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총기 소지허용했다면...
우리나라도 총기 소지허용했다면...
  • 심은석
  • 승인 2013.02.04 08: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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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의 칼럼]어느 나라보다 안전한 한국...치안 칭찬은 어떨까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미국에서 연일 발생하는 총기 참사, 안전이라는 가치를 다시 생각 한다.

2월의 첫날이다. 2월을 뜻하는 February는 정화, 깨끗함을 뜻하는 라틴어 Februare에서 기원한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다가오는 봄을 새롭게 맞이하자는 의미다. 2월은 새롭게 정화하고 시작하는 계절, 매서웠던 한파가 물러가고 새봄이 시작되려 한다. 새봄의 기운이 세종의 들판에 가득하여 새순 돋고 어서 꽃피기를 기원한다.

세종경찰은 연일 설 명절 전 특별방범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복지시설 위문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활동도 하고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재래시장 주정차 허용, 주변 교통관리, 재래시장 상인회와 간담회 등 늘 상 업무지만 시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염원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평온하고 행복한 설 명절이 될 것이다.

하지만 평온한 분위기의 뒤편에는 항상 위험과 범죄가 꿈틀대고 있다. 엊그제 이웃한 지역에서 엽총 오발사고, 지난 1월에는 사냥중이던 남편의 오발사고로 부인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작년 2월에는 서산에서 엽총난사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내 엽총소지수는 37,654정, 공기총 12만정을 포함하여 20만정의 총기가 소지허가를 받은 일반인이 갖고 있다. 최근 3년간 총기 밀매로 국내에 들여오다 적발건수가 1,117건에 이르고 적발되지 않은 불법 총기건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유난히 총에 관대하다. 총기 소지가 헌법으로 보장된 유일한 나라다.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소지허가 된 총기가 2억 5천만정에 이른다. 불법총기류에 대한 통계는 없을 정도로 총은 널려 있다.  얼마 전 코네티컷주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27명이 사망했고 나이어린 초등학생 18명이 희생되었다. 몇 년 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극장 총기난사 등 최근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살인 등 사건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길을 걸으면서도 학교에 가면서도 수업중에, 공부 하면서도,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어느 장소, 어느 때이든지 삶의 현장에 총기 난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 정부에서도 총기 규제 법안 검토 등 여론이 일고 있지만 전국 총기협회 등 총기소지를 자유롭게 하려는 협회 차원의 로비도 치열하다.  미국 최대 총기소지 단체는 미국총기협회(NRA)다.  1871년 창립된 총기 소유자들의 이익과 권리를 대변하는 이익단체로 변질했다. 현재는 회원이 430만명인 미국 최대 로비단체다. 매년 2억 달러 규모의 자금으로 치열한 로비와 연방의원의 당락을 좌우한다.

총기협회에서는 어릴 때부터 총기와 친해지도록 어린이 마케팅으로 매년 229억원을 어린이 사격프로그램에 후원한다. 청소년 캠프에 소총을 경품으로 제공하고 폭력게임도 후원하고 소총구입할인권도 제공한다.
미국의 총기 소지는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뿌리가 깊다. 청교도들이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이주 순간부터 총기는 미국인들 삶의 일부였다. 원주민인 인디언을 몰아내고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맹수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보호하려고 총을 필요로 하였다.  영국으로부터 무장독립투쟁과 금광을 캐러 가던 서부개척시대에도 총은 필요했다.

연일 계속된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 안에서도 총기 소지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여론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고강도 총기규제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총기협회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을 ‘엘리트 위선주의자’라며 대통령의 자녀는 경호원이 보호하므로 일반 학생들에게도 학교 경호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겠지만, 총을 든 경비원들 사이에서 교육이 제대로 될까? 총기 소지는 개인의 자유인가, 공공의 안전이 우선인가? 자유를 최상의 가치로 하던 미국인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가 지켜보는 이 싸움은 현재 진행중이다.

범 지구적인 총기 사고에서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매년 폭력범죄건수가 인구 10만명 당 미국의 2배, 일본의 12배에 이르는 통계를 볼 때 국내에 자유롭게 총기 소유를 보장했다면 어떠할까?  최근 묻지마 범죄 등 강력 범죄증가 추세에 비추어 치안환경은 매우 불안했을 것이다.  일부 엽총 등 오발사고나 강력범죄에 밀매된 총기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국내 치안은 어느 나라보다도 안전 하다. 필리핀, 아프칸 등 치안이 불안한 나라들일수록 각종 총기가 많다. 무장 경비원이 지키는 식당과 마켓을 출입하며 과연 안전하다는 생각을 할까? 총소리가 들리는 도심과 관광지에 사람들이 가려 할까?

문득 길을 걷다가, 쇼핑을 하다가, 자녀에 학교를 가서 총으로 피살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개인의 무한한 자유보다는 공공의 안전과 행복이 더욱 소중하지 않을까?  전국 경찰은 오늘도 증가하는 국민의 안전 욕구와 다양한 병리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복지는 못 사느냐, 잘사느냐의 문제지만 안전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치안이 안정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대한민국의 브랜드는 오늘도 헌신적으로 삶의 현장을 지키는 경찰관들의 노고라며 칭찬해 준다면 고래라도 춤을 추지 않을까?<필자 심은석은 현직 세종경찰서장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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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 2022-02-26 11:33:15
노인/환자/어린이같이 약한자일수록 화기가 엄청난 도움이 되는데 힘없는 서민들을 희생양 삼아서 부조리로 이루어낸 치안을 지들 견찰 역량 좋아서 한줄 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