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원 담당 사무관=승진', 등식 만들어지나
'보도지원 담당 사무관=승진', 등식 만들어지나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12.21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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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아 서기관 승진으로 종래 기피 부서가 선호 직책으로 변화
이춘희 시장 의지, 일부 기자들의 건의가 합쳐져 승진자리 변신
세종시 대변인실 보도지원 담당 사무관이 잇달아 서기관으로 승진하면서 종래 기피자리에서 선호부서로 탈바꿈했다.
세종시 대변인실 보도지원 담당 사무관이 잇달아 서기관으로 승진하면서 종래 기피자리에서 선호부서로 탈바꿈했다.

기피 직책이 선호 부서로 변했다.

세종시 대변인실 보도지원계 얘기다.

서울시청 출입기자 다음으로 많은 기자들과 업무적인 접촉을 해야 하는 보도지원 부서가 이제는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일단 승진 인사에 가점이 주어지고 인사권자인 세종시장에게 노출되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고생한 만큼 대가는 주겠다는 얘기다.

지난 번 김택복 사무관에 이어 이번에 보도지원을 담당했던 안종수 사무관이 서기관 승진 대상자로 확정되면서 이 시스템은 정착되고 있다. 더구나 서열 7위였던 안 사무관의 승진은 ‘파격’이었다는 점에서 “승진을 하려면 3D 부서로 가야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후임에 벌써부터 자천타천으로 5명 정도 거론되고 있다. 세종시 출범 당시 서로 오지 않으려고 하던 것과는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끼게 한다. 승진을 겨냥한 지원자도 있고 존재감이 없는 부서의 공직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의 이면에는 이춘희 세종시장 의지와 일부 기자들의 건의가 작용을 했다.

사실 지금처럼 출입기자 숫자가 많지 않을 때에는 공보관실 직원과 출입기자는 같은 식구였다. 직원은 소속 기관에서 기자들 입장을 대변하고 기자들, 또한 회사에서 출입처를 두둔하는 그런 위치였다. 요컨대 서로 챙겨주는 사이였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승진 때가 되면 기자단이 인사책임자를 찾아가서 공보관실 직원의 승진을 부탁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게 이뤄진 사례도 많아 역시 고생을 하지만 승진을 할 수 있는 곳이 됐다.

하지만 언론사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고 인터넷 신문들의 대거 등장으로 기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한 배를 탄 관계’는 와해됐다. 심지어 기자가 광고비 배정 등에 불만을 품고 공보관실을 기사로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됐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 공보관을 지낸 이춘희 시장에게 몇몇 기자들이 ‘고생한만큼 + ɑ’를 요청했고 대변인실의 생리를 익히 알고 있는 이 시장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사석에서 “대변인실 보도지원, 기획조정실 기획담당 두 자리는 승진할 사람을 가져다 놓고 다음에 승진을 시키겠다” 며 “기자들이 승진을 시켜주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사실이 아닌 걸 가지고 기사를 쓸 때 답답하다” 고 말해 기사가 팩트(Fact)를 가지고 쓸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보도지원 담당 후임을 대변인 혼자 결정할 수는 없다. 시장의 의중과도 맞아야 하고 출입기자들과도 소위 코드가 맞아야 한다.

다만 승진이 유력한 공직자라고 해도 대변인실에서 근무를 소홀히 하면 당연히 배제되겠지만 이번 인사로 원칙은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보도지원 담당=승진’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지속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적어도 다음번 인사까지 이 공식이 적용되면 목요브리핑, 복컴, 로컬푸드, 청춘 조치원 사업과 함께 ‘이춘희 표’ 행정이 또 하나 더해지게 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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