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는 나물이야
멍게는 나물이야
  • 세종의소리
  • 승인 2018.11.18 20:4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효림칼럼] 멍게 맛 알게된 스님이 하는 말, "네눈에는 고기로 보이나"

ㅡ멍게는 나물이야ㅡ

하얀 접시를 들고가면 포장마차 주인은 노장님(노스님에 대한 존칭)의 안부를 물으며, 멍게를 잘 다듬어 접시에 담아 포장해서 주었습니다.

그것을 노장님께 갔다 드리면 노장님은 나와 같이 앉아 나무 젖가락으로  멍게를 맛있게 잡수셨습니다. 그 맛과 향기는 매우 독특한 것이 있는데요. 나도 노장님을 따라 그 쌉쓰름한 멍게 맛을 알게 된 때쯤에 당돌하게 물어 보았습니다.

"스님은 고기 먹으면 안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노장님은 왜 멍게를 좋아하세요?"

"야! 이놈아야, 이게 니 눈에는 고기로 보이나? 이건 나물이다! 나물, 우선 맛이 쌉쌀한 나물향기가 아니냐?  나물 향기로는 멍게가 최고 이고, 그 다음이 엄나무 나물이고, 그 다음이 머위나물이고, 다음이 가죽 나물이니라. 그리고 이걸 봐라. 이렇게 뿌리가 있지 않느냐. 멍게는 바다 속 바위에 붙어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이건 바다에서 나오는 나물인게지."

노스님의 말씀과 같이 멍게는 그 맛과 향기가 산나물의 그것인데요. 그리고 바다 속 돌에 붙어 뿌리를 내리고 살지요. 나는 노스님이 그냥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도 멍게 맛을 좋아하게 되었지요. 물론 엄나무 나물도 좋아하고 머위 나물도 엄청 좋아하고요. 지금도 이런 나물을 먹을 때는 노장님 생각이 납니다. 우리 노장님이야 말로 나물의 향기를 알고 진정으로 좋아하신 분이지요. <효림스님은 불교계에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스님으로 불교신문 사장, 조계종 중앙 종회의원, 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공동의장을 거쳤다. 2011년 세종시 전동면 청람리로 내려와 경원사 주지를 맡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을 역임하는 등 시민운동 참가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철없는아이 2018-11-19 21:1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