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행복도시는 상업용지가 적다(?)"...과연 그럴까
"세종 행복도시는 상업용지가 적다(?)"...과연 그럴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11.23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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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어가는 신도시 상가, 상가면적..수도권 신도시와 비교하면 너무 많아
행복도시 상업용지 면적에 대한 착시 현상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면서 공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행복도시 상업용지 면적에 대한 착시 현상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면서 공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세종시 상가 공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정말 상가면적이 다른 신도시보다 적을까.

행복도시 얘기다. 세종시청을 중심으로 한 3생활권 상가가 죽을 쓰고 있다. 유난히 이 지역 상가는 공실이 많고 그나마 임대를 했던 곳도 장사가 안 되면서 다시 나가버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행복도시 전반에 걸쳐 상가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어반아트리움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사면초가를 맞고 있는 게 이 지역 상가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됐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업용지 비율이 높고 ▲아파트 상가 공급 과잉 ▲임차 업종의 한정 등이 상가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간 행복청과 LH는 행복도시 상업용지가 다른 신도시 보다 상대적으로 적다고 홍보해왔다. 이를 부동산 업자들이 받아들여 행복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낮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다는 식으로 확대 재생산해왔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틀린 말이다. 행복청 종합계획도에 따르면 세종시는 공원녹지가 52.1%, 주택건설용지 29.7%, 시설 용지 22.5%에다 상업업무용지는 2.2%로 되어 있다. 이 수치만 보면 행복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낮다.

하지만 녹지비율을 대입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타지역 신도시의 대략적인 녹지 비율은 20%로 행복도시는 2배를 상회하고 있다. 호텔, 컨벤션, 유통시설 등을 포함한 가용지를 대비해서 비율을 산정하면 신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4.6%로 올라간다.

말하자면 녹지 비율이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업용지가 전체 면적 대비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타도시의 예를 적용하면 결코 적지 않고 오히려 다른 도시보다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분석은 1인당 상가면적 분석 결과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감정원 부동산 시장 분석 보고서 8권에 따르면 수도권 인접 신도시와 혁신도시 1인당 상가면적은 혁신도시의 경우 행복도시보다 많지만 수도권 인접 신도시에 비해서는 행복도시가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행복도시 1인당 상가면적은 8.07㎡로 위례 3.59㎡, 미사 강변도시 4.72㎡, 별내 5.35㎡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김포 한강 신도시 8.70㎡보다는 낮지만 이 곳 역시 공실이 많고 일산 신도시로 쇼핑을 가는 추세여서 상가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감정원 상가 분석표에는 행복도시를 지방 혁신도시와 비교를 했으나 실제로 도시 성격이 수도권 신도시와 유사해 비교 대상을 수도권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업용지 비중이 커진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아파트 단지에 집중된 상가도 경기 부진에 한 몫을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요컨대 1천 세대 당 상가는 10-15개 정도에 불과한 아파트 상가가 3생활권에서는 싼 가격에 엄청난 물량을 공급해 비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종촌, 도담, 아름동 등 1생활권의 상업지역이 활성화되는 걸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 상가를 기존 관례에 따라 공급, 지역별로 상권이 만들어지면서 상가도 살아나고 주민들 편의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3생활권은 싼 가격에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오는 아파트 상가를 대거 분양, 기존 대형상가의 공실율을 부추기면서 행복도시 전체 상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 상가의 높은 공실율은 임차업종이 제한된데다가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도시 및 혁신도시 시민 1인당 상가면적. 자료 : 한국감정원
신도시 및 혁신도시 시민 1인당 상가면적. 자료 : 한국감정원

1천 여세대를 분양한 모 아파트의 경우 대로변에 위치했지만 무려 200여개 상가가 공급됐다. 단지만 보면 5세대를 보고 1개의 상가가 영업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맞춤형 상가로 대박을 터뜨린 이정우 주 메인 대표는 “공실율이 높은 이유는 상업용지 산정에 허수가 많았고 아파트 상가의 집중 분양이 수급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며 “당분간 행복도시의 상가 경기는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도시 상가는 지금의 침체도 문제지만 대형 상업지역인 어반아트리움이 들어서면 부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업업무지역이 적다는 왜곡된 홍보에다 대규모로 공급된 아파트 상가, 그리고 대형 상가의 등장 등이 행복도시 상가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는 불보듯뻔하다.

벌써부터 부작용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이 부분이 자칫 행복도시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꼼꼼히 살펴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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