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드리고 싶지만 외부에서…?"
"도와드리고 싶지만 외부에서…?"
  • 김기완 기자
  • 승인 2013.01.02 09: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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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 수의계약, 내부 규정보단 외부 압력이 우선인가

 세종시가 청사관리 업체를 선정하는 수의계약 과정에서 외부 압력을 받았다는 발언을 해 시민들로부터 불신을 자초하며 의혹이 제기시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불합리한 관행 등 부조리 일소를 위해 공무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는 장면>
세종시 행정기관 청사의 전문적인 분야를 위탁받아 관리해주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담당 공무원이 선정을 희망하는 업체 관계자에게 "외부에서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바꿀 수밖에 없다“라는 어처구니없는 하소연을 한 것으로 드러나 세종시 공직자들의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세종시 지역에서 조그마한 전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세종의소리>를 찾아와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토로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라서 빽없는 사람은 경쟁에서도 밀려야 하는 것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게다가, A씨가 자신의 업체에서 다른 업체로 관리업체를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 기회를 달라는 여운이 담긴 말을 건네자 "외부에서 자꾸 얘기가 나와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 공직자들을 향한 불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취재결과 A씨가 청사 전기 부분의 관리를 큰 탈 없이 성실히 맡아온 것은 사실 이였지만 3 년간에 걸쳐 청사관리를 해 왔던 점, 기관의 내부 규정상 지역 업체에 돌아가면서 일을 맡겨야 하는 합리적인 방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관장은 3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직원들을 통해 확인 해본 결과 우선적으로 사업이 수의계약이다 보니 업자들 사이에선 안 좋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단, 지역 업체에 돌아가면서 사업을 주어야 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 업체가 변경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의혹을 불러일으킨 부분에 대해선 원인규명은 하진 않았지만 업체가 많은 것을 감안해서 아무리 작은 액수라도 한 군데에 편중되게 몰아줘선 안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공평하게 관공서 일을 맡아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고 덧붙였다.

이는 액수가 작더라도 관공서 일을 맡아 큰 탈없이 관리해주면 업체는 그만큼 경력을 갖추게 되고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비록 작은 액수라 하더라도 업자들이 관공서 일을 맡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담당 공무원은 왜 내부 규정 대신 외부 압력을 이야기 했던 것일까. 해당 기관장은 원인규명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규정에 대해서만 설명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내부 규정이 합리적이라는 것은 확인됐지만 의혹을 불러일으킨 발언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규명을 위해 알아본 것이 아니라는 게 이유였다.

A씨가 의혹을 갖게 된 것은 외부에서 자꾸 다른 업체에 사업을 주라고 이야기 했다는 담당 공무원의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행정논리로 해석하면 외부로부터 어떠한 압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그것도 곧이 곧 대로 수의계약에서 탈락한 다른 업자에게 말한다는 것은 시민들로 부터 공직사회의 불신을 자초하는 것.

따라서, 문제의 발언을 한 공무원은 결국 상대 업자에게 합리적인 규정 대신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된 셈이다. 특히, 수의계약 업체선정 사업은 객관적인 잣대에서 이뤄져야 함에 따라 규정 외의 발언은 삼가 하도록 설정돼 있다. 규정에서 벗어난 발언은 금품요구 등 오해의 소지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음을 주지 못하는 세종시 일부 공직자들 때문에 소신 있는 많은 공직자들까지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모순적인 결점이 많다. 원칙에 입각해 공무를 해도 공조직이다 보니 다른 누군가의 실수로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세종시에서 인쇄업을 하는 김 모 씨는 "작금의 공직사회는 공무원들의 공직관과 소신은 져버리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견해가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공무원들의 타락된 업체 선정 기준을 지적했다. /김기완 기자 bbkim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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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2013-01-11 21:01:38
세종의소리는 해당 기관을 정확하게 밝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