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시는 전시용이 아니다
명품도시는 전시용이 아니다
  • 조한수
  • 승인 2013.01.20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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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수의 세상과 놀다]단추에서 배우는 지혜, "배려도시가 명품도시"

요사이 옷들을 보면 멋과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를 잘 혼합하여 현대인들의 취향을 잘 살려낸다. 그런데 이러한 의복에 단추의 역할은 그 옷의 가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럼 우리가 입고 다니는 옷에 붙은 단추의 역사는 언제부터였을까?

단추는 원래 옷을 고정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단추는 거의 3500년 동안 남녀 의복에 장식용으로 다는 보석과 같은 역할만 했다. 옷을 고정하는 것으로는 핀이나 벨트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장식용 단추는 기원전 2000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것은 조개껍질과 여러 연체동물을 말려서 나름대로 조각을 하여 두 개의 구멍을 뚫어 의복에다 꿰맨 것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튜닉이나 토가 또는 망토를 장식하기 위해서 조개단추를 사용했고 혹은 나무 단추를 핀에다 붙여서 오늘날의 브로치처럼 옷에 달고 다녔다. 그 후 사람들은 정교하게 깎은 상아와 동물의 뼈를 단추로 만들어 거기에 금박을 입히고 보석을 박아서 장식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럼 언제부터 옷에 단추 구멍을 내어서 옷을 고정하는 실용품으로서 단추를 사용하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이는 13세기가 되어서야 사용하게 되었다. 애초에 단추를 끼워 옷을 입는 습관은 서유럽에서 두 가지의 이유에서 시작이 되었다.

   단추는 실용성이 중시되는 소품으로 세종시에서 부르짓는 명품도시는 배려와 도덕을 갖춘 집단이 될 때 가능한 것이다.
1200년대에 이르러 느슨하고 헐렁한 옷이 몸에 꽉 조이는 옷으로 대치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용되었던 벨트만으로는 조인 옷을 고정할 수가 없었다. 물론 핀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었으나 엄청난 양의 핀이 필요했다. 더욱이 핀은 잃어버리기 쉬었다. 그러나 단추에 옷을 달고 단추 구멍을 내어 옷을 고정하면서부터는 그런 걱정이 사라진 것이다.

기능성 강조하기 위해 태어난 단추, 멋과 세력을 상징물로 변질되었던 역사도 있어

단추와 단추 구멍이 사용된 두 번째 이유로는, 1200년대부터 유행하던 당시의 가늘고 섬세한 옷감이 의복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즉 천이 가늘고 섬세하다보니 핀으로 옷을 찌를 때 옷감이 상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단추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타난 단추는 너무나 과도하게 사용되는 웃지 못 할 유행을 낳게 되었다. 모든 옷마다 단추와 단추 구멍이 등장했는데, 옷은 목부터 발목까지 단지 단추를 달기 위해서 찢어졌고 단추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단추가 필요 없는 부분까지 옷을 찢었다. 심지어 여자 드레스 하나에는 무려 2백 개나 되는 단추가 붙어 있어서 옷 입는 것이 두려울 지경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잃어버린 핀을 찾느라고 수고하던 시간이 이제는 단추를 끼느라고 시간을 허비하게 된 것이다.

단추와 관련한 역사적 에피소드가 있다.
1520년에 프랑스 왕 프랜시스1세가 영국 왕 헨리 8세를 만나기 위해 검은 벨벳 옷에 무려 만 삼천 사백 개의 금단추를 달아서 그 옷을 입고 프랑스의 국격을 자랑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영국 헨리8세 또한 자신의 반지 무늬를 본떠서 만든 보석 단추를 자신의 옷에 달고 프랑스 왕을 만나는 자리에 입고 나가서 서로 의 기 싸움을 했다는 재미있는 역사가 있다.

새해가 되면 첫 단추를 잘 끼우는 한 해가 되자 라고 하면서 모두가 실천의 ‘화이팅’을 외친다. 하지만 첫 단추라는 것은 지난해에 실패했던 일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며 왜 실패했는지를 따져보고 다시금 그러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데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계획이란 실천가능하지 못한 구호가 되어서 주어진 기회와 시간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그냥 맥없이 흘러버리는 아까운 세월로서 허비되고 말게 된다. 이는 국민개인을 넘어서서 모든 나라의 운영 또한 그렇다.

우리 세종시민들이 살고 있는 세종시는 새로운 도약의 꿈을 꾸며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도시로서 면모를 챙겨나가기 위해서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난 한 해 동안 귀가 따가울 정도로 이곳 세종시에 내려온 이후 들었던 구호는 ‘세계적인 명품 도시’라는 수식어였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명품 도시는 남에게 보여주는 전시용 도시가 아니다. 그 도시민의 수준과 도덕이 높아야 하고 생각과 생활이 선진화되어야 한다.

도시민의 수준과 도덕성이 높아져야 생각과 생활이 선진화되고 명품도시 될 수 있어

뉴질랜드나 호주의 대 도시민들을 보면 얼마나 높은 시민의식을 갖고 각자가 생활하는지 모른다. 공동을 위하여 작은 희생은 기꺼이 감수하는 그들이다. 남을 배려하는 문화역시 감탄 그 자체이다.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수준 높은 문화시민의식을 필자는 그들 사회에서 보았고 경험했다.

허황된 계획들이나 공약들은 보기에는 화려한 단추와 같이 순간적인 감탄을 자아내게 할지는 몰라도 이것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모든 사람들에게 부담과 고통을 주게 된다. 시간은 이렇게 행하지 못할 약속이나 계획을 내걸었던 당사자들을 죽을만한 고통으로 조여 오게 될 것이다. 단추는 멋도 중요하지만 기능성이다.

실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하기에 첫 단추를 잘 집어넣어야 두고두고 편해질 수가 있다.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허황된 과욕은 언제나 작심삼일을 불러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 버리는 해프닝으로 돌아온다. 무엇이든지 처음 시작할 때가 중요하다. 시작을 잘하기 위해선 남에게 보이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실을 챙기는 겸손과 지혜가 필요하다.

성경에서도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눈이 높지 아니하며 큰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에 힘쓰지 아니하게 해 달라”는 경건한 지혜자의 기도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든 계획은 자신과 이웃을 위한 공적인 덕(德)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는 단추와 같다. 실천 가능한 것을 차근차근 찾아서 실행해보자. 각자 개인도 그렇고 우리 세종시정도 그러하며 새 정부의 시작도 마찬가지이다. 첫 단추가 잘 들어가야 시간이 갈수록 멋도 나고 품위도 나타나면서 자신도 그리고 남도 모두가 편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단추의 지혜이다.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세종개혁교회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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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주민 2013-01-21 08:18:14
깊이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도 좋은 글이었는데 이번에도 참으로 좋습니다. 앞으로 많은 지침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