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지는 만큼 예술에 윤리가 중요하다
영향력 커지는 만큼 예술에 윤리가 중요하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19.04.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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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칼럼] 류수빈 배재대 미디어 콘텐츠학과 2년...'영화와 윤리'
류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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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그렇듯 영화 같은 예술에서도 윤리가 중요하다. 연일 대두되고 있는 2차 가해는 비단 다른 것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영화나 미디어 같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것들에게는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예를 들어 보자면 영화 ‘암수살인’이 있다.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영화가 개봉 한 달 전 유가족의 소송으로 인해 개봉에 차질을 빚은 사건이 있었다. 유가족들은 자신들과 상의가 없이 영화 제작이 진행되었고 영화의 내용이 실제 사건들과 너무 똑같아서 자신들에게 그때의 상처를 다시 불러일으킨다는 입장이었다.

그때 당시에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미리 피해자들의 상의 없이 영화를 만든 감독에 대한 질책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 개봉 전의 변수라는 식의 기사 제목들은 개봉을 앞둔 이 시기에 성가신 문제로 인해 영화가 곤란해졌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결국 유가족들의 소송 취하로 영화는 개봉했지만, 소송 취하가 과연 유가족들의 순수한 자의에서 나왔는지는 모를 일이다.

저런 기사들과 제작비가 아깝다는 식의 댓글들이 그들을 소송을 취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몬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후에 모 영화 시상식에서 암수살인이 영화 시상식에 수상을 하자 신이 나서 무대로 뛰어오던 감독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벅찬 표정으로 감사한 영화 관계자들의 이름을 줄줄이 나열하던 그의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피해자들의 생각보다 자신의 영화를 생각하는 것 같았던 모습이 싫었고, 만약 그 유가족들이 이 소식이나 방송을 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을지가 상상됐기 때문이다. 과연 그 감독이 그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피해 소식과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려 한 건지, 그게 아니면 그저 그런 유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이 밖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이는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으며 그 밖에 다른 미디어를 통한 작품들에도 무수히 많은 2차 가해들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히 자극적이고 멋있는 것만이 자신의 작품을 더 매력적이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그러하다면 그건 오히려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표현하고 만들고 싶어 하는 창작물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더 성숙한 생각과 예민함 그리고 깊이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아도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은 수없이 많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은 미디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디어의 힘이 막강한 요즘에 영화를 포함한 많은 미디어 창작물들은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또 영향을 미치는 힘이 굉장히 막강하다. 그럴수록 감독들과 그 외 창작자들은 자신의 직업윤리에 대해 자신들의 직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항상 상기하고 그에 맞게 윤리적인 측면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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