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도시재생 뉴딜 예산' 결국 부활..오점만 남겨
'조치원 도시재생 뉴딜 예산' 결국 부활..오점만 남겨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1.3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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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삭감했던 예산 100억여원 전액 되살려
‘집행부 길들이기식’ 예산 심의 비판 커, 의정활동 역사에 커다란 오점 남겨
조치원발전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조치원읍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21일 시의원들을 찾아가 항의하는 모습

세종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되어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조치원읍 도시재생 뉴딜사업' 예산이 결국 극적으로 반영됐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원식)는 30일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를 열고 국토교통부 공모 사업으로 지원받은 국비 52억원을 포함한 예산 100억여원을 전액 되살렸다.

이날 회의의 관심사는 온통 '조치원읍 도시재생뉴딜사업'(조치원 중심시가지형 사업)의 부활 여부에 집중됐다. 앞서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차성호)의 예산 삭감으로 시의회는 그야말로 거센 후폭풍을 맞으며 코너에 몰렸기 때문이다.

'시민 여론을 외면한 의정활동', '소통 실종의 후진적 의회', '집행부 길들이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3대 시의회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돌팔이 같은 시의원"이라는 따가운 질타까지 나왔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의원들은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질의를 잇따라 쏟아냈다. 특히 청년주택의 입지 적정성에 대한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고, 도시재생 사업의 방향성도 거론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 집행부의 대응이 치밀하지 못했던 점도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예산통과의 당위성과 사업에 대한 방향성 등 면밀한 설명이 부족했단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상임위의 예산 삭감은 섣불렀다는 여론이 크다. 도시재생 예산은 주민들이 수년 동안 피땀 흘려 확보한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치원 중심시가지형 사업’은 주민들이 주도해 참여하고 공기업·지역대학과의 협약을 통한 실현가능성을 높여 국토부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은 침체된 조치원 경제를 살리자는 일념 하에 도시재생 교육에 참여하는 등 사업 선정을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왔다.

‘조치원발전추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영민)가 22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의 '조치원읍 도시재생뉴딜사업' 예산 삭감을 규탄하고 나섰다.

물론 시의회의 예산 심의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의정활동의 우선순위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예산을 단칼에 삭감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그간 상임위에서 삭감됐던 민감한 예산들이 예결위에서 부활하는 일이 자주 반복되면서 ‘집행부 길들이기식’ 예산 심의라는 비판도 컸던 터였다.

어찌됐든 이번 사태로 3대 시의회는 의정활동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날 예산 반영으로 조치원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물거품 위기를 넘기고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조치원역 인근에 환승정류장과 상업시설을 조성하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조치원읍을 경제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왕성극장길·청과물거리를 조성하고 문화·생활편의시설을 공급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예결위를 거친 이번 예산안은 오는 12월 14일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한편, '조치원 중심시가지형 사업'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평가·선정하는 2017년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에서 ‘중앙공모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예산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국비 180억원과 시비 180억원 등 총36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국토부는 일단 올해 분 예산으로 국비 52억 2천만원을 최근 시에 배정했고, 시는 매칭사업비 52억 2천만원을 더해 총 104억 4천만원을 편성해 시의회 심의를 넘겼다. 하지만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20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예산 100억여원 전액을 삭감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조치원발전위원회 등 조치원읍 13개 단체는 ‘조치원발전추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영민)를 꾸린 뒤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의 예산 삭감을 규탄하기도 했다.

‘조치원 중심시가지형 사업’ 주요 내용, 자료=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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