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저로서는 만족스러웠어요"
"올 한해, 저로서는 만족스러웠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12.30 21: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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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춘희 세종시장, "주변 도시와 상생협력 통해 균형발전 상징 세종시 조성할 것"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용역비 예산 반영이 최고의 성과, KTX 세종역도 건설이 가능"
이춘희 세종시장은 올해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 용역비 예산반영 등 세종시정은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KTX 세종역은 되겠죠.”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되리라고 봅니다.”

이춘희 세종시장과 인터뷰는 정말 오랜 만에 이뤄졌다. 3년 만인 걸로 기억이 된다. 사실 매주 정기 브리핑을 통해 중요한 시정에 대한 입장을 들어왔던 터라 별도로 만날 이유가 없었던 게 이유였다.

올해는 조금 달랐다. 지자체장 선거가 있었고 국회 세종시 의사당 설계용역비 10억원 예산 반영, 그리고 주변 지자체와 뜨거운 이슈가 되는 KTX 세종역 등...시장의 입장을 꼼꼼히 확인해볼 만한 사안들이 많았다.

“올해는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선거를 통해 공약했던 것들도 상당수 이뤄지고 행정수도,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집무실 설치 등 이런 것들이 세종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27일 오후 3시 30분 인터뷰 약속은 잇단 민원인 접견으로 늦어졌다. 시장실에서 만난 건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체육회 이사회 개회를 목전에 둔 시각이었다.

이 시장은 “먼저 부회장께서 회의를 진행하고 계시라고 전해달라”고 지시 한 후 정장차림으로 작은 원탁에 둘러앉았다. 김재근 대변인, 송재무 비서, 세종의 소리 곽우석 취재 팀장이 시장을 중심으로 함께 앉았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반대하는 의원분들도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개헌 후 하자는 의견도 있고 국회가 통째로 내려가야 하지 않겠냐는 분들도 있어요. 방법론상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지 설치에는 이견이 없다고 봐야죠.”

중앙 정부나 국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끝에 정부의 성격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과거 박근혜,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건설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들어서는 균형발전의 심장으로 보는 게 세종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세종시민들의 노력과 이시장의 현 정부 핵심인사들과의 인맥도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됐다.

앞 서 말한 KTX 세종역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갈 것인가 아니면 거쳐서 할 것인가 하는 게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말은 건설에는 이견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사안들이 세종시가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적인 도시라는 대 전재 속에 가능한 각론(各論)과 같은 것이다. 세종시가 신도시 중의 하나, 즉 평범한 또 하나의 도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했다.

“기본적으로 세종시 건설은 국가 사업이죠. 법에도 그렇게 되어 있지 않나요. 국가 책무라는 걸 잊지 않도록 어필을 할 필요가 있어요. 당연히 세종시가 지방 사업으로 평가절하되면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 수 없어요. 그건 앞으로도 강조할 필요가 있어요.”

행복청 역할 축소와 상대적으로 세종시 역할 확대가 우려스럽기도 하다. 아직 행복도시는 반 정도 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자칫 국가사업이 세종시의 몫으로 떨어져 버리면 곤란하다는 말에 이 시장은 “당연히 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여러번 얘기한 것이죠. 이 문제에 대해서는...행복청이 일을 많이 하도록 세종시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야죠. 중앙 정부에서 예산을 따내는 데 필요하다면 32만 세종시민의 힘을 빌려서라도 역할을 해주어야 하죠. 그래야 좋은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재임 5년째를 맞은 이 시장은 정확한 통계나 정책의 전후 사정을 훤히 알고 있었다. 시정 어느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해도 방향이 뚜렷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막힘이 없었다고나 할 까. 3년 전 인터뷰와는 다른 게 이런 부분이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으로 단연코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 예산 반영을 들었다. 정부의 공식 문서에 ‘국회 세종의사당’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에 의미를 두었고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점이 그랬다.

'세종의 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춘희 시장
'세종의 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춘희 시장

“김대표도 알잖아요. 과거 국회 세종의사당을 포함한 행정수도 문제를 두고 찬반을 물으면 반대가 많았잖아요. 지금은 행정수도도 국회의원분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실체는 상당히 인정을 해요. 세종시 실체를 부인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다만 법제도를 어떻게 뒷받침해야 할 것인가에 고민을 하고 있어요.”

또, 이런 걸 걱정을 한다며 세종시 효과가 국토균형개발에 기대만큼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전에 반대 이유가 됐던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락 등 사소한 이유는 적어지고 실체 인정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게 현 상황이었다.

