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여중 독도 항의 편지, 일본 측 답장 뜯어보니..
조치원여중 독도 항의 편지, 일본 측 답장 뜯어보니..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2.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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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측 '다케시마 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 좌장 명의 답신 18일 도착
학생들 역사의식 고취시키는 등 살아있는 역사 교육 계기 될 것이란 평가
일본 시마네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 명의로 조치원여중에 도착한 편지 겉봉투 모습

세종시 조치원여중(교장 홍성구) 학생들이 일본 시마네현의 한 중학교에 '독도 왜곡교육'에 대한 비판 엽서를 보낸 것에 대해 일본 측의 답신이 지난 18일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조치원여중에 따르면 일본 시마네현 측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 명의로 학생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편지를 보내 왔다. 일본어 2쪽과 이를 한국어로 번역한 2쪽 등 총 4쪽 분량이다.

시모조 좌장은 편지에서 "조치원여중 학생 여러분이 보내주신 41통의 엽서 감사하다"며 "한 통 한 통 빠짐없이 읽어 보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엽서 중에 '더 이상 일본 학생들에게 왜곡된 교과서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에게 잘못된 거짓 내용이 쓰여진 교과서라고 항의해야 한다'고 써주신 사람도 있었다”며 “조금은 놀랐다”고 했다.

이어 시모조 좌장은 학생들이 독도 영유권 근거로 제시한 고문헌들에 대해 "근거가 없다"거나 "사실이 아니다"며 일본 측 주장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문헌비판'을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생들은 앞서 편지에서 삼국사기 등 고문헌뿐 아니라 조선 시대 '세종실록지리지(1454)' 등 문헌, 1877년 일본 정부가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 태정관지령,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 총사령부가 취했던 일본의 독도 행정범위 제외 등을 근거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시모조 좌장은 "여러분이 (독도 영유권) 증거로 생각하고 있는 여러 문건 등에 대해 문헌비판을 해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타인의 의견에 맹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보고 확인해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문헌비판의 성과에 관한 보고를 기다리고 있겠다"며 "편지나 엽서를 또 보내주기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치원여중 학생들이 일본 시마네현의 한 중학교에 보낸 '독도 왜곡교육' 비판 엽서들

사실 일본 측이 답장을 보낸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독도는 명백한 한국 영토지만, 일본 측이 오히려 문헌비판을 하자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번 편지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할 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학교 측은 고문헌 등에 대한 전문전인 분석에 대한 부분은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조치원여중 담당교사는 "당장 중학교 학생들이 편지에 대해 전문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학자들의 분석적 비판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대응은 아이들 몫이 아닌 어른들 몫"이라며 "이러한 일들이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조치원여중 측은 이 편지를 세종시교육청에 보고했지만, 시교육청 역시 개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편지에 대해 교육청에서 개입할 경우 학생들이 순수하게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대응은 학생들 차원에서 하는 게 바람직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조치원여중 2학년 학생들은 앞서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맞아 지난 10월 말경 독도 역사교육을 비판하는 엽서를 일본 시마네현 쯔마(都万) 중학교에 단체로 보냈고, 이 사실이 일본 교도통신에까지 보도되며 화제를 모았다.

도덕 시간 '나라사랑, 바람직한 애국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배우면서 편지를 일본에 직접 보내 독도 영유권 주장의 부당함을 알리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쓰기에는 모두 243명이 참여했고, 이중 잘 작성된 편지를 추려 일본에 보냈다. 대부분이 한국어였고, 4통은 영어로, 나머지는 그림 등이 섞인 일러스트 위주였다.

시마네현은 편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일본 정부에 보고했으며, 시모조 마사오 좌장 명의로 이번 편지까지 보냈다.

일련의 이러한 과정들은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등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계기가 될 것이란 게 교육계 안팎의 평가다.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이 조치원여중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연구회'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이 조치원여중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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