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청와대’ 설치 안 될 이유 없다
‘세종 청와대’ 설치 안 될 이유 없다
  • 김선미
  • 승인 2019.01.0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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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칼럼] 새해에 거는 기대...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세종 청와대’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한 발 성큼 다가선 불가역적인 행정수도, 세종시의 입지

여야의 줄다리기 속에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긴 끝에 통과된 지역과 관련한 새해 예산안 중 눈을 번쩍 뜨게 한 항목이 있었다. 국립세종수목원 예산이었다.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이 막판 국회심의 과정에서 대폭 증액된 것이다. 이미 예산 삭감으로 개장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터라 올해 예산 확보도 장담할 수 없었는데 삭감된 정부안이 국회에서 살아난 것이다.

내가 만일 세종시로 이사를 한다면 수목원이 가장 큰 이유이지 싶다. 아직은 허허벌판인 수목원 자리를 바라보면서 저곳에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게 되면 아마도 행정수도도 완성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수목원 예산 증액은 국회세종의사당(국회분원) 설계비가 정부예산안에 극적으로 반영됐다는 소식보다 더 반가웠다. 새해 예산을 보면 ‘세종=행정수도’에 서광이 비치는 듯하다.

국립세종수목원이 완성되면 행정수도도 완성 될 거야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광화문 이전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 된 이후에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장기적 사업’이라는 레토릭을 사용했지만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무산된 것이다.

야당의 벌떼 같은 비난이 아니어도 대통령의 공약 파기에 대해 보통은 “그럴 줄 알았어” 혹은 “그러면 그렇지”라며 씁쓸해하기 십상인데 솔직히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아무리 내 욕심이 앞선다 해도 ‘광화문 청와대 무산’이 잘 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세종 청와대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이런 기대는 나만 갖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행정수도, 세종시의 완성을 갈망하는 많은 이들이 내심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광화문 청와대 시대 무산, 세종 청와대 기대감 높이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가 세종 청와대를 전제해서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옮기는 것을 장기적 과제, 사실상 무산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세종시 입장에서는 더 없는 기회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에는 그동안 미뤄져 왔던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전을 완료한다. 정부 부처의 3분의 2가 이전을 하고 국책기관들이 세종에 둥지를 틀었다.

여전히 세종시 탄생과 완성을 마뜩치 않게 여기는 서울 중심 사고에 갇힌 기득권층의 집요한 반대와 여론몰이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완성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세종=행정수도’는 불가역적인 일로 세종특별자치시는 사실상 행정수도인 것이다.

국회세종의사당도 건설되는 마당에 ‘세종 청와대’ 설치가 안 될 이유가 없다. 청와대 제2집무실은 세종시에 이미 부지까지 확보되어 있다.

헌법 명문화도 필요하지만 실행 가능한 일부터 시작하자

정치와 행정의 이원화로 비효율성이 하늘을 찌른다는 걱정을 한다면 광화문 청와대 이전이 무산된 것에 대한 거친 비난에 앞서 세종 청와대를 현실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정치권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모르긴 몰라도 설령 대체부지가 있었다 해도 막대한 비용과 불편을 초래하며 청와대 이전을 강행했다면 공약 파기라는 비난보다 더한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물론 애초 보다 면밀한 조사와 계획으로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놓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불가역적으로 행정수도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세종시의 완성을 위해 보다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실행하는 일이 보다 시급하고 보다 더 현실적이다.

소년의 소원,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다면 화산폭발도 괜찮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아무도 모른다》에서부터 최근 개봉됐던 《어느 가족》에 이르기까지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로 국제무대에도 잘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다.

부모의 이혼으로 형인 나는 엄마랑 가고시마 외갓집에서 살고, 동생 류는 아빠랑 저기 멀리 후쿠오카에서 따로 산다. 형제는 언젠가 가족 4명이 다시 모여 살길 바란다. 그래서 간절히 소원을 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자못 기상천외하다.

화산이 폭발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면 아빠와 동생이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우리 가족이 꼭 같이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기차가 서로 스쳐 지나갈 때 ‘기적’이 일어나 화산이 폭발하기를 소원하는 소년의 시선으로 그린 영화는 따뜻하고 유쾌하다.

세종시에도 이런 기적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요행수가 아닌 많은 이들의 염원과 노력으로 말이다. 수목원이 완성되면 행정수도도 완성될 거야. 나만의 최면을 걸어본다. 세종시가 간난신고 끝에 ‘기적’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진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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