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관광명소 조치원 권투체육관 '주변환경 엉망'
세종 관광명소 조치원 권투체육관 '주변환경 엉망'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8.10.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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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사유지 쓰레기로 담 무너져 외지관광객 눈살 찌푸려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조치원 권투 체육관이 당국의 소홀한 관심으로 주변 환경이 엉망이어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콘센트 건물로 된 체육관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

전국적으로 근대문화유산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 관광명소인 조치원 권투체육관이 당국의 관심 소홀로 주변 환경이 엉망이어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조치원역 앞 교동에 위치한 조치원권투체육관은 1952년 6ㆍ25전쟁 당시 미군의 보급창고로 활용됐고, 1975년 고 강창수 초대관장이 권투체육관을 개관한 후 많은 프로복싱 챔피언까지 배출한 곳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송광호 주연의 ‘반칙왕’이 이곳에서 제작되어 상영되면서 유명세를 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영화 ‘반칙왕’ 외에도 2006년 촬영한 KBS-2TV 드라마 ‘눈의 여왕’에선 현빈이 스파링 파트너로 일하는 승리체육관으로 등장했다. 조치원권투체육관에는 이밖에 영화 ‘1번가의 기적’과 드라마 ‘필살기’ ‘난폭한 로맨스’ 등과 윤도현, 이루, 은지원, 타블로 등이 뮤직드라마를 찍었다. 외국 잡지나 광고 등에도 많이 게재됐다. 연기군 시절에는 이 같은 유명세를 타고 일본인 등 관광객이 몰려들자 입구에 ‘권투체육관’이라는 간판 하나 달아주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된 후 조치원권투체육관은 더욱 유명세를 타 모 일간지에서 ‘근대문화유산에 등록할 수 없는 스토리와 의미 있는 건축물에 대한 보존ㆍ활용 방안’주제로 열린 전문가 이슈토론을 열어 근대문화유산 활용과 이를 활성화해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가자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토론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는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도시가 새롭게 만들어져 가고 있지만, 그 이전 구도심인 읍면 지역이 있었다” 며 “이곳은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고, 고유한 미래 자산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시 차원의 보존과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는 구도심 지역 활성화를 위해 2014년 10월 22개 사업으로 시작한 청춘프로젝트 사업이 주민들의 동참으로 44개까지 늘었고 현재 11개 사업이 마무리 됐다. 지역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한림제지 등 오래된 건축물을 포함해 2025년까지 사업을 50개로 늘려 구도심 활성화와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치원 권투 체육관 내부는 1960년대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치원권투체육관은 허물어져가는 건물에 무너진 담벼락, 그리고 관에서 세워준 안내 게시판이 불법 주차로 막혀 있기 일쑤이고 밤에는 전등불조차 설치 안 돼 볼 수가 없는 지경이다. 게다가 조치원권투체육관 바로 옆 건물 개인 소유 차고지에 불법으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체육관의 담벼락이 손상되고 악취가 심해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15년 전 대학 시절에 조치원권투체육관에서 운동을 한 바 있는 권성우(36, 중국 상해 거주. 회사원)씨는 “모처럼 휴가를 내어 아내, 딸과 함께 체육관을 방문했는데,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조치원권투체육관은 추억의 명소로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곳이다”라고 말했다.

조치원을 사랑하는 지역민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콘세트막사 조치원권투체육관이 관리 소홀로 사라진다면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는 한을 남길 것”이라며 “오랜 세월 탓에 건물이 낡았고, 사유재산으로 인한 향후 관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세종시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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