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서열화 없애자는 교육부..정작 자녀들은 명문고로
고교서열화 없애자는 교육부..정작 자녀들은 명문고로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2.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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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자녀 상당수 서울 자사고, 입시명문고, 전국단위모집 유명 고교 진학
세종시 이전한 지 5년 되어가지만 세종시 소재 고교 재학 34% 수준 불과
고교 서열화정책 완화를 추진하는 교육부 직원들의 자녀의 상당수가 명문고에 다니고 있어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전경

고교 서열화 완화 정책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가 정작 자신들의 자녀들은 상당수 서울 소재 명문고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교육부의 세종시 이전(2013년 12월)이 5년이 되어가지만, 직원 자녀의 세종시 고교 재학 비율은 34% 수준에 불과해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3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교육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부 직원 자녀 고등학교 재학 현황'에 따르면, 교육부 공무원 상당수는 자녀들을 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입시명문고, 전국단위모집 유명 고교에 진학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재학 자녀 총 64명 중 6명이 서울 중앙고, 현대고, 휘문고, 보인고, 한양대사대부고 등 서울 소재 자사고와 전북 상산고에 재학중이었다. 또 서울 소재 일반고에 재학 중인 경우도 대부분 유명 강남 소재 고교에 다니고 있었다. 단대부고(강남구) 2명을 포함해 청담고(강남구), 상문고와 반포고(이상 서초구), 배명고, 보성고, 방산고(이상 송파구) 각각 1명 등 총 8명이었다.

서울에서 고교를 다니는 자녀 중 자사고나 강남 3구 소재가 아닌 곳은 양천구 진명여고 1명, 강동구 한영고 1명, 구로구 신도림고 1명 등 3명이지만, 이들 고교도 모두 입시 명문고로 널리 알려진 학교들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 공직자들이 자녀를 서울 소재 주요 고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서울에 거주지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충남 공주 한일고에도 2명, 공주 사대부고도 1명이 재학 중인데, 두 학교 모두 자율학교로 충남의 대표적 입시 명문고다. 인천 소재 청라달튼외국인학교와 북경한국국제학교 재학생도 각각 1명 재학 중이다.

반면 교육부가 강조하는 혁신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서울 신현고 1명에 불과했다. 고교 서열화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 기조와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교육부가 세종시로 이전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교육부 공무원 자녀가 세종시 소재 고교에 진학한 비율은 전체 64명의 3분의 1 수준(22명)에 그쳤다. 이중 일반고는 20명, 특수목적고는 세종국제고 1명, 세종예술고 1명 등이었다.

김해영 의원은 "교육부 공직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에 주소지를 유지하면서 입시 명문고에 상당수 진학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고교 서열화 완화를 강조하는 교육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올해 말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후기에 일반고와 신입생을 같이 뽑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전국 자사고 등에선 지난 2월 ‘학교 선택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오는 14일 공개변론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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