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근무 2년, 너무 많은 걸 배웠어요"
"세종시 근무 2년, 너무 많은 걸 배웠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12.2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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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텨뷰] 2년 세종시 근무 마치고 복귀하는 이귀현 경제산업국장
"종합행정하면서 폭넓게 문제를 보고 해결하는 능력 길러"
내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로 복귀하는 이귀현 세종시 경제산업국장은 "세종시 근무 2년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오히려 많이 배웠습니다. 중앙부처에서는 자기 분야만 아는 데 여기는 종합행정이어서 폭넓게 문제를 보면서 해결하는 능력을 길렀습니다.”

새해 1월 중순 쯤 산업통상자원부로 돌아가는 이귀현 세종시 경제산업국장(46)은 2년 간 광역지방자치단체 근무를 ‘배움의 기회’라는 말로 평가하면서 “집행하는 행정까지 하다 보니 책상에서는 알 수 없었던 현장상황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당초 28일자로 복귀가 예정돼 이 국장을 26일 만나기로 했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쪽의 내부 정리 문제로 인사가 늦어졌지만 돌아가는 건 확실한 만큼 그냥 인터뷰를 하자고 요청, 예정대로 이뤄졌다.

이 국장은 세종시에서 경제 분야의 한 축인 산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어쩌면 이 스케치 위에 색깔을 입히고 조화를 만들어 세종시 산업을 완성한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만큼 일을 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도시 개발 쪽에 전문성이 있다면 산업 쪽에서는 이 국장이 한 축을 맡아 이 사장을 보좌해서 도시 발전의 균형을 유지했다. 젊은 만큼 의욕이 넘쳤고 그런 만큼 일의 맥을 알고 진행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대체적인 평이었다.

27일 오전 9시 30분. 세종 우체국 2층에 곁방살이를 하는 그의 사무실에는 일자리 현황판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부터 새 정부 들어 대통령께서도 현황판을 만들었고 시장님과 제방에도 역시 그걸 만들었습니다. 그 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 중앙부처의 선진 행정을 지방에 접목시킨다는 생각으로 세종시로 들어왔다. 약간은 지방행정을 하대(下待)했다는 얘기였다. 앞 서 “세종시에서 많이 배웠다”는 말로 그 때 그 생각이 치기(稚氣)였음을 바로 시인(?)했다.

스스로 성장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현장에서의 2년이 공직자로서 생활하는데 자양분이 된다는 걸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종시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는 것도 인정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을 만들어나가고 자기가 하는 일이 자기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생겼습니다. 아직은 먼 훗날 얘기지만 은퇴 후 이곳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2년 근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재미있고 즐거웠다는 말로 세종시 근무를 정리했다. 그는 중앙부처에 돌아가서 “해봤냐?”는 말 한마디면 차별화를 시킬 수 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요컨대 탁상 행정에서 오는 오류를 현장 경험, 그것도 광역과 기초를 동시에 하는 행정, 을 토대로 얘기하면 보다 완벽한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2년 간 세종시 근무가 중요한 현장 경험과 함께 세종시에 대한 애착이 만들어냈다. 그러면 어떤 도시로 성장하는 게 바람직할까.

“규모는 작지만 코어(Core) 역할을 하는 도시, 대전 옆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행정수도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적 성장을 하는 도시보다는 질적으로 우위에 있는 세종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예를 들면 세종시에서 다음 주말에 데이트를 하자면 좋아하고 부모님이 편찮을 때 세종시에서 치료를 하면 덜 미안한 그런 도시가 이국장이 그리는 세종시였다.

이런 세종시를 위해 그는 뭘 했을 까.

이춘희 시장은 “기획을 잘 하고 일머리를 아는 공무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필요할 때 자료를 꺼내 설명을 하고 없는 건 직원에게 부탁을 해서 가져오게 한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업무 방식을 읽게 하는 행동이었다.

재임기간동안 ▲국가산업단지 후보 지정 ▲스마트 산업 육성기반 확충 ▲미래 차 연구센터 유치 ▲국가 혁신 클러스터 사업 조성 ▲테크노 파크 설립 승인 ▲지식재산센터 확정 ▲세종상공회의소 설립 ▲소상공인지원센터 확정 등이 시장을 보좌하면서 성사시킨 업무다.

자율주행 스마트 도시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이귀현 국장

결과는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대한 상의가 전국 2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전국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에서 기업이 평가하는 주관적 만족도인 ‘기업체감도’가 지난 해 ‘C등급-184위’에서 올해는 ‘S등급-2위’로 도약했다. 등급과 순위에서 아마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 같다.

“소상공인이 우리 지역에서 창업을 하고 경영을 하는데 여전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체계적으로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그렇게 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꼭 제 후임에게 얘기하고 창업과 경영 과정일 시스템화해서 지원하도록 당부하겠습니다.”

10년 전만해도 농업지역이었던 세종시가 그 후 10년 간 공업도시로 성장하고 향후 또 다른 10년은 지식산업도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국장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 지역에서 성장해서 전국, 또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시가 급성장하는 도시여서 중앙부처와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인사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만 누가 오든 민원인을 겁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주민들과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조언했다.

잔잔한 어조로 체계적인 논리로 상대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그는 “세종시 공무원이 다 됐다”고 농담을 하면서 “산자부에서 세종시의 목마가 되어 달라”는 당부에 “그래야죠”라며 웃어넘겼다.

약 40여분에 걸친 인터뷰는 시장의 역점 정책인 시민주권특별자치시에 대한 소회와 포스코 켐텍 유치 뒷얘기, 그리고 사적인 문제까지 화제로 이어졌다. 1994년 행정고시 38회로 정보통신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지식경제부, 산업 통상자원부, 그리고 세종시까지 28년간 지난 여정을 함께 살피면서 부담없는 대화를 나눴다.

“돌아가서 세종시를 많이 지원해달라”고 재차 당부하자 “당연히 그래야지요”라며 배웅해주었다. 참으로 공무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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