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체칠리아음악원, 세종시 입주 차질 빚나
산타체칠리아음악원, 세종시 입주 차질 빚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2.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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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시설 입주 위한 '리모델링 예산' 확보 실패, 입주 지연 우려
세종시 측에 긴급 예산지원 요청, 내년 9월 개교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도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이 임시로 입주할 '복합문화시설' 조감도, 사진=행복청 제공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에 들어설 첫 해외 대학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이 입주 지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년 9월 정부세종청사 인근 '복합문화시설'(복합편의시설 제2공사)에 둥지를 틀 예정이었지만, 입주를 위한 기본적인 리모델링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이 부랴부랴 후속조치에 나섰지만, 입주 지연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대학인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이 행복도시에 분교 설립 절차를 확정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행복청은 외국 대학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지난해 음악원과 양해각서(2017년 2월) 및 합의각서(2017년 9월)를 체결하고 입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악원의 행복도시 분교 설립안건이 해당 대학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2017년 6월)되는 등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현재 교육부의 설립 인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음악원은 행복도시 4-2생활권(집현리) 공동캠퍼스에 입주하기 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인근에 들어서는 '복합문화시설'(복합편의시설 제2공사)에 임시로 둥지를 틀 예정. 음악원 측은 이곳에 세종 분교를 설립한 후 음악교육․성악․피아노 등 3개 학과를 우선 진출시킬 계획이다. 소프라노 조수미를 키워낸 정상급 교수진을 파견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전경, 사진=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홈페이지 화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음악원 설립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행복청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음악원 설립 준비비(6억)만을 겨우 확보하고, 복합편의시설 입주에 필요한 리모델링 예산(28억여원) 확보에는 실패해 입주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음악원의 학과 특성상 건물 리모델링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행복청의 면밀한 행정처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설립 준비비 확보에만 신경쓴 나머지, 리모델링 예산을 빠뜨리는 행정 착오가 빚어졌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간 행복청은 대학설립 준비를 위한 지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만 수차례 밝혀왔다. 설립지원금은 행복도시 자족시설 지원고시를 근거로 지급되며, 교육부에 외국대학 설립신청을 접수할 때까지 필요한 서류준비와 한국 내 수요조사, 교원 확보 등 학교 개교 준비를 위해 사용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행복청은 세종시 측에 긴급 예산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행복청과 음악원 등 3자간 업무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 예산지원 근거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의회가 예산지원을 승인해줄 지도 관건이 되고 있다.

문제는 리모델링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현재 공사 일정상 음악원의 9월 개교가 사실상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합편의시설 준공 시점이 내년 6월이라는 점에서, 리모델링 공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9월 전까지 공사를 마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원재 행복청장이 2017년 12월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을 방문해 로베르토 줄리아니(Roberto Giuliani) 총장과 '산타체칠리아음악원 세종 분교 2019년 개교'를 합의하는 각서(MOA)를 체결한 모습, 사진=행복청

이에 따라 행복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준비단계에서 일부 협의가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음악원 분교에 정부가 반드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현재 여건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585년 개교한 산타체칠리아음악원(로마 소재)은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이탈리아 국립 음악원이다. 특히 2017∼2018년 세계대학평가(QS) 실용예술(Performing Arts) 분야에서 세계 28위로 평가된 명문대학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소프라노 조수미를 비롯해 세계적인 음악 거장인 작곡가 알도 클레멘티,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아니 등이 이 학교 출신이며, 현재 세계 각국의 재학생 1,557명(이탈리아 1344명, 세계 52개국 213명 유학생, 교수 164명) 이 재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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