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주, 이렇게 해야 상생한다
세종-공주, 이렇게 해야 상생한다
  • 송두범
  • 승인 2018.09.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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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역사적, 지리적 한 지역인 두 도시, 시민의 역할이 중요

 

이춘희 세종시장과 김정섭 공주시장은 양 도시간 상생발전을 위해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세종(공주)시과 공주(세종)시간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도 지역행복생활권 연계협력사업으로 ‘시대를 잇는 융복합 관광플랫폼 구축’, ‘자연과 역사를 향유하는 비단뱃길 조성’, ‘세종-공주 농산업 인력지원 서비스 구축’ 등을 공동추진키로 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과거와 현재 시간여행을 테마로 세종-공주시티투어 버스를 운행 중에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민선7기를 맞이하여 세종-공주 간 상생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많은 기대를 해본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양 도시는 백제땅이었고, 조선시대에는 금강의 북쪽은 연기현, 금강의 남쪽은 공주목의 일부에 해당하였다. 그동안 세종시(연기군)와 공주시는 행정구역상 통합, 편입과정을 거치면서 오늘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세종시와 공주시는 금강을 통해서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군산에서 시작하여 강경, 공주를 거쳐 금강 마지막 하안포구였던 세종시 부강(당시는 공주)까지 뱃길을 통한 교류가 활발했다. 경부선 개통 이후 외지사람들은 ‘금강풍류’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기차를 타고 부강역까지 와서 다시 배를 타고 공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당시 금강의 정취는 어땠을지 궁금하디.

행정구역상 인접해 있기도 하거니와 일상생활에서도 공주와 세종은 금강을 통해 물산의 교류가 이루어졌으니, 세종과 공주의 교류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이다.

양 도시가 체결한 협약서 내용을 보자. 우선 행정주민, 문화관광, 교통안전, 산림환경 등 4개 분야 20개 협력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정책간담회, 공동연구용역, 읍면동간 자매결연, 문화․체육행사 및 교류, 응급의료체계 구축, 생활권 마을만들기, 문화단체 교류, 문화관광 공동홍보, 축제교류, 역사자원 공동활용, 광역교통시스템 구축, 동물전염병 정보공유, 도시재생 협력, 공원조성, 테마길 조성, 가축분뇨 공동처리 등 행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망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행정영역에서 다양한 협력적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양 도시간 교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 세종시와 공주시는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도시 내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욕구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시민들은 인근의 대전이나 청주, 공주에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곤 한다.

아마 공주시민들은 세종의 대형마트에서 쇼핑하거나, 호수공원에서 휴식하기를 원할 것이고, 세종시민들은 공주의 세계유산인 공산성이나 송산리 고분군, 석장리 박물관 방문을 원할 것이다. 시민들의 교류는 거주하는 도시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기능을 충복하기 위해 인근도시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세종시와 공주시는 일부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교류를 통해 얻을 것들이 많다. 양 도시간 상생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고민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첫째, 역사문화공동체라는 점을 인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백세시대 이래 공주시와 세종시는 동일한 역사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양 도시에 산재한 문화재와 발굴유적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준다.

양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원이 그 중심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세종문화원과 공주문화원이 협약을 체결하여 역사문화정체성 강화를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를 제안한다. 역사문화정체성을 위한 공동연구, 공동세미나, 공동교육,, 공동공연 등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주민자치센터들간의 교류협력을 시도해볼 만하다. 이번 협약에 포함된 ‘읍면동 자매결연’을 예로 들면, 행정에서 세종시와 공주시 읍면동간 자매결연을 추진하면, 해당 도시 주민자치센터에서 상대 읍면을 알기 위한 방문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실질적인 교류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개 자매결연을 맺어도 교류가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주민자치프로그램에 상대 도시를 이해하고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한다면 주민들간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세종시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역사도시 기행, 공주시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여행 등의 프로그램 개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양 도시의 NGO, 문화예술단체의 교류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양 도시에는 다양한 NGO와 문화예술단체가 활동 중에 있다. 도시가 경계를 접하고 있어 이해 관계가 얽힌 사안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행정이 관여해야 하는 경우에도 NGO가 조정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에술단체들은 양 도시민들의 문화예술욕구에 대응하여 초청공연, 합동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으로 문화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백제문화제나 세종축제에도 더 많은 문화예술단체들이 교차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일상생활 속에서의 상호교류 확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시민들이 여전히 행정구역 단위의 사고를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실제 삶은 행정구역과 관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세종시와 공주시에서 한 좋은 경험들을 구전이나 SNS 등을 통해 널리 공유해 가는 것도 양도시의 상생협력을 위한 시민들의 역할이다. 시민들은 그러한 경험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 소위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면과 함께 인간소외를 우려한다. 세종(공주)-공주(세종)간의 상생협력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양 도시 시민들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상생협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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