 가고 서울 사람은 외국으로 간다. 물론 여유있는 일부 계층 얘기다. 그건 인정한다. 하지만 서울대 병원을 비롯한 서울의 ‘Big 5’ 가 내려오면 독립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것보다는 충남대 병원이 들어오는 게 의료 수가도 30% 저렴하고 양질의 의료진으로 스탭을 구성할 수 있다. 서울에서 병원이 내려오면 본원의 의사들이 내려오겠는가. 절대 안 온다. 그러면 결국 별도로 선발해야 한다. 충남대는 교수들이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 어느 것이 실질적으로 더 좋은 의료서비스이겠는가. 애정을 가지고 충남대 병원을 받아주었으면 한다.”

충남대 병원이 오면 서울대 병원 설립 기회가 없어진다는 말에 그는 “서울대가 아니면 안되는가”라며 “충남대가 500병상으로 시작하고 나중에 도시가 성장하면서 추가로 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이 있으면 그 때 다시 받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말끝에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양준영 기획처장이 보충설명을 했다.

“응급의료센터는 본원과 너무 떨어져서는 안 된다. 응급환자의 90%는 입원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본원과 후송체계를 먼저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가 서울대 병원 부원장과 만났을 때 서울대는 중심병원으로서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지켜야 한다는 데 공감을 했다.”

양측 얘기를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응급의료센터에 관한 충남대 관계자의 말은 수긍이 갔다. 서울대 병원측과 접촉한 세종시 관계자의 말은 응급센터를 시작으로 본원까지 오는 장기적인 계획을 얘기할 수 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항상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그것만 확실하다면 충남대보다 서울대 쪽에 호감이 가는 건 사실이다. 유한식 세종시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에 대해 물었다.

“제가 지난 주에 해외에서 들어왔는 데 이번 주에 일정을 잡아서 연락을 준다고 하셨다.”(정총장 일행은 유환준의장과 면담을 마치고 시장실에 들러 잠시 동안 유한식 시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조만간 일정을 잡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총장과 함께 방문한 오덕성 대외협력 부총장

얘기는 최근 보도된 시립병원, 보건소지원 등 병원 설립과 관련된 화제를 넘나들었다. 충남대 측은 서울대와 본원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응급센터의 의료 서비스 차이는 있을 수 없다며 애시당초 서울의 ‘Big 5’는 내려올 생각이 없거나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오덕성 부총장이 거들었다.

“제가 흥분을 잘 하지 않는데 흥분이 된다. 행복청에서 두 차례에 걸쳐 병원 부지에 대해 입찰 공고를 하지 않았는가. 그 때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향후 4-5년간 적자에다 수요도 없는 데 들어올 병원이 어디 있는가. 그러면 충남대는 왜 들어오려고 하느냐. 바로 국가정책 최고위 과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이곳에 하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들어오려고 한다. 그걸 아셔야 한다.”

마무리는 정상철 총장이 했다.

“유 시장님 마음을 푸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충남대 병원이 들어오고 필요하다면 서울대도, 대형 병원도 들어오면 되지 않겠는가. 충남대가 아닌 대형병원을 훗날 유치할 때 반드시 협조하겠다. 일단 500 병상으로 시작하려는 충남대가 열정을 가지고 들어오겠다고 하니 정말 도와달라. 먼저 와서 세종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하겠다. 그게 우리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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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시민 2013-03-01 16:52:49
서울대 병원이라면 전주에서도 찾아오지만 충대병원이라면 전북대병원이나 원광대 병원 가고 말거임.

충남인 2013-02-28 06:59:28
충남대병원은 내포신도시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250만 충남도민은 버려두고 세종시로 간다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좋은 것을 다하려는 놀부심보 같군요. 서울에서 정부청사가 내려오면 서울대학병원을 유치해 보는 것은 좋은 발상 같습니다. 충남대 병원은 충남으로 가는 것이 정답...

연동인 2013-02-27 14:00:12
세종시의 발전과정에 따라 병원의 유치는 얼마든지 할수 있다
의회의장의 이야기가 맞지 않겠는가?
표를 의식한 공과라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유환준의장님 건강과 함께 힘내세요 화이팅 ----^^

세종시민 2013-02-27 13:50:40
세종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의견을 전할까 합니다
세종시장의 병원유치에 관한 사항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 합니다
나는되고 너는 안된다는 논리 보다는 어느 병원이던 세종시로 온다는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본다
2-3개의 병원이 와서 질적인 경쟁을 유도 하여 모든 평가는 시민이 하여야지 시장이 평가 하여야할 사항은 아닌것 아닌가? 준비해주면 오겠다고하는 서울대에 시간낭비할 필요성이 있겠는가?

gse 2013-02-16 12:29:51
유한식 시장은 세종시의 얼굴입니다. 세종시는 애시당초 서울의 과도한 집중을 완화하고자 지방과 균형있는 발전을 목적을 띈 도시입니다. 지방을 발전시켜야 하는 막대한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방의 병원은 절대반대하고 서울의 병원만 절대찬성하는건 세종시장으로서 격이 떨어지는 행정입니다. 그리고 시장 개인적으로도 충북대 출신으로 같은 충청을 대표하는 국립대를 철저히 비판하고 무시하는건 옳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