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차, 미리 타보니..
세종시에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차, 미리 타보니..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0.3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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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동 인근서 ▲도심형 셔틀주행 ▲자동차 전용도로 ▲공원형 셔틀 코스 등 시연
세종시, 31일 ‘자율주행특화도시조성 컨퍼런스’ 개최, 자율주행 적합성 등 중점 논의
자율주행·스마트시티 특화도시 시동, 빠르면 2022년 자율주행차 첫 선
㈜엔디엠세종이 자체 제작한 레벨3 단계 자율주행차 내부 모습

"이제부터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합니다."

31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인근. 정차 중인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하자 차량이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엔디엠세종이 자체 제작한 레벨3 단계 자율주행차인 이 차량은 도심형 셔틀주행 코스를 시연했다. 도심특화형 자율주행시스템과 주행안전도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딥러닝 적용 플랫폼을 탑재해 도심 신호체계와 연동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차는 앞서가는 차량과의 차간거리를 안전하게 유지하며 교통신호에 따라 교차로를 자연스럽게 통과했다. 교차로에선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회전구간에선 차별화된 차량제동 제어기술로 우수한 승차감을 느끼게 했다.

㈜엔디엠세종이 자체 제작한 레벨3 단계 자율주행차 모습

옆 차로에서 끼어드는 차량도 문제없었다. 차간 거리를 인식해 감속한 후 끼어든 앞 차량이 출발하자 부드럽게 출발했다. 무단횡단 보행자가 등장하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자 급정지하면서 위험을 피해갔다.

차량은 정부세종청사 주변 2km를 순환하며 직선구간 최대 시속 25km, 곡선구간은 10~15km로 주파했다. 복잡한 도심 환경에 적응하며 신호등 인지·판단 기술을 완벽하게 시연하는 모습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시속 80km까지 테스트한 바 있으며, 설정범위를 벗어나는 빠른 속도에서는 사람이 컨트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엔디엠세종과 컨소시엄으로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이경수 교수(기계항공공학부)와 이춘희 세종시장도 차량에 직접 탑승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날 자율주행차는 ▲도심형 셔틀주행 ▲자동차 전용도로 ▲공원형 셔틀 등 3가지 코스를 통해 기술을 선보였다.

‘프로센스’의 자율주행차 내부 모습

‘자동차 전용도로 코스’는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프로센스’의 기술로, 세종호수공원 외곽 5㎞ 구간에서 펼쳐졌다. 이 구간에서는 보행자 및 차량 인식 기능을 통한 자동긴급 제동 기능, 딥러닝 기반의 안정적인 차선 인식, 레이더 센서를 융합한 크루즈 콘트롤 성능 등 장거리 고속주행에 적합한 자율주행기술을 보여줬다.

공원형 셔틀 코스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인 'NAVYA' 차량을 활용한 순환 셔틀 서비스를 선보였다. 레벨4 단계인 이 차량은 단독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 운전석이 없는 게 주목됐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에이아이모빌리티가 대통령기록관 진입도로에서 호수공원 내 1㎞구간을 시속 6km로 주행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이 차량은 최대시속 25km에 좌석 11석, 입석 4석 등 15명이 탑승 가능하다.

탑승행사를 마친 이춘희 시장은 "세종시에 자율주행차량이 다닐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자긍심이 생긴다"며 "세종시가 자율주행차량의 테스트베드가 되어 실증 연구를 마친 후 첫 번째로 상용화되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원형 셔틀 코스를 시승한 한 시민은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는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본 것은 처음이라 매우 신기했다"며 "스마트시티 세종에서 운행될 자율주행 셔틀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공원형 셔틀 코스를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차량 'NAVYA' 차량 모습

세종시 첫 자율주행차, 빠르면 2022년 만난다

세종시에선 중앙공원 준공 시점인 오는 2022년경 첫 자율주행차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중앙공원 내부 여러 시설들을 연계하는 공원형 셔틀 자율주행차로, 관광형 용도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중앙공원 신교통수단 도입 연구용역'을 통해 자율주행 방식을 적용한 신교통수단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시는 2020년까지 도심 특화형 전용공간 자율주행셔틀 서비스 기반을 구축해 속도를 낼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5-1생활권)가 자율주행특화도시로 계획됨에 따라 ‘자율주행 서비스 신산업’을 국가혁신클러스터 대표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공원형 셔틀 코스를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차량 'NAVYA' 차량 내부 모습

‘미래차 연구센터’ 설립도 자율주행특화도시 조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지역산업 거점기관 지원사업’에서 자율주행특화도시 조성 사업이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까지 ‘미래차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2023년까지 장비구축 등에 125억(국비 80억, 시비 45억)을 투입한다.

