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용 거즈로 스타기업 됐어요"
"소독용 거즈로 스타기업 됐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12.0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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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주) 에프에이 남윤제 대표, "틈새시장 공략과 시장 변화 따른 게 주효"
주식회사 에프 에이 남윤제 대표는 창업 10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진은 기업인의 날 세종시장으로부터 받은 표창패를 들고 있는 남 대표

“틈새시장을 파고들면서 시장 변화의 흐름을 상품으로 연결시켰다.”

창업 10년 만에 국내시장 60%를 점유한 강소기업이 있어 청년 기업가를 꿈꾸는 세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 기업은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 상품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창업 교과서가 되고 있다.

세종시 연동면 명학산단에 위치한 주식회사 에프 에이(FA).

‘모든 것에 제일’, 즉 ‘최우선’(First of All)을 목표로 하는 이 회사는 차별화된 소독용 거즈(Gauze)를 생산, 지난 해 매출 70억 원을 달성하면서 매년 평균 30% 성장을 가져왔다. 올해는 약 90억 원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FA는 지난 해 화장품 제조, 판매업에 진출한데이어 2018년에는 동물 의약품으로 생산 라인을 확대해 ‘소량 다품종’으로 경쟁력을 갖추면서 대기업 속에서 강소기업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전 한밭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남윤제 대표는 서울 소재 자그마한 약품회사에 취업을 한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이곳에서 제약회사의 생리를 알게 됐고 3년 후인 2003년 동업으로 소독제 생산 공장을 창업했다.

하지만 동업이 주는 갈등의 위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본금 5천만원으로 응암 산업단지 쪽방에서 1회용 소독용 거즈 공장을 만들었다. 시작은 미미했다. 하지만 노력에다 운(運)이라는 변수가 순풍으로 작용하면서 사업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당시에는 알콜에 담궜다가 꺼내 쓰는 약솜이 소독용으로 쓰였습니다. 이걸 상품화하자는 생각에 소독용 거즈를 1회용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침 국내 의료업계에서는 1회용 사용이 확산되는 시점이었고 당뇨병 환자들과 같은 분들에게 유용한 상품이 됐습니다.”

남대표는 종업원과 소통하는 '열린 경영'으로 회사를 단시일 내 경쟁력있는 조직으로 만들었다.

남 대표는 상품이 시장에 뿌리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회용 소독 거즈 사용이 일반화되는 시대변화에다 임시로 만들어 사용하던 알콜 솜을 상품으로 연결시켰다는 틈새시장 공략이 FA의 생존 환경을 넓게 해주었다는 얘기였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등 국내 굴지의 병원이 FA의 주요 고객이 됐다. 창업 3년 만에 최고를 자랑하는 종합병원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상품에 대한 신뢰와 우수성을 한꺼번에 가져다주었다.

2011년에는 전국 국공립 주요 대학병원과 의료원 납품 계약을 맺었고 한편으로는 연구소를 만들어 새 상품 개발과 품질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대한적십자사 납품에다 ISO 14001 인증 등 회사가 성장을 위한 토대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2016년 늘어나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명학산업단지에 2천4백평 규모의 공장을 신축, 이전했다. 사세 확장에 따른 즐거운 변화였다. 이듬해는 화장품, 올해에는 동물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아 생산 라인을 다양화했다.

반려 동물 문화가 확산되면서 개와 고양이 귀를 닦아주는 1회용 거즈, 그리고 화장 후 남아있는 화장품을 지워주는 거즈 등을 개발해 시장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50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2010년도부터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직·간접으로 수출을 해왔습니다. 올해에는 수출 물량만 약 50억 원을 달성할 전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간접 수출과 대만, 호주, 베트남 등지에는 직접 수출로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유아용 구강 티슈와 소독용 거즈 등이 주요 수출품이다.

남 대표는 “(거즈) 원단 제조 과정에 재료를 배합하는 노하우를 개발, 보푸라기가 적게 일어나는 거즈를 만들었다” 며 “작은 거즈에 볼록 나오는 엠보싱을 주어 상품을 차별화한 게 주효했다”고 수출 시장 공략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동종업계 최고의 시설과 자동화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소독용 거즈 시장을 석권하고 동물용 의약품과 화장용 제품 생산으로 시장을 다변화했다.

FA는 직원 74명이 모두 정규직이다. 연구원 5명까지 약 80명이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올해 8월 세종시에서 5곳만 뽑는 ‘스타기업’에 선정돼 각종 지원을 받는데다가 지난 3일 세종시 기업인의 날에는 시장표창을 받았다. 그동안 발전과 성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시장 표창은 ‘사회공헌부문’이었다.

“글쎄요. 제가 연간 5백만원 정도 대한 적십자사에 기부를 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조금씩 내기도 합니다. 더 많은 일을 하라는 얘기로 들립니다.”

망설임 끝에 대한적십자사에서 보내 온 회원 유공자 금장을 내보이면서 “삶을 연장시키는 메디컬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저희 회사 슬로건처럼 ‘희망을 더하자’는 목표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 복지는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자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함께 5대양 6대주에 FA 브랜드로 회사를 하나씩 만들고 싶다며 생산시설 안내를 위해 자리에 일어섰다.

지난 2016년 명학산업단지에 새롭게 이전한 FA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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