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중앙공원, 일방통행식 새판짜기 '눈총'
세종시 중앙공원, 일방통행식 새판짜기 '눈총'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1.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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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다자간협의체 해산 후 민관협의체 발족..2단계 세부 시설물 논의
'공생의뜰 21만㎡' 확정에 시민사회 불만 여전, '일방통행식 행정' 비판도
중앙공원 2단계 조성안, 행복청제공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그간 세종시 중앙공원 조성과정에서 시민사회간 논의 주체로 활동해 왔던 다자간협의체를 해산한 뒤, 민관협의체를 전격 발족했다. 앞서 발표했던 '금개구리 보전지역' 면적(공생의뜰, 논+습지)을 '21만㎡'로 최종 확정하고 2단계 조성안 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논면적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세종바로만들기시민연합+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 측의 반발을 뒤로한 채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일방통행식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다자간협의체’ 소멸..‘민관협의체’ 출범

행복청,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 등 관계기관은 중앙공원2단계 실시설계(안) 마련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공원 민관협의체'(이하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20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민관협의체는 행복청, 세종시, 시의회, 금강유역환경청, LH 등 관계기관을 비롯해 각 분야(도시계획․조경․예술․환경․공원분야) 전문가, 시민대표 10명(고운․아름․종촌․도담․새롬․한솔․대평․소담․보람․조치원읍) 등 총 20명 규모로 구성됐다.

이들은 행복청이 지난 8월 2단계 조정안을 공개한 후 시민의견으로 제시된 아이디어를 취합, 도입 시설의 종류․규모․배치 등 실시설계 진행방향을 논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그간 공원 조성과정에서 시민사회간 논의 주체로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던 다자간협의체는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다자간 협의체는 행복청, 세종시, 금강유역환경청, LH 등 관계기관을 비롯해 논 면적 축소를 주장하는 시민모임과 논 면적 유지를 주장하는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생의뜰 면적이 '21만㎡'로 확정됨에 따라 다자간협의체의 활동은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는 민관협의체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모임을 비롯해 상당수 시민들은 여전히 "'논' 면적을 없애고 금개구리를 제3의 대체서식지로 옮기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 일각에선 '일방통행식 행정'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민모임 측 관계자는 "다자간협의체를 종료한다는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 "시민 다수가 논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독불장군식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이날 민관협의체 회의는 그간 공개로 열렸던 다자간협의체와 달리 비공개로 진행되어, 투명하지 못한 행정을 하고 있다는 눈총도 받았다. 중앙공원이 시민 모두가 인정하는 랜드마크로 조성되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공원 2단계 어떤 시설 도입될까

앞서 행복청은 2단계 구역 계획안으로 이용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생산․체험․예술․경관․문화활동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공원 밑그림을 제시한 바 있다. ▲도시축제정원(11만4천㎡) ▲걷고싶은거리(13만2천㎡) ▲참여정원(7천㎡) ▲공생의뜰(21만㎡) ▲자연초지원(11만㎡) ▲둠벙생태원(4만㎡) ▲오색경관숲(6만3천㎡) ▲자연예술숲(7만8천㎡) ▲도시생태숲(13만2천㎡) 등으로 구분된다.

이후 행복청은 '설명회'를 비롯해 '모바일 시민투표 세종의 뜻', '중앙공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접수해 왔다. 접수된 내용을 보면 제안 내용은 크게 자연을 살리는 '보존형 공원'과 이용에 주안점을 둔 '이용형 공원' 유형으로 구분된다.

보존형 공원 시설로는 생태체험장, 숲체험장, 정원, 생태관, 자연․생태 체험시설(동물원, 식물원, 곤충박물관 등), 문화예술시설(예술회관, 미술관 등), 궁궐건축, 천문대 등 자연 친화적 시설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반면 이용형 공원 시설로는 어린이테마놀이터, 물놀이장(수영장), 레이싱자동차 코스, 유원시설(대관람차, 회전목마, 레일바이크, 집라인 등), 순환기차, 친환경 내부순환열차, 청소년 체력단련시설 등 '유희시설'의 요구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또 인라인장, 축구장, 테니스장, 실내체육관(수영장, 빙상장, 게이트볼장 등), 클라이밍장, 미니골프장 등 '운동시설'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중앙공원 1단계에 대규모의 복합체육시설(18만9천㎡)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동시설이 그대로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휴양시설로는 캠핑장, 피크닉존, 바비큐시설, 휴식공간, 그늘막 등의 의견이 접수됐고, ▲도로 및 광장(자전거도로, 세종대왕·한글 테마공원 ▲조경시설(분수시설, 가로수길, 조형물, 상징탑, 랜드마크 시설 등) ▲편익시설(주차장, 매점, 카페거리, 전망대) 등과 함께 반려동물놀이터, 아울렛쇼핑센터, 공공승마장, 영어교육관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행복청은 이들 시설에 대한 민관협의체 검토를 거쳐 내년 1~2월까지 도입시설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단계 조성안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신청도 병행한 뒤 실시설계에 들어갈 방침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제안한 시설들에 대해 민관협의체 검토를 거친 후 도입시설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2021년 말까지 중앙공원 2단계를 준공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복도시 S-1생활권에 조성되는 중앙공원 사업은 2007년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오래된 미래’의 계획개념을 바탕으로 착수됐다. 도시경관과 대비되는 전원적 경관 형성을 주요 개념으로, 자연과 공존하면서 미래 도시성장과 더불어 변모하는 공간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중앙공원 예정지역에서 멸종위기생물 2급인 ‘금개구리’가 발견됨에 따라 보호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2016년부터 수차례 다자간협의체 개최와 전문가 자문 등의 과정을 거쳤지만 논 면적을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시민모임(세종바로만들기시민연합+행복도시입주자대표협의회) 측은 "'논' 면적을 없애고 금개구리를 제3의 대체서식지로 옮기자"고 주장한 반면, 환경단체(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이하 생태협)는 "유지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여 왔다.

이후 행복청은 중앙공원을 1, 2단계로 나누어 조성키로 결정하고 1단계를 먼저 착공했다. 이용형 공원시설이 집중 배치된 1단계 사업은 2019년 말 준공된다. ▲장남들광장(4만㎡) ▲도시축제마당(7만8천㎡) ▲어울림정원(6만2천㎡) ▲가족여가숲(4만5천㎡) ▲가족예술숲(10만4천㎡) ▲복합체육시설(18만9천㎡) 등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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