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고교 2차 배정 후순위, "구제대책없다"...'후폭풍 예고'
세종시 고교 2차 배정 후순위, "구제대책없다"...'후폭풍 예고'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9.01.23 15:18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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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린 학생 구제대책, 교육감 권한범위 벗어난다는 판단
변호사 법률검토 결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추첨배정 원칙 위배 결론
책임물어 정책국장, 중등교육과장 직위해제, 담당자 조사후 엄정문책 예정

세종시교육청의 '고교배정 오류 구제대책'이 법령 위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후순위 학교로 배정 결과가 바뀐 학생 195명(희망자 184명)에 대한 구제대책은 무효가 됐다. 오류가 발생한 1차 배정에 이어 실시된 2차 배정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구제대책 번복에 따라 선배정에서 다시 밀리게 된 학생 및 학부모들의 반발과 함께 또 다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최교진 교육감은 2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문제’에 대한 법률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18일 대전지방변호사회에 의뢰해 3명의 변호사를 추천받은 후 ▲최초 1차 배정의 유효 여부 ▲평준화 후기고 배정 오류에 따른 후속조치 적법성 여부 ▲후속조치가 신뢰보호원칙의 적용을 받아 구제해야 하는지 여부 등을 의뢰했다.

법률 검토 결과를 보면, 최초 1차 배정은 객관적인 하자가 명백해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있어 직권 취소된 처분으로 효력이 소멸되어 2차 배정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자연히 1차 배정 오류에 따른 후속조치(구제대책)는 교육감의 권한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84조 추첨배정 원칙에 위배되어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오후 9시 발표한 '2차 배정' 결과대로 학생들을 배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예비소집일은 1월 28일로, 학교등록일은 1월 29일~31일 진행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고교 배정 사태에 따른 학사일정 차질은 일단 매듭지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후순위 학교로 배정 결과가 바뀐 학생 195명(희망자 184명)에 대한 구제대책이 무효가 되면서, 이들의 반발과 함께 또 다른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최초 11일 1차 배정에서 특목고 등 합격자 109명이 일반계고에 이중으로 배정되는 시스템오류가 발생하면서 빚어졌다. 특히 8일 시드키 추첨을 완료하고 배정을 실시한 후 11일 발표하기까지 3일간의 여유시간이 있었지만, 배정안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행정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업무담당자 등이 제대로 검증만 했다면 이중배정을 사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단 이야기다.

결정적으로 오류 발생 이후 시스템을 공정하게 가동해 결과를 발표(2차 배정)했는데도, 이를 스스로 뒤집으면서 학교를 바꿔준 게 논란을 더욱 키웠다. 배정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수정배정 결과를 고수했으면 그만이었지만 원칙을 깨면서 행정의 신뢰도마저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무 국ㆍ과장인 교육정책국장과 중등교육과장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업무담당자 등에 대해서는 조사ㆍ감사 등의 결과에 따라 엄중 문책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제대책을 교육감 자신이 대책회의를 소집해 결정·발표했다는 점에서 ‘꼬리자르기식 문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또 프로그램 개발업체에 대해서도 오류에 대한 조사ㆍ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향후 고입 배정 업무 추진 과정에서 철저한 오류 검증이 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검증하고 업무 추진 절차와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원미달학교에 대해서는 입학전 전학과 추가배정을 통해 학생을 우선 배정하고 경력교사 지망 내 우선 배치, 교육과정 특성화 지원, 교과중점학교 지정, 학생 대상 진로진학컨설팅 제공 등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책연구 등을 통해 '평준화 정책 개선 방안'도 8월 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감은 "이번 고입 배정 문제로 혼란을 일으켜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2차 배정에서 후순위 지망 학교로 변경된 195명의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크나 큰 실망감과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11일 오후3시에 발표한 배정 결과를 30분만에 긴급 취소하고, 시스템 오류를 수정해 2775명 가운데 109명을 제외한 2666명에 대해 오후 9시경 재배정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배정 순위가 뒤로 밀린 일부 학부모들이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었고, 시교육청은 불이익을 받은 학생들을 최초 배정학교에 진학하도록 추가입학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정원에 미달하게 된 과소학교 예비학부모들은, 학생 수가 줄어들 경우 내신 등에서 불리해 대학진학과정 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 반발해 왔다. 시교육청은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지난 17일 고교 배정의 적정성에 대한 법률 자문 및 검토를 의뢰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발표하기로 한 고입 배정 결과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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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현 2019-01-26 18:20:41
얼빠진 것 들 !

전교조 2019-01-24 10:39:21
무능ㆍ미숙ㆍ숭맥ㆍ천치.

입닫아 2019-01-23 18:37:26
결재라인 사람들과 담당자, 업체만 문책하면 끝인가요?
교육감 자신은?
대책없습니다.

학부모 2019-01-23 16:05:48
진짜 지랄맞은 세종시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