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판촉물로..어쩌다 이런 일이"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판촉물로..어쩌다 이런 일이"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4.09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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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아파트 판촉물 된 국토부 장관 후보자...단순히 낙마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듯
사회 지도층 전반에 대한 불신 팽배...정치권 공수만 교대됐을 뿐 "모두가 똑같은 ..들"
낙마는 했지만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시 부동산 판촉물이 되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MBN 화면 캡쳐에다 부동산 광고 문안
낙마는 했지만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시 부동산 판촉물이 되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MBN 화면 캡쳐에다 부동산 광고 문안

“이번에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분양받아서 6억원이 올라 논란이 됐던 그 아파트입니다.”

“요 사진이 L 아파트 1단지 사진입니다.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살 집이기도 하죠.”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시 부동산 마케팅 판촉물이 됐다. 마땅히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장관 후보자가 우리 사회 상층부의 민낯만 드러내고 낙마한 후 모습이다.

하지만 단순히 낙마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닌 듯하다. 그들은 다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서민들의 생각이 그렇다. 우리사회의 리딩 그룹에 대한 부정의 일반화가 만들어졌다. 투기와 편법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이를 토대로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그들만의 교육을 받고 지도층이 되는 그런 고리다.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기인(奇人) 장관, 가난 속에 지조를 지키며 성장한 지도자는 없고 장관 후보자만 되면 서민들은 생각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저지른 불법이 드러난다. 그게 반복되다보니 누구를 지명해도 그렇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권력이든 재산이든 있는 자에 대한 적대감이 만들어지고 있다.

더 웃기는 건 또 있다. 전에는 불법을 지적하면 국민들에게 머리 숙이고 사과를 했다. 요즘은 다르다. “나만 그랬냐”고 마구 대든다. 시절이 그랬지 내가 잘못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진흙탕 세상이라도, 모든 사람에게 투기 광풍이 불어도 적어도 국가를 책임질 사람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깨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알고 저지른 죄와 모르고 지은 죄 가운데 후자를 더 위험하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죄를 몰랐으니 다음에 또 저지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알고 저지른 죄는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역시 반복되면 죄질은 더 무겁게 된다. 요즘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변명을 보면 알고 저지르고 반성 없이 반복하는 죄와 똑같다.

김중규 대표기자
김중규 대표기자

다 아는 얘기지만 정권은 바뀌었는데 정치는 달라진 게 없다. 공수교대만 했을 뿐 여야가 하는 짓거리는 판박이다. 개그 콘서트 보다 더 웃기는 일이 곳곳에서 벌이지고 있다.

내 사람 챙기고 내 편만 가지고 정치를 한다. 내 것을 다 가지고 개혁과 변화를 주려고 하니 그게 될 리가 없다. 마음은 비웠으나 욕심으로 채우니 국민들이 체감할 리가 없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매번 그랬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인이 나라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다. 아파트 판촉물이 된 장관 후보자를 보고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하고 자조를 했다. 이래저래 소시민만 불쌍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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