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공동주택·근린생활시설 ‘화재취약’ 이유는?
세종시 공동주택·근린생활시설 ‘화재취약’ 이유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0.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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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훈 의원 "가연성 외장재 사용 50.5%" 11개 시ㆍ도 중 최고
인구 1만명당 화재발생 건수, 8개 특별ㆍ광역ㆍ자치시 중 1위
2018년 6월 발생한 새롬동 주상복합 화재 현장

세종시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국토부와 세종시,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한 뒤 "세종시에 있는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2개 중 1개가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외장재로 지어졌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국토부의 가연성 외장재 사용 건축물 조사에 따르면 2,354동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중 절반이 넘는 1,188동(50.5%)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축물로 나타났다.

조사가 진행 중인 대구ㆍ광주ㆍ울산ㆍ경기ㆍ전북ㆍ제주 등 6개 시ㆍ도를 제외한 11개 시ㆍ도 중에서 세종시는 가연성 외장재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시공법인 '드라이비트공법'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처음으로 관련 법 조항이 신설되어, 2015년 의정부 화재 참사 발생 전까지 전국적으로 선호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에 가연성 외장재 사용 비율이 높은 것은 이 시기에 주택건설이 활발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게 소 의원의 판단이다.

가연성 외장재 사용 건축물 조사 현황, 소병훈 의원실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8개 특별ㆍ광역ㆍ자치시의 주택건설실적은 총 80만 7,612호였다. 같은 기간 세종시 주택건설실적은 총 6만 3,114호로 광주, 대전, 울산보다도 많았다.

문제는 세종시에 화재발생이 상당하다는 데 있다.

세종시 화재발생 건수는 2015년 252건→2016년 300건→2017년 316건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지난 6월에도 새롬동 주상복합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 3명 부상 37명 등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구 1만명당 화재발생 건수를 보면, 세종시는 8개 특별ㆍ광역ㆍ자치시 중에서 가장 많은 11.28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소 의원은 "세종시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세종시는 가연성 외장재 건축물 화재 안전 강화대책과 관련해 현재까지 별다른 추진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세종시는 향후 정부의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ㆍ시행되면 6층 미만 건축물에 대해서도 벽체에 외단열재 및 마감재료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라고 불리는 세종시의 수많은 건축물들이 가연성 외장재로 지어져 심각한 화재 취약 상태에 처해있다"며 "국회와 정부 차원의 대책과는 별개로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인 고민과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2015년 8개 시 단위 광역단체 주택건설실적, 소병훈 의원실 제공
2017년 인구 1만명당 화재발생 건수, 소병훈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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