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노무현의 꿈, 15년 만에 부활한다
못다 이룬 노무현의 꿈, 15년 만에 부활한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1.28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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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세종시에서 국가균형발전 선언 15주년 기념 행사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원년 계기 만들 것"
2018년 열린 국가균형발전 선언 기념 행사 모습

“수도권 비대가 가져오는 낭비 요소가 엄청납니다. 지역이 고루 발전하지 않으면 많은 갈등 요인이 발생하고 나중에 엄청난 갈등 관리비용을 발생시킵니다. 30년 동안 비정상적인 격차가 발생했는데도 정책이 근본적으로 해결을 못했습니다. 30년 동안 못한 거니까 어떻게 하겠느냐고 포기해 버리면 영원히 미래가 없습니다.”(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세종시를 신행정수도로 건설하려 한 것은 '지방화와 국가 균형발전시대'를 기치로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추진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반대 여론을 위시로 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은 수도권 중심주의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의 수정안 파동 등의 논란은 신행정수도를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반쪽짜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참여정부의 국정 철학인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은 숱한 어려움을 겪고 지연되기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그 뜻이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미이전부처의 핵심 '행정안전부'는 서울을 뒤로 한 채 반세기 만에 세종에 짐을 풀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8월이면 세종시대를 화려하게 열 예정이다.

머나 먼 일로만 여겨졌던 국회 분원 역시 '국회세종의사당'이란 이름으로 속도를 내며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국회사무처는 서울지방조달청에 입찰 공고를 내고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업체 선정에 들어갔으며, 올해 예산안에는 국회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도 반영되어 계속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명분까지 얻었다.

최근에는 대통령 세종집무실(제2집무실) 설치 여론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충청권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 시의회 의장들까지 세종집무실 설치 공동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지난해 말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청와대 제2집무실 정도는 새 청사(정부세종신청사)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세종집무실 설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행정수도 개헌 무산이 아쉽지만, 이 역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언제든 재추진 할 수 있는 불씨를 갖고 있다.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 '행정수도'가 서서히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

1월 29일은 참여정부가 2004년 대전에서 '지방화와 국가균형발전시대'를 선포한 지 꼭 15주년을 맞는 날이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수도권과 지방이 협력해 윈윈하는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세종시와 노무현재단은 이후 당시를 기념해 '국가균형발전 선언' 기념행사를 세종에서 매년 열고 있다.

올해 행사는 '행정수도'의 꿈이 무르익고 있는 시기에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전망이다. 세종시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올해를 '행정수도 완성의 원년'으로 삼는데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18년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비전 및 전략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모습

기념식은 29일 오후 2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SOC)에서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주제로 펼쳐진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세종시, 노무현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대전세종연구원이 주관하며, 사회는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가 맡는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송재호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비롯해 이춘희 세종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총 출동하며, 대전시장, 충남지사, 경남지사, 혁신도시(지구)협의부회장, 윤일규 국회의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세종시교육감, 자치발전비서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국토연구원장, 한국지방세연구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해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나눌 예정이다.

정부가 이날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균형발전 비전전략 선포식을 여는 등 국가균형발전에 대해 비중을 두기도 했다.

'포용적 혁신을 위한 재정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조화'를 주제로 한 정책심포지엄도 열린다. 부경대 이재원 교수가 '재정분권과 포용적 정부간 재정관계 개편과제'를, 국토연구원 김진범 박사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재정혁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진다.

노정렬씨의 사회로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행복 미니콘서트'도 마련된다. 팝재즈 그룹 윈터플레이(이주한)와 그룹 '부활'의 9대 보컬인 정동하가 출연해 행사장의 분위기를 달굴 예정이다.

세종시는 지난해 3월 세종호수공원에 조성한 균형발전상징공원에 이번 기념식에 참석한 인사들의 메시지를 남기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선언 15주년을 맞는 올해는 행사의 분위기가 남다를 것"이라며 "행사가 의미 있게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행정수도 완성에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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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2019-01-28 17:22:21
노무현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