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은 금물, 개인 차 인정이 매우 중요
욕심은 금물, 개인 차 인정이 매우 중요
  • 강수인
  • 승인 2012.12.31 08: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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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의 생활 속 이야기]아이와 함께하는 방학준비 5가지 요령

   이웃집 아이들이 만든 모형배에서 해적선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학부모에겐 한 해가 저무는 것보다 겨울방학이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더구나 예비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둔 엄마들은 여기저기서 학원특강과 캠프 등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만 더 분주하다.

아이에게는 다시는 오지 않을 이 중요한 겨울방학에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이 학원 저 학원 발품을 팔아 정보도 모아보고 때로는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법한 엄친아의 엄마를 찾아 귀동냥이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일종의 강박관념에 발걸음만 바빠질 것이다. 이럴 때에 아빠들은 보통 그런 일은 아내 몫이겠거니 혹은 아빠의 무관심이 자녀 성공의 비결(?)이라는 핑계를 둘러대면서 외면하기 쉽다.

모든 부모들도 초등학교 때 학습계획을 세웠던 것을 아마 기억할 것이다. 동그란 원을 그리고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눈 뒤 시간계획을 세우는데 심한 경우는 10분 단위로 짠 계획을 세워 본 적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 그것을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치밀하게 잘 세웠다고 칭찬을 해주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계획을 왜 짰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것은 계획을 짜는 자체 이외에는 의미가 아예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지키지 못할 계획을 짰다는 후회에다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지금 이런 선생님이나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간계획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학습계획은 정말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짜고 실천한 것을 체크하느냐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교육을 전공한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성공담을 얘기할 만큼의 연륜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현지 교육에다 한국의 교육 과목도 별도로 학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다고 한국에서처럼 학원에 의지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겪어보고 체험하면서 느꼈던 것이 있을 뿐 다른 부모와 같이 올 방학은 또 어떻게 준비할까 하는 것은 똑같은 입장이다.

경제적인 제약과 시간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좋다는 학원은 다 보내고 싶은 것이 똑같은 부모 마음일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과연 얼마나 소화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한다고 꼭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학원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부모 마음 안심용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일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걷고 말하는 때가 제각각이듯이 학원도 보낸다고 똑같은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학습계획을 짤 때 이러한 개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 일이다. 부모가 가장 많이 알겠지만 아이 본인만큼은 알지 못한다. 과거 부모가 당신의 생각만으로 대학 학과를 골라줬던 때를 생각해 보라. 부모가 자기를 너무 모르는 구나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봤으리라.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이들은 매일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뭘 하고 싶은지 너무 잘 안다. 이것은 음식과도 같다. 무엇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 배가 고픈지 혹은 좋아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이다.

   자기들의 의견을 부모앞에서 발표하는 모습
둘째로 계획을 세울 때는 욕심을 너무 많이 내지 않는 게 좋다. 과욕은 앞에서 얘기한 24시간 시간계획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기 십상이다. 인터넷 강의 하나를 듣고 싶다고 큰 아이가 한번은 졸랐다. 강의 맛보기를 몇 번이나 들어본 아이는 서너 번을 졸랐다. 겉으로는 돈이 얼마냐 얼마나 들어야 하냐며 남 일인 양 시큰둥했지만 마음속으론 쾌재를 불렀다. 얼마후 인터넷 강의에 쏙 빠진 아이는 한 과목 더를 두 번이나 요구했다. 먹는 것도 공부도 조금씩 성취감을 맛보며 늘려나가는 요령이 필요하다.

셋째로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 고쳐야 할 것들을 솔직하게 아이 입장에서 얘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는 자신이 직접 결정하고 엄마라는 증인이며 토론자 앞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처음 일주일이 중요하다. 실천을 하면 어린아이는 바로바로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고학년이면 하루 단위로 관심을 보여주면 된다. 그렇게 하루를 실천해 보고 성취감을 느낀 후 맘 편하게 노는 아이의 얼굴은 더욱 밝고 떳떳하고 당당하다. 지난 날 눈치를 보며 불규칙한 생활에서 오는 불쾌한 감정을 스스로 배척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소위 요즘 말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방법의 기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면 아이는 스스로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이 생긴다.

넷째로 부모는 아이가 매일 자기 일을 성취할 수 있게 도와 줘야 한다. 아이가 눈치 보지 않게 엄마는 엄마 일을, 아빠는 아빠 일을, 저마다 할 일을 열심히 해나가야 한다. 가족 간의 대화를 중시하도록 TV는 되도록 안보는 게 좋다. 보고 싶으면 공동생활구역이 아닌 안방이나 컴퓨터로 각자 보는 것이 좋다. 또 매일할 수 있게 일관성 있는 부모의 모습,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활을 흐트려 놓지 않는 부모의 모습이 중요하다.

부모의 생활과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되다 보면 아이의 삶은 불규칙적이고 존중받지 못한 채 부모가 주관하는 삶의 보조로만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아이와 살려면 아이와 같은 나이가 되어 말이 통하고 생활면에서 모범적인 역할을 부모가 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를 보면 부모가 보이고 부모를 보면 아이가 보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다섯째는 결과를 체크해 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아이를 습관화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키포인트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것은 아이 몫이 아니라 부모 몫이다. 하루, 한주에 해야 할 일을 했는지 규칙적으로 체크해 주고 결과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 아니면 부족한 부분을 잘할 수 있도록 방법을 상의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놓치기 쉽다.

   부모와 같이 학습내용에 대해 토의하는 모습
놀이도 공부도 생활도 일관성있게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어린 싹이 자라서 큰 나무로 성장하기 위해 계획부터 부모와 같이 실천 가능한 작은 일 하나하나를 세우고 체크해나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부모를 더욱 신뢰하고 믿고 따른다. 이러한 하루하루가 모여 아이의 저력이 되고 좋은 학습습관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습관화 된다는 것은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강수인,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졸업, 침례신학대 영양사,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 시 2년 거주, 미용사 자격증 취득 후 노인복지관, 군부대 봉사활동  eska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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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사랑 2012-12-31 19:17:52
늘 교훈이 남는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글, 새해에도 계속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