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의 속도만큼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각이미지들.
우리는 이러한 이미지를 어떻게 읽고 또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 미술교사인 내가 요즘 수업을 계획하면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이 ‘참신한 아이디어’, ‘과제 집중력’, ‘내용 전달력’이다.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것’만이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능력’,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야 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종이와 연필, 물감만이 아닌 새로운 매체도 사용할 수 있는 수업을 연구해 보려 노력중이다. 이번 1학기 수업은 광고디자인이라는 제재 아래 모둠별로 다양한 주제의 광고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모둠별로 표현하고자 하는 광고가 다르기 때문에 준비물이 각자 다르고 또 이미지를 전달하는 표현 방식이 달라 모둠끼리 서로 물어가며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해 매체에 대한 특징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가급적 구글 이미지나 유투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번에는 광고의 조건이란 무엇일지 직접 찾아보기 위해 모둠별로 관심 광고들을 분석했는데 어떤 모둠은 90년대와 2000년대, 2010년대 점점 달라진 광고의 이미지 표현 방식에 대해서 발표하면서 인간의 삶과 철학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광고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주제에 따른 광고들을 시대별로 분석하는 건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찾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은 관심분야가 다양하다. 그리고 그 관심거리를 어떻게 전달하고 표현하고자 하는지도 다 다르다. 어떤 아이들은 스트레스 해소 장면을 탄산으로 표현하기 위해 유리컵과 얼음, 콜라를 준비해 찍고 있고 어떤 모둠은 단편소설 ‘운수좋은 날’을 패러디해 찍을 국밥광고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주로 모둠별로 찾아가 개별적 대화를 하며 생각할 수 있는 방법 또는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 모두가 다 다름을 인정해주고 각자 마다 지니고 있는 색깔을 찾아주려 노력하고 있다.
깊이 있는 대화가 있는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확실한 건 개별적 대화를 하면 할수록 아이만의 고유한 색과 톤이 우러나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참신한 아이디어’, ‘과제 집중력’, ‘내용 전달력’있는 작품이 나오게 된다. 교실 속에 가지각색 무지개 꽃이 피어 있을 때 나는 교사로서 큰 행복을 느낀다.
미술수업은 정답이 없다. 그렇기에 자유로운 생각들과 관련된 물음표들이 이어지고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시간이여서 함께 웃고 공감하고 또 위로하는 수업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미술시간을 ‘치유’의 시간이라고 표현하고도 싶다.
나는 오늘도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와 학생들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법을 찾고 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느꼈던 아이들과의 만남에 대한 설레임, 그리고 꿈꾸었던 교실 속 이상향들을 실제 현실로 옮기려 노력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