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조치원여중 학생들 항의 편지에..일본 '발칵'
세종시 조치원여중 학생들 항의 편지에..일본 '발칵'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2.1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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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마네현 학교에 '독도 왜곡교육' 비판 엽서 단체로 보내 항의
시마네현 다케시마 문제연구회, 3쪽 분량의 반박 답신 보내
조치원여중 학생들이 일본 시마네현의 한 중학교에 독도 역사교육을 비판하는 엽서를 단체로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엽서 모습

"독도에 관한 진실에 대해 바로잡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독도라는 섬을 알고 계시죠? 당신의 정부는 '독도는 일본 땅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죠."

세종시 조치원여중(교장 홍성구) 학생들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을 발칵 뒤집어놓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한 중학교에 독도 역사교육을 비판하는 엽서를 단체로 보낸 사실이 지난 15일 일본 교도통신에 보도되면서다.

시마네현은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일방적으로 행정 구역에 편입하는 고시를 한 일본의 지방정부다. 통신 등에 따르면, 시마네현은 지난달 26~27일 조치원여중 학생들이 보낸 항의 편지 41통이 이 지역 모 중학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치원여중 2학년 학생들은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맞아 시마네현 쯔마(都万) 중학교에 지난 10월 말경 편지를 보냈다. 도덕 시간 '나라사랑, 바람직한 애국심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배우면서 편지를 직접 보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부당함을 알리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쓰기에는 모두 243명이 참여했고, 이중 잘 작성된 편지를 추려 일본에 보냈다. 대부분이 한국어였고, 4통은 영어로, 나머지는 그림 등이 섞인 일러스트 위주였다.

조치원여중 학생들이 일본 중학교에 보낸 엽서 모습

독도사랑 엽서편지 쓰기대회 대상을 차지한 김령현 학생은 편지에서 일본 학생들을 향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중 일부가 왜곡되었을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독도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배웠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조상들께선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인정한 적이 대다수"라며 "우리는 그것에 대한 역사적인 증거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양을 비롯한 학생들은 삼국사기 등 고문헌뿐 아니라 조선 시대 '세종실록지리지(1454)' 등 문헌, 1877년 일본 정부가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 태정관지령,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 총사령부가 취했던 일본의 독도 행정범위 제외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독도는 한국 땅이므로 일본이 잘못된 교육을 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기 바란다", "일본 교과서에는 거짓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일본 정부에 항의하고 싶다",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담았다.

김령현 학생은 '시민 불복종'을 언급하면서 시민의식을 깨우치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만약 정부가 올바르지 못한 점이 있다면 시민들이 그에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양은 "여러분이 진실을 아신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비판할 수 있다"며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것을 인지하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조치원여중은 독도 주간과 독도의날 행사 등을 통해 독도 관련 영상시청, 사진 전시회, 퀴즈풀기, 엽서쓰기, 플래시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편지 도착 사실이 일본에 알려지자 일본은 발칵 뒤집혔다.

시마네현은 편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일본 정부에 보고했으며, 자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연구회'의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 명의로 학생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3쪽 분량의 답신을 조치원여중에 보냈다. 이 편지는 아직 한국에는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치원여중은 독도 주간과 독도의날 행사 등을 통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독도 관련 영상시청, 사진 전시회, 퀴즈풀기, 엽서쓰기, 플래시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 도덕교과 지도교사는 "엽서를 쓰고 보내는 것은 학생들이 직접 생각해 낸 일"이라며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 자체가 기특하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을 계기로 한국이나 일본의 미래 젊은 세대들이 독도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성찰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를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마네현은 2005년 3월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을 조례로 만들고 그 이듬해부터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일본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좌장 명의로 조치원여중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예상했던 대로 황당한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모조 좌장은 답신에서 학생들이 제시한 내용에 대해 "근거가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본 측 주장을 나열한 후 "타인의 의견에 맹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증거에 대해 문헌비판을 해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문헌비판의 성과에 관한 보고를 기다리고 있겠다"며 "편지나 엽서를 또 보내주기 바란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학생들이 이 편지를 받은 뒤 어떠한 행동을 취할 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조치원여중 학생들이 일본 중학교에 보낸 엽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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