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부실공사 고리, 끊을 수 있을까
세종시 아파트 부실공사 고리, 끊을 수 있을까
  • 김선미
  • 승인 2019.03.30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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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칼럼] 누구에게는 투기지만 보통사람은 평생 모아 마련한 집
하자 투성이 아파트 ... 관리 기관이 나서 제제 통해 시민 편에 서줘야

평생에 걸쳐 마련한 집, 하자 투성이라니 살의도 느껴질 법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집”. 누구에게는 투기의 대상이지만 누구에게는 평생의 꿈이다. 그것도 어떤 이들에게는 끝내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7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44·5%가 무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가구 중 1가구는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 집 마련, 누구에게는 투기이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평생의 과업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구주가 된 이후 주택을 마련할 때까지 6.7년이 걸린다. 대한민국에서 7년 만에 집을 산다고? 국가 지표이니까 근거 없는 분석은 아니겠지만 평범한 소시민에게는 현실적으로 체감이 되는 수치는 결코 아니다.

이와는 달리 지난해 매매가격 기준 서울의 중위가격인 6억6403만원의 아파트를 사려면 평균 15년 이상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3억 원 대의 비교적 값이 싼 집도 소득 하위 20%는 21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것도 버는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전부 모은다는 전제 아래 그렇다.

하지만 한 푼도 안 쓰고 모은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웬만해서는 자력으로는 평생 가도 내 집 마련이 요원하다는 얘기다. 절반 가까이가 무주택자라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구 절반이 무주택, 안 먹고 안 쓰고 전부 모아도 15~20년 걸려

이렇게 안 쓰고 안 먹고 평생을 내핍하며 모은 돈으로 겨우겨우 ‘내 집’ 마련에 성공, 새집에 입주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 집이 하자 투성이인 불량주책이라면? 아마도 집을 지은 건설업체 사장의 멱살을 잡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더 나가 살의를 느낄 수도 있다.

전국이 공동주택 하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부산 지역에서는 졸속 시공을 놓고 시공사와 갈등을 빚었던 입주 예정자의 68%가 ‘계약해제’라는 초강수를 두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계약해제는 단지 입주만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45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일이백만 원도 아니고, 수천만 원에서 무려 1억 원을 스스로 날리겠다니 이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얘기인가. 도박으로 날린 것도 아니고 클럽에서 하룻밤 호기롭게 기분 낸 것도 아닌데 말이다.

부산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 68%가 거액 날리며 입주 포기

통상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 봐 열불이 일어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인데 부실 정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그랬을지 미루어 짐작케 한다. 입주예정자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파트는 별다른 제재 없이 준공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시공사 입장에서는 때로는 입주예정자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부실시공으로 적발되는 사업장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은 거의 대부분 솜방이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2016~2018년 사이 전국에서 부실시공으로 적발된 사업장은 총 37건(3만5831가구)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공사중지 및 영업중지, 형사고발 등의 조치는 4.2%에 불과했다. 부실시공 시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다.

2030년까지 약 20여만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세종시도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다. 공사현장이 많은 만큼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첫 마을 아파트, 힐데스하임 사례 등등 일일이 손꼽기 어려울 정도다.

부실 적발 사업장 늘어도 처벌은 솜방망이, 중징계 고작 4.2%

“그동안 접수된 크고 작은 하자만도 무려 4만여 건에 달한다. 이는 세대 당 평균 4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다른 아파트의 세대 당 평균 20건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다. 입주일은 당초 지난 1월이었지만 지금껏 준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하자에 예정됐던 사전점검도 수차례 연기됐다.”

개인에게 평생 과업인 아파트의 부실은 감독기관이 나서서 해결해주어야 한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이쯤 되면 부실시공의 종합판이 아닌가 싶다. 세종시 고운동(1-1생활권)에 건설되는 '세종파라곤'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터에 과연 세종시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부실시비와 상관없이 준공 승인을 낼 줄지, 준공을 승인하지 않을지 말이다. 올해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주택 인·허가 업무를 이관 받은 세종시는 최근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을 통해 하자 분쟁을 줄이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공표했다.

세종 파라곤 부실시공 종합판? 품질검수 선언한 세종시 대처 주목

세종파라곤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은 부실시공에 대처하는 세종시의 첫 시험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공동주택 품질검수’ 시행 선언이 말잔치로 끝날지 실질적인 대처방안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세종시가 관내에서 벌어진 이번 부실시공에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공동주책 부실시공의 고질적인 원인인 선분양, 후시공, 임시사용승인 제도의 악용의 고리를 끊는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행정수도를 자임하는 세종시라면 적어도 심각성에 눈감고, 미적거리는 다른 자치단체와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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