‘미래차 연구센터’는 기존 자동차 부품기업이 미래차 쪽으로 사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산‧학‧연 개방형 연구 및 제품 상용화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장비를 확보하고 전문가를 채용해 기술지도, Open LAB 협의체 구성 등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센터는 기업과 연구소가 장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모의 시뮬레이터와 초대형 3D프린터, 최신 분석‧검증 장비 등을 확보해 기업들이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31일 열린 ‘자율주행특화도시조성 컨퍼런스’ 모습

자율주행 서비스 산업 중심지 세종 청사진 제시

이날 세종시는 자율차 산업 육성계획의 후속조치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자율주행특화도시조성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관련 법·제도 정비, 세계적 기술동향과 시장 전망, 세종시의 자율주행 적합성 등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컨퍼런스는 세종시 신도심 지역과 일부 산업단지, 조치원 일대를 자율주행 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마련됐다.

시는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국내외 선진도시 및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교류 활동을 추진해 향후 자율주행 및 스마트시티 특화도시로서의 브랜드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기조 발표에선 이귀현 세종시 경제산업국장이 국가혁신융복합 조성 계획을 배경으로 자율주행 특화도시 조성을 위한 세부추진 방안을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원형 셔틀 코스를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차량 'NAVYA' 차량이 운행하고 있는 모습

이 자리에서 이 국장은 자율주행 특화도시 세종시의 장점으로 BRT 전용도로와 정밀지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시범지구 사업추진 경험 등으로 대표되는 우수한 도시 인프라를 내세웠다. 20~30대 중심의 젊은 도시로 정부 혁신성장 정책에 대해 사회적 수용성이 높고, 중앙부처 근접 및 단층 행정체계로 인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자율차 대중교통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도시를 목표로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계획을 추진, 글로벌 자율차 산업의 선도도시로 우뚝 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일반도로와 구분되는 BRT 도로를 활용해 실증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가칭)미래차 연구센터를 설립, 자율차 관련 기업이 공동 활용 가능한 장비를 구축해 기술개발 협력을 촉진할 계획이다. 또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발족하는 ‘자율차 산업 융합얼라이언스’를 활용해 기업·연구기관·대학의 자율적인 기술협력을 유도하고 자율차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공원형 셔틀 코스를 운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차량 'NAVYA' 차량에 손현옥 시의원, 박용희 시의원, 이춘희 세종시장<왼쪽부터>이 시승하고 있는 모습

이춘희 시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장비 활용 지원,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보는 실증 공간 제공, 실증을 마친 기술을 시장에 확장하기까지 자율차 기업의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사례에서 자율주행 특화도시 조성 모델 모색

이날 컨소시엄에서는 자율주행 분야 국내외 석학들이 총집결해 선행적 경험 사례를 공유하고 세종시의 자율주행 특화도시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적용 모델을 제시했다.

먼저 국내 자율주행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서울대학교 이경수 교수가 ‘자율주행 분야의 기술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자율주행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당면 현안과 과제를 짚었다.

'NAVYA' 차량 내부의 차량 상태 표시 계기판

이어 데이비드 웹(David Webb) 영국 CCAV(Centre for connected and Autonomous Vehicles) 수석정책자문위원이 영국의 자율주행 정책방향과 R&D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또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KAIST에서 재직 중인 윤용진 교수가 싱가포르 스마트네이션 프로젝트 총괄기획 과정의 선행적 경험 사례를 함께 나눴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세션1에서는 자율주행 관련 법·제도정비, 세계적 기술동향과 시장전망, 세종시의 자율주행 적합성 등에 관한 토론이 진행됐으며, 세션2에서는 미래의 세종시 스마트시티에 대한 조명과 타 도시와 차별화된 접근 방향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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