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 세종시에서 총선 나올까
이완구 전 국무총리, 세종시에서 총선 나올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2.21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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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상징성과 민주당 일색이라는 점을 감안, 출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
이춘희 시장 이례적으로 비판, 이해찬 대표 불출마 언급 등 세종시 출마 포석(?)
세종시에서 이례적일 만큼 이춘희 시장을 비판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두고 세종시에서 총선 출마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브리핑 룸에서 자신의 저서를 기자들에게 소개하는 모습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세종시에서 총선 출마를 할까.

지난 18일 대전, 내포, 천안까지 하루 동안 강행군으로 정치재개를 선언한 이 전 총리가 거쳐 간 세종시에 출마 여부가 정치적인 여운을 남기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민심을 살피면서 출마지역을 저울질하고 대권도전의지를 밝혔지만 여러모로 세종시가 재기를 위한 총선 출마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그는 출마지역을 묻는 질문에 “총선에 나가는 건 분명하지만 지역을 확정하지 않았다” 며 “전략상 가능한 늦게 발표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와 연관지어 “정치 밥 3년은 일반인에게는 30년과 같은 시간”이라며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금 거론되는 대선후보는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이번 행보는 총선 당선 후 대권 도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역구를 어디로 선택하느냐가 지역 정가에서는 관심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스스로 세종시를 위해 도지사직을 내던졌다고 강조한데다가 이춘희 세종시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쓴 소리를 했다는 점에서 세종시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세종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작심발언을 한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 전 총리의 세종시 출마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권 도전에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동안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서는 험지(險地), 또는 서울 출마라는 두 가지 요건 충족이 필수적이었다. 민주당 일색인 세종은 서울은 아니지만 자유한국당으로 볼 때 험지가 분명하다. 게다가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라는 것도 서울 지역 출마와 다름없는 정치적인 명분을 가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고향 홍성 청양은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신선도가 떨어지고 한때 출마를 고심했던 대전 서을이나 천안 아산지역도 세종만큼 대권도전에는 적합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두 번째는 당선 가능성과 파급효과다. 총선은 이 전 총리에게는 정치적인 재기 의미가 들어있다. 대권 도전은 총선에서 패배하면 모든 게 공염불이 된다.

세종시 분구(分區), 이해찬 민주당 대표 불출마를 자세하게 알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치적으로 거북한 이해찬 대표가 빠진 세종시는 한번 해볼만한 곳이 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을 지명도를 내세워 제압할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물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만 계산상 그렇게 나온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세종시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다. 인구 32만의 중규모의 도시에 불과하지만 정부 부처가 내려와 있다는 점과 야권 성향의 젊은 층이 많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당선만 되면 단숨에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성완종 리스크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분석은 어디까지나 계산상 나온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표심은 정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벌써부터 세종시를 위해 도지사 직을 던졌다는 말에 “세종시를 충남도 산하 도시로 편입시키려 했다”는 등의 뒷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에 대한 젊은 층의 외면 등도 세종시 출마에 따른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정치가 예측대로 되는 건 아니다. 이 전 총리의 발언과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세종시 출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세종시 출마는 대권을 위한 충분조건은 되지만 반대로 위험도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이 전 총리가 어느 지역을 총선을 통한 대권 도전의 적지(適地)로 선택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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