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임대형 '제로에너지 마을' 입주..성공? 실패?
국내 최초 임대형 '제로에너지 마을' 입주..성공? 실패?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2.18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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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비 걱정 없는 임대형 단독주택 18일 고운동에 입주 개시
임대비용 및 계약 조건 지속 불확실, 주거 안정성 해칠 우려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공급된 임대형 단독주택단지 '제로에너지 마을' 조감도

국내 최초로 공급되는 임대형 단독주택단지 '제로에너지 마을'이 세종시에 입주를 시작했다.

냉·난방비 등 에너지비용 걱정 없는 친환경 주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주거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비용이 만만찮은 데다, 계약 지속성 여부도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냉난방비, 미세먼지 걱정 없는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준공식을 18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고운동 로렌하우스(B12블록 1만 8216㎡ 부지)에서 개최했다.

로렌하우스는 다양한 유형(저층·고층·단지형)의 제로에너지건축 성공사례를 공공·민간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국토부가 추진 중인 저층형 시범사업이다. 지난 2016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참여자 공모를 통해 리츠(REITs)를 설립하고 영업인가를 득한 자산관리 회사(AMC)가 건설한 국내 최초의 친환경 임대형 제로에너지 주택단지다.

세종에는 특별공급(20세대)과 일반공급(40세대) 등 전용면적 85㎡ 60세대가 공급됐고, 이 밖에 김포한강신도시(120세대), 오산세교지구(118세대) 등 3개 단지에 모두 298가구가 조성됐다.

국토교통부는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준공식을 18일 세종시 고운동 로렌하우스에서 개최했다. 사진=세종시 제공

이 단지는 단독주택과 제로에너지건축의 장점을 결합시켰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냉난방비 등 에너지비용 감소를 통한 주거비 경감,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으로 거주자의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될 것이란 게 국토부 설명이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 요소기술 적용을 통해 동일규모 아파트 대비 에너지절감률이 약 60% 수준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하고 건강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단열성능을 극대화하는 ‘패시브 요소’로 외벽단열, 열교 차단, 고성능 3중 창호, 고기밀 시공 등이 적용됐으며, 바닥·지붕 등 주택 외벽 전체를 끊김 없이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 차단 공법’도 적용해 결로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아울러 고효율 설비시스템 등의 ‘엑티브 요소’로 열회수 환기장치, 태양광 패널 등을 적용했으며, 환기를 통해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미세먼지를 필터로 걸러주는 ‘열회수 환기장치’로 쾌적한 실내공기를 24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또한, 전문 임대관리사업자를 통해 시설관리, 보안·방범 서비스 등 아파트형 임대관리시스템을 통해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게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입주한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은 주택도시기금에서 단독주택 임대리츠에 출자한 최초 사례이자 제로에너지 기술이 임대형 단독주택에 적용되어 대규모로 보급되는 첫 사례"라며 "고층형 아파트 등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에 제로에너지건축이 보급·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로에너지마을 조감도

국토부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만만찮은 임대비용과 의무 임대기간을 마친 후 정확한 계약 조건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대비용은 타입에 따라 임대 보증금 2억 5천만원에 월 임대료 45만원∼51만원 선. 임대차계약은 2년마다 갱신되는데, 임대료는 연 5퍼센트 범위 내에서 물가지수 등을 고려해 증액될 수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고성능 단독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주변 임대료 시세의 67% 수준으로 공급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지만,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에 비해 부담되는 금액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면적의 일반 아파트가 평균 보증금 2000만원에 55~60만원선에 임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로에너지마을은 월 100여만원 가량 비싼 조건"이라며 "단독주택이라는 메리트를 제외하면 수요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향후 계약 조건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우려감을 키운다. LH는 4년간 의무 임대기간을 마치면 제로에너지마을을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일괄 매각할 계획인데, 이후 임차인은 새로운 임대사업자와 임대차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계약 조건이 임차인에게 불리해질 수 도 있다는 이야기다. 임차인들의 반응 등 향후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 약 480호를 세종과 동탄2신도시, 부산 등에 추가 공급할 방침이다.

제로에너지마을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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