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동 주상복합 심의 통과..학부모 반발 '후폭풍'
어진동 주상복합 심의 통과..학부모 반발 '후폭풍'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10.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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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 5일 어진동 H5·H6블록 사업계획 승인
어진중·성남고 측 학부모들 "등교 거부, 전학 갈 것" 강하게 반발

교육환경영향평가로 제동이 걸렸던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어진동(1-5생활권) 주상복합(H5·H6블록) 아파트가 진통 끝에 심의를 통과했다. 사업에 제동이 걸린 지 1년여 만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 사업 재개까지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세종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 H5·H6블록 사업계획 승인

세종시교육청 교육환경보호위원회는 5일 오전10시 회의를 열고 어진동 H5블록(한신공영, 596세대)·H6블록(우미건설, 465세대)에 대한 사업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날 심의에는 총 15명의 위원 중 13명이 참여했다. H5블록은 찬성 9표, 반대 4표, H6블록은 찬성 8표, 반대 5표로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반 이상 참석에, 과반 이상의 찬성의 통과 조건을 만족시켰다. 건설사 측이 보완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등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한 점이 심의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H5블록은 일조, 대기질 및 소음·진동 문제가, H6블록은 통학안전·대기질 및 소음·진동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됐다.

보호위는 H5블록에 대해 학교민원을 적극 해결하고, 소음 기준치 초과 시 공사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또 미세먼지 측정기기 설치, 협의회 구성 후 공사과정 협의 등 법적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고 학부모 의견을 적극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H6블록에 대해선 공사전후 중요 학사일정을 논의하고, 학교 민원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평가서 보완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고 비대위 협의회 구성 관리를 철저히 할 것도 권고했다.

보호위는 향후 권고사항 이행여부를 확인한 후, 미 시행 시 사후평가 처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학부모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의 통과에 따라 이들 블록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사업승인을 거쳐 이르면 11월초~중순경 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해 행복도시 마지막 분양 물량이다.

행복도시 최초 설계공모 주상복합으로 주목받았던 이들 블록은 당초 지난해 8~9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시교육청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에 가로막히면서 1년여 이상 지체됐다. 일조권 및 학습권·통학 안전권 문제가 문제되면서 H5블록은 불승인, H6블록은 최종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사업주 측은 보완책이 담긴 새로운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이번 심의를 받았다.

H5블럭의 경우 인근 학교(올망유치원) 일조권 침해 해소를 위해 층수를 낮추고 세대수를 줄였다. 105동이 33층에서→ 19층으로, 103동이 35층에서→ 34층으로 낮아졌으며, 총 세대수는 636세대에서→ 596세대로 40세대 가량 축소됐다.

H6블록의 경우 학생 통학 안전을 위해 도로교통계획을 재수립했다. 어진중·성남고 주 진출입로는 공사차량을 전면 제한하고, 회전교차로에서 횡단보도까지의 거리를 기존 4m에서 6m로 늘렸다. 주상복합 건물 위치도 학교 측으로부터 약간 뒤쪽으로 조정했다. 학교 앞 도로에는 학생 승하차를 위한 드롭오프존(Drop-Off zone)도 만들기로 했다.

학부모들 H6블록 심의통과에 "등교 거부, 전학 갈 것" 후폭풍

이날 학부모들은 심의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전부터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확하고 올바른 심사를 이행해 학생들의 통학안전과 학습권, 행복추구권에 대한 정확한 권리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심의가 통과되자 H6블록과 인접한 어진중·성남고 학부모들은 시교육청 담당과 사무실을 점거한 채 항의 농성을 펼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어진중·성남고 비상대책위원회는 심의 소식을 전해들은 뒤 "학교 앞에 최대 42층짜리 주상복합이 건설된다면 수년 동안 소음·분진에 시달릴 것"이라며 "게다가 학교 인근은 H5·H6블록은 물론 C33, C35 상업용지 등 주변 3면이 공사현장으로 뒤덮여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불과 2시간여 만에 심의를 통과시키는 탁상행정이 어디 있느냐"며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전학을 보내겠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사 날짜를 전달받지 못한 것을 규탄하기도 했다. 10월 첫째 주로 예상된 심사 날짜가 확정되면 알려줄 것을 교육청 측에 요구했지만,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수정 비대위원장은 "학교로부터 일을 위임받아 진행하고 있는 비대위 측에 심의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교육청의 일 처리에 실망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시교육청 박애란 교육정책국장과 사진숙 창의인재교육과장과 면담을 통해 불만을 전달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계속됨에 따라 사업이 재개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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