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용수산'에도 봉수대 있었다
세종시 '용수산'에도 봉수대 있었다
  • 윤철원
  • 승인 2019.03.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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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원칼럼] 세종실록지리지, "봉화가 1곳이니 연기현 남쪽 용수산" 기록
역사적으로 유명한 통신수단, 세종이 군사상 중요한 위치라는 확인 계기
세종시 용수산에 봉수대가 있었다는 것이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지난 해 현장을 답사한 윤철원 전 조치원읍장과 지인들

세종시 '용수산 봉화대'를 아시나요?

역사적으로 봉수대는 국가의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 나라의 변경에 외적이 침입할 때 조정에 신속히 알려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왔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전국의 봉수는 5개 노선으로 구별되어 있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북쪽에 3개 노선, 남쪽에 2개 노선이었다. 제1노선은 함경북도 경흥에서, 제2노선은 부산 동래에서, 제3노선은 강계에서, 제4노선은 의주에서, 제5노선은 순천에서 시작하여 최종 서울 목멱산(남산)봉수대까지 전달되었다고 한다.

봉수대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길로 신호를 보냈다. 봉수대마다 5기가 설치되었는데, 봉화가 1개 오르면 평온상태를 의미하며 2개 오르면 국경너머에 적 발견, 3개는 적의 국경접근, 4개는 국경침입, 5개 오르면 접전상태를 알리는 것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국경에서 남산봉수대까지 12시간 정도 걸렸다고 하는데 당시 부산에서 한양까지 걸어서 보름이상 걸린 것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빠른 통신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봉수대가 세종시에도 있었다.

그동안 봉수터였다고 몇 군데 언급된 곳이 있지만 역대 지리지에 등재되지 않은 곳들이기 때문에 봉수대로 볼 수 없다.

봉수대는 국가중요 안보통신수단이었기 때문에 지리지(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등)에 등재되어 있다.

그런데 세종시에 봉수대가 있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 지리지 149권 연기현』편에 등재되어 있다.

“봉화가 1곳이니 연기현의 남쪽 용수산이다.(동쪽으로 청주 저성에, 서쪽으로 공주 독성에 응한다)” 熢火一處 在縣南 龍帥山(東准 淸州 猪城, 西准 公州 禿城)라고 실려있다.

이 기록으로 추정해 보면 순천봉화대-전라도-논산-공주 월성산-공주 독성(의당면 봉화산)-연기 용수산-청주 저성-청주 것대산-진천 소을산-경기도-목멱산 봉수대(남산) 등으로 이어지는 제5봉수로 선상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용수산은 어디일까.

『동국여지승람 연기현 산천편』에 “원수산 : 연기현 남쪽 5리에 있다” “용수산 : 연기현의 남쪽 3리에 있다.(龍帥山 在縣南 三里)”고 한 것을 보면, 연기현과 원수산 중간쯤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기리에서 바라보면 남쪽 산등성이에 있는 무선통신중계소 동남편 봉우리가 용수산 봉수대 터로 추정된다. 정상부분에 400여 평의 평평한 부지가 있고, 부지모퉁이에는 봉수대 기초석으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들이 흩어져 있다.

바위마다 다듬질 한 흔적이 뚜렷한데 그 중 한 초석에서는 글씨를 새긴 흔적(刻字)도 볼 수 있지만 마모상태가 심해서 알아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다.

문헌기록과 위치가 일치하고 남아 있는 흔적 등으로 볼 때 봉수터가 확실해 보이는 데 문화재 당국의 조사와 더불어 『용수산 봉수대』 복원을 제안해본다.

세종시는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지로써 균형발전의 상징이다.

따라서 전국의 모든 정보가 이곳으로 집중되고, 국가의 정책을 수립하여 전국에 펼쳐 나가야하는 국가의 중심이다.

서울 중심시대에 전국의 봉화가 목멱산(남산)봉수대로 전달된 것처럼, 이제는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써 그 역할을 다해야 할 텐데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용수산 봉수대를 복원하여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시민에게는 역사유적을 통해 애향심과 자긍심을 높여 나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 글을 쓴 윤철원은 세종시 상하수도과장으로 지난 2017년 정년퇴임을 한 조치원 토박이다. 조치원읍장 재직 당시 세종시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전통과 역사에 대한 시민 의식이 부족한 점을 아쉬워하면서 지역문화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세종시 향토사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과 관련한 역사를 찾아내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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