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은 현찰 아닌, 부도위험 큰 어음"
"황교안은 현찰 아닌, 부도위험 큰 어음"
  • 강병호
  • 승인 2019.02.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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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칼럼] 황교안 관찰법...김연아 선수가 역도나 권투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 오산
박근혜 탄핵정국의 종속변수, 옥중 한마디가 어떻게 작용할 지 모를만큼 정치적으로 불안정

언론에선 황교안 전 총리라 언급하지만 필자는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언급한다. 2016~2017년 기간 중 그가 가졌던 역사적, 정치적 책무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황 전 대행의 반듯한 외모는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중저음 음성도 사람을 끈다.

사법고시 패스한 검사,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 대행 등 실력보다 스펙에 약한 한국인들(특히 장년층)의 시선을 끄는 장점을 다 가지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에 아내도 복음성가 가수다. 공안검사 경력으로 냉혹할 것 같지만 색소폰 같은 악기 연주로 이를 감출 줄도 안다. 스펙, 외모로는 더 할 나위 없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는 대통령 딸이니 (박정희 대통령)밥상머리 교육 잘 받았을 것이다”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그녀가 정치적으로 유능했다고 주장하나 필자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녀의 정치력은 불행히도 지금 머무는 곳 구치소만 보면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안)검사, 총리 했으니 정치도 잘 할 것이란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김연아 선수가 같은 운동이니 역도, 권투도 잘 할 거란 생각만큼 안이하다. 검찰, 행정부는 정치의 영역과 많이 다르다. 공안검사, 총리로 황 전 대행이 갑(甲)의 입장이었다면 정치에서는 표를 구하는 을(乙)의 입장이다. 환갑 넘은 황 전 대행 나이에서 쉽게 정체성이 바뀔 수 없다. 고건 전 총리, 반 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그 벽은 넘지 못했다.

황교안 전 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탄핵정국의 종속변수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가 2월 7일 TV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유 변호사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해 직설적이고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도 모른다. 거기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는 유 변호사의 말이 특히 파장을 일으켰다.

박 전 대통령 옥중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발목을 잡는다면 황 전 대행의 정치적 불안정은 더 커질 것이다. 미루어 볼 때 박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앞으로 박 전 대통령과 황 교안 전 대행과 알려지지 않은 관계를 증언할 사람들도 많다. 박근혜 정권에서 황 전 대행의 활동과 탄핵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세세한 증언들을 지금 문재인 정권이 틀어쥐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다. 결국 황교안 전 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늘과 탄핵의 어두운 족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는 군 면제자다. ‘담마진’이란 희귀한 병으로 군에 가지 않았다.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 병역 문제가 불거지면 황교안 전 대행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완벽한 사유가 있을지 몰라도 군 면제는 논리를 뛰어넘는 국민 정서의 문제다. 병역면제는 의외의 정치적 파괴력과 여론몰이에 휘발성이 있다. 황 대행은 병역을 면제받고 채 1년 안 돼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유추해 보면 적어도(?) 사법고시 붙을 정도의 고통은 그동안 면했다는 것이다. 병무청 우수병역 사례집(청춘예찬)을 보면 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이 자가 치료하고 자원입대한 사례도 많다. 그는 사법시험을 통과했으니 연수원만 마치면 법무장교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아니 80년대에는 6개월 복무하는 ‘석사장교’제도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생각에선지 황 대행은 병역을 외면했다. 검찰, 관계(官界)에서 출세하고자 했다면 그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이회창씨는 두 아들 병역문제로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 고배를 마셨다.

황 전 대행은 공안검사 출신이다. 80-90년대 관통해서 공안검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그 시대를 살아본 사람들은 잘 안다. 국가 안보를 책임졌던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고문과 강압수사, 증거조작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치 선진국 치고 공안 전문가가 최고 정치 지도자가 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여러 가지 면을 볼 때 황교안 전 대행은 정치적 현찰이라기보다 부도 위험성도 있는 어음에 가깝다. 문제는 그의 정치적 부도는 보수야당에게 회복 불가능의 깊은 상처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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