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 초석, 18년 박정희 독재 정권
20년 집권 초석, 18년 박정희 독재 정권
  • 강병호
  • 승인 2018.08.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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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이해찬 민주당 대표님, 후손에게 선진정치 시스템 물려주세요"

 

8월 25일 세종시를 지역구로 하는 이해찬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됐다. 정치 리더십이 상대적으로 약한 충청권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신임 대표는 2017년 4월 30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동선대 위원장 자격으로 충남 공주 유세에서 “보수 세력을 궤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 우리가 집권하면 몇 번 집권해야죠”라며 “저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민주당 장기 집권 플랜을 앞세우며 이번 당권 선거에도 승리했다.

문득 수십 년 전 사진 한 장이 기억난다. 1980년 6월 김 대중 전 대통령이 신 군부로부터 사형 선고 받는 장면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해찬 대표도 10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1972년 10월 유신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되어 약 1년을 복역한 바도 있다. 그를 첫 번째 교도소에 보낸 박정희 대통령 군부독재도 18년 만에 끝났고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한 전두환 독재도 7년 만에 막을 내렸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독재의 피해를 당한 이해찬 대표는 무려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박정희 (일인) 독재보다 2년이 더 긴 20년 (일당) 장기 집권을 말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 당선 유력이라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지자들과 함께 시청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 당선 유력이라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지자들과 함께 시청하고 있다.

필자는 1987년 이후 우리 대통령들의 통치패턴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헌법에 명시된 것과 달리 대통령이 내각을 통한 정치를 한 것이 아니고 국정은 청와대의 독선으로 운영되었다. 동시에 청와대 인력은 계속 늘어났다.

지금 문재인 정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갈등은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장 실장은 대통령의 스탭(Staff)에 불과하다. 처음부터 비교불가의 조건이지만 지금은 법보다 대통령과 물리적 거리가 더 중요시 된다.

둘째, 어느 정권이거나 (대통령) 비서실장 위세가 장관을 능가한다. 청와대 비서실과 권력기관 전체를 장악 하려했던 김기춘 전 실장의 위력은 지금 임종석 실장까지 이어진다. 지금 많은 청와대 직원들의 전대협 등 학생운동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정권교체로 사람만 바뀌었지 좌나 우나 통치구조와 행동양식은 유사하다.

셋째, 청와대의 인사개입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심지어 민간까지 뻗어있다. 한국에서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임명하는 자리는 7,000개 간접적으로는 20,000~30,000개나 된다.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 대통령에 비해 약 3~4배에 달한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 경마장 관리하는 마사회장, 종합제철소 사장 마지막으로 국무총리까지 대통령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나라가 정치 선진국인지 되돌아 볼 때다.

최근 강원랜드 상임감사 최종 후보 2인에 과거 거물간첩 이선실의 조직에서 간첩활동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황인오씨까지 포함됐다는 보도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친문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장에는 절반가량인 45%이고, 상임감사는 82%라는 야당 조사 결과도 있다. 이전 정부 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청와대와 임종석 실장이 금도를 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넷째, 철옹성 같은 대통령 권력도 집권 2년차 되면서 친인척 비리를 통해 금이 가기 시작, 4년 차에는 걷잡을 수 없게 무너졌다. 87년 이후 대통령들 예외가 없었다.

어떤 사람이 새 차를 사서 운전하다 여섯 번 길에서 섰다고 하자. 그 사람은 곧바로 그 차를 제조사에 가져가 항의하고 새 차로 바꿔 달라고 할 것이다.

1987년 개헌 이후 6명 대통령 중 1명의 대통령은 구속수감 후 사면됐고 (노태우) 2명은 여전히 수감 중(이명박, 박근혜)이다. 1명은 자살했고 (노무현) 2명은 아들(들)이나 친인척들이 임기 중 구속(김영삼, 김대중) 됐다.

지금까지 모든 대통령이 불행했다. 여섯 번 모두 좋지 않게 끝났다면 지금 대통령 하는 사람, 앞으로 대통령할 사람을 위해서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리콜’해야 한다.

1987년 이후 집권세력은 우파·좌파 모두 국가 시스템의 근본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절대 권력이 주어지면 그 전리품을 즐기기만 했다. 최근 야당에서 제기된‘국가주의 논쟁’도 개헌을 목표로 공론화되어야 한다.

이해찬 여당 신임 대표는 뜬금없는 박정희, 전두환 류(類)의 연장선인 ‘일당 장기집권’ 운운하지 말고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선진 정치 시스템을 물려주는 일에 매진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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