올해 역점사업으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수행하고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시민주권특별자치시가 생활 속에 파고들도록 하는 걸 꼽았다.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중인 시민주권을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강화하고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행안부·과기정통부 이전을 통해 행정수도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 아파트 가격 상승, 상가 공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종시가 살기 좋은 도시여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세종시 아파트 가격 문제는 수도권과 달리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서 폭등하면 택지 개발을 통해 얼마든지 잡을 수 있어요.

상가 공실문제는 현재 LH에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죠.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공급 과잉 쪽으로 나오면 향후 상가비율을 줄인다든가 하는 문제를 행복청과 LH와 협의를 해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 정례 브리핑이 약 5년째 같은 패턴으로 하다 보니 식상해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새해에는 변화를 줄 것인가.

“‘시문시답’(市問市答), 즉 시민들이 묻고 시장이 답하는 걸로 변화를 주고 싶어요. 물론 언론인들이 양해를 해주어야 할 사항이지만 ... 시정 브리핑을 인터넷 상에서 시민들이 보고 있고 SNS를 통해 시민들이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브리핑 때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 올해 시정에 스스로 점수를 주면...

“올해 저는 굉장히 만족스럽죠. 연초에 계획했던 일과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직원들도 열심히 해서 상들도 많이 타왔어요. 금년도는 지난 4년과 비교할 때 성과로서는 만족스럽죠.”

- 행정 수준은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요.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서 양적·질적으로 많이 나아졌죠. 공무원 숫자가 늘어나면서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는 과거 보다 나아졌어요. 질적인 측면에서도 기초 행정에서 광역 수준까지 점차 격상되어 가는 과정에 있어요.”

이 시장은 이와 관련, 전날 있었던 기자단과 오찬에서 중앙부처와 직원 교류는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차 격상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는 그의 언급은 아직은 좀 더 행정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세종시 공직자들의 승진 기회 축소라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중앙부처와 교류를 통해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 주변도시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서로 상생협력을 해야죠. 서로 협조는 해야하지만 세종시가 워낙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니까 상대적인 박탈감이 있을 수 있죠. 그런 건 세종시민들이 이해를 해야 합니다. 주변 도시와는 당연히 상생협력해야 하고 그 쪽에서 얘기하기 전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죠. 그런 노력들을 그동안 꾸준히 해왔으며 올해는 공주시와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어요.”

- 세종시가 너무 잘나가니까 협조를 하면 빼앗긴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닐까요.

“별로 그럴 건 없다고 봐요. 세종시가 커봤자 대전의 3분의 1이고 청주의 반밖에 되지 않아요. 세종시가 계획대로 잘 되어야 충청권 전체로 볼 때 파이가 커져요. 이런 일이 아예 없었으면 ‘영충호시대’라는 말이 생겨났겠어요.”

- 큰 틀에서 그렇다 치더라도 세종시민들이 교통 문제 등에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어요.

“부분적으로 막히는 건 옆에 도로를 내는 등으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있어요. 사실 도시 설계당시 교통량과 실제는 다르게 나타날 때가 많아요. 아무튼 문제가 생기면 거기에 맞춰 설계 변경을 하든 해결해나가야 하죠.”

지난 19일 행정수도완성 시민대책위 송년의 밤에 참석, 위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세종시장과의 인터뷰는 약 40여분 걸렸다. 그는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해나가려는 행정당국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라는 걸 강조했다. 예컨대 정안 IC로 나가는 진입로 확장, 사오리 지하차도 방음벽 설치, 그리고 대전으로 나가는 BRT도로 진입부 확장 공사 등이 이 시장이 든 예였다.

또, 안종수 보도지원 사무관의 승진도 화제의 대상이 됐다. 이시장의 생각은 한결같았다. 힘이 든 일을 하는 만큼 당연히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역 상품을 사용하지 않는 세종시 행정도 대상이 됐다. 역시 시정 지시를 반드시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인터뷰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이춘희 시장의 생각을 보다 정확히 독자들에게 전달한다는 것도 그랬고 내년 행정의 방향을 사전에 알아본다는 측면에서도 역시 그러했다. 세종시 행정이 기해(己亥)년에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전국에서 최고 살기가 좋은 도시가 되길 바라면서 시장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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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dusdls 2019-01-05 10:49:06
명품 도시로의 도약을 기대합니다. 부족하면 채워나가고 시행착오 있으면 고쳐 나가고 필요하면 만들고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 세종특별자치시의 성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