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첫마을 주민 공원녹지 연구로 서울대 박사 '화제'
세종시 첫마을 주민 공원녹지 연구로 서울대 박사 '화제'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9.04.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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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동 주민 김우주씨.. '참사모', '첫마을공동체', 주민활동 직접 참여연구 박사학위 취득
세종시 이주 7년, 대학원 입학 10년만에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박사 학위로 주민들 축하
세종시 한솔동 주민 김우주씨가 첫마을 근린생활공원녹지가 커뮤니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분석해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박사학위 수여 장면

세종시 한솔동(첫마을) 주민이 공원녹지를 연구한 논문으로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에 조성 중인 근린생활권 공원녹지가 지역 커뮤니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논리적으로 연구해 향후 세종시 도시계획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박사 학위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화제의 주인공은 첫마을에 7년째 거주하는 김우주씨(여, 39).

김씨는 지난 2009년 서울대 도시계획학 박사과정에 들어간 지 꼭 10년 만인 올 1월 첫마을을 연구과제로 박사학위를 받아 이웃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그는 “첫마을은 우리나라 계획도시 가운데 주민커뮤니티가 주민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첫 번째 지역”이라며 “녹지와 공간이 자발적 커뮤니티 형성의 중심되고 이것이 주민활동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2년 12월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첫마을로 이주해 젊은 층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첫마을 공동체’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주민활동을 함께 해오고 있다.

당시 서울대 도시설계학 박사과정에 다니던 중이어서 주민커뮤니티 활동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를 계기로  ‘첫마을 주민활동’을 박사학위 논문으로 완성해 ‘도시계획학’ 박사가 됐다.

논문 제목은 ‘신도시 내 근린생활권 공원녹지와 커뮤니티 형성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부제로 ‘세종시 첫마을 주민참여 사례를 중심으로’가 붙어져 있다.

김우주씨의 박사학위 논문

그는 이 논문에서 근린생활권 공원녹지공간이 주민 참여의 커뮤니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주민 역량 강화를 통한 사회적 공간으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기승전결로 입증해냈다.

김 박사는 “이 논문은 학위논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첫마을의 기록” 이라고 평가하면서 “ ‘첫마을공동체’ 회원으로 한 달에 두 번 벼룩시장도 열고 ‘숲 놀이터’도 만들면서 주민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걸 연구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근린생활 공원녹지공간을 첫마을 주민활동인 ‘참사모-참샘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과 ‘첫마을 공동체’ 두 단체로 설정하고 구성원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을 취해 신도시 주민들에게는 학술적인 가치를 떠나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논문이 되고 있다.

참사모는 첫마을 개발 초기에 원주민들이 사용하다가 방치된 약수터를 주민들이 개발하면서 원주민과 이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단체를 구성하여 행복청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발적 주민조직으로 성장한 모임이다. 또, 첫마을 공동체는 젊은 이주민들이 이주 초기의 삭막한 공사장 정서와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두 단체는 첫마을의 자연자원인 근린공원 개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근린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공공행정과 파트너십을 형성했다. 이러한 ‘시민적 공공성’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주민들 스스로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면서 나타났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하나의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주민들의 책임의식이 강화됐고 공원녹지를 주민의 공동자산으로 이용하면서 첫마을의 정체성이 나타나게 됐다.

김박사는 근린생활권 공원녹지가 주민 참여활동을 통해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이 되고 네트워킹으로 공원녹지 활성화와 주민자산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지만 주민 참여가 시스템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을 통해 개선과제로 도시계획 측면에서 ▲커뮤니티를 중심자원으로 자연녹지 보존 확대 및 활용성 제고 계획 수립 ▲유연하고 중장기적인 새로운 주민참여형 조성 방식 필요 ▲신도시 개발 단계별 다양한 주체들과 기존 배제된 주민 간 협의체 형성 등을 제시했다.

또, 녹지운영 측면에서는 주민들에게 공간에 대한 운영관리권한 부여 유연하고 호의적인 행정태도를 위한 행정인식 전환, 근린 거버넌스 연대와 통합지원 조직 조성 등을 해결 과제로 밝혔다.

김 박사는 “더욱 뜻 깊은 건 생활하고 활동하는 첫마을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기록으로 남기게 됐다는 것”이라며 “세종시가 근린생활권 공원녹지를 기반으로 명품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박사과정에 들어간 지 10년 만에 결혼과 출산 등으로 학위 취득이 늦어졌지만 첫마을을 연구과제로 한 첫 번째 서울대 박사 학위 논문이었다는 점에서 한솔동 주민들은 함께 축하하면서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우주씨와 참사모 회원들이 첫마을 참샘정에 모여서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김우주씨가 첫마을 참샘정에 모여서 '참사모' 회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참샘은 김씨 논문의 중요한 소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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