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생명 버리는 자살은 막아야
소중한 생명 버리는 자살은 막아야
  • 심은석
  • 승인 2013.01.14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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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의 세상사는 이야기]자살접할 때마다 죄스러운 마음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연초부터 세종경찰서는 바쁘다. 연일 혹한에 얼어붙은 길을 걷는 것처럼 편치 않다. 총리실을 비롯한 정부부처 1단계 입주가 완료되면서 할 일이 부쩍 많아졌다. 각종 사건 사고를 접할 때마다 고단한 동료들이 고맙다. 추위 속에 부쩍 사고와 스스로 생을 끊는 분들이 많아 졌다. 살인 등 강력범죄를 예방, 검거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 드려야 하는 경찰은 죄스러운 마음으로 최대한 조의를 드리고 신속하고 정중하게 처리하고 있다.

2006년 한해 10,653명이던 자살자는 재 작년말 16,000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44명이 자살하고 이는 5년 만에 34%가 증가하였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의 기록이며 청소년 자살도 심각하다. OECD 평균 두 배가 넘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암, 혈관질환, 심장질환과 함께 4대 사망 원인인 자살이 심각하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업 경쟁과 학교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 생활 능력을 상실한 가장, 가난과 외로움에 지친 노인 등 자살증가는 사회 공동의 책임이 아닐까?

최근 모 유명인 자살이 언론에 연일 보도되었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면 소위 베르테르 효과 등으로 한두 달 동안 평균 606명가량이 뒤따라 목숨을 끊는다는 충격적 연구 결과가 있다. 일부 유명인들의 자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기심과 자극적인 유명인 자살보도가 모방 자살을 불러온다는 경고도 있다.

자살 과정을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일부 당연시하는 행태도 문제다. 특히 일부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인기 연예인들이 “나도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는 식의 여과 없는 발언은 위험할 수 있다. 정부와 시민단체 등 대대적 생명존중 캠페인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자살을 방조하거나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죽음에 무조건 관대한 사회적 정서는 없었는가?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자살자는 가족과 친지 등 주변 5~10명에게 심리적 황폐감을 주며 이들은 일반인보다 자살 가능성을 4배나 높인다고 한다. 자살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심대한 정신적 피해를 주는 범죄이다. 자살은 어떠한 경우에도 미화될 수 없다. 그리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2011년 3월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법률이 제정 되었다. 각 지자체마다 자살예방센터를 만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자살 위험군의 국민들이 368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6%정도만이 우울증 등 정신병적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자살은 심각한 질병일수 있고 혹은 전염병일 수도 있는데 안이 했던 것은 아닌가?

우울증은 자살 원인의 80%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면서도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우울할 때 환자는 무겁고 처진 느낌, 절망감, 슬픈 기분, 비관, 자기비하, 무력감, 고립 무원감, 의욕감퇴, 흥미와 재미의 상실, 죄책감 등을 가지며 조용하고 행동이 감소되어 있다. 불면, 두통, 식욕상실, 체중감소, 성욕감퇴, 무력상태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다. 주변에 이러한 증상은 적극 알리고 가족이나 동료들은 관심을 보이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최근 부산에서는 자살시도자 가족들에 대한 심리적 부검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서울 노원구는 적극적인 자발 예방 시책으로 연 평균 60여명의 자살자 감소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 인구가 61만 명 중 자살 위험군으로 6만 명을 고 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우울증 테스트와 치료를 병행 하였다고 한다.

"자살 시도자 유가족, 독거 어르신. 실업자등 자살 위험군 구민들에게 우울증 테스트와 학교와 연계하여 고 위험군 학생들은 자치단체의 생명지킴이와 연계 하는 방법으로 자살 예방을 했다고 한다. 시행결과 전국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노원구는 2년 전보다 60여명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경찰활동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독거어르신, 결손 아이들, 부적응하는 다문화가정, 생활고에 내몰린 궁핍한 가정 등 경찰이 필요한 곳이 많다. 누구나 잘사는 복지국가 대한민국은 이제 평균 368만 명에 이른다는 자살 고 위험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자체와 시민단체, 경찰의 적극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 자살자의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치유와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국민의 생명을 지켜드려야 하는 경찰은 자살 사건을 접할 때마다 죄스러운 마음이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이기 보다 질병이며 동시에 죄악 시 해야 하는 범죄행위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생명은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하다는 생명존중, 인간존엄이 가득한 사회, 더불어 사는 소외된 분들에게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가득한 사회가 사회자본이 성숙된 사회라는 생각이다.<필자 심은석은 현직 세종경찰서장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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