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바위 전설 깃든 '동혈사'
쌀바위 전설 깃든 '동혈사'
  • 우종윤 기자
  • 승인 2018.08.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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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백제고찰로 깎아지른 암벽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사찰
동혈사 계곡을 굽어보고 있는 석불. 등을 돌리고 있어 안면이 궁금해지고 있다.

세종시 전의면에서 공주 의당면으로 넘어가는 고개 길에 천태산이 있다. 이곳에 깎아지른 듯한 산 벼랑에 고찰이 있다. 바로 ‘동혈사’(東穴寺)다.

백제시대 절로 알려진 이 절은 산자락 끝에 위치, 풍수지리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기(氣)가 많은 곳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할 만큼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충남도 공주시 의당면 동혈사길 77. 창건연대는 백제 때 인 것으로 추정되며 , 동국여지승람(1481년 조선 성종 12)에는 동혈사란 이름이 보인다. 범우고(1799년 정조 23)에는 폐사되었다는 기록이 나오고 공산지(1859년 철종 10)에도 기록이 보이고 있다.

공산지(임정희 등이 편찬) 에 따르면 공주지방의 방위에 따라 4개의 혈사(풍수지리설에 근거하여 지은 사찰) 가 있었고 이곳의 혈사는 동쪽에 있으므로 동혈사로 했다고 적혀 있다. 현재의 절은 본래의 위치에서 500m 북쪽으로 옮겨져 있다.

동혈이라는 절 이름이 암시하듯 서혈도 있었고 남혈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동서남북의 혈(穴)에 위치하여 서혈사, 남혈사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 풍수사상이 널리 유행하면서 세워졌을 법한 그런 사찰이다. 지금 그러한 흔적은 현재의 사찰 아래쪽 동혈사터(銅穴寺址)에 남아 있다.

절 이름에 동은 방위를 가리키는 동(東)과 금속인 구리 동(銅)이 혼용되고 있다. 공주 마곡사의 말사다. 해발 392m 천태산 중턱에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면 고즈녁하면서 아슬아슬한 건물인 대웅전이 눈 앞에 맨 먼저 들어온다. 오래 된 사찰 특유의 고풍스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요사채를 지나 대웅전에 들어가면 예의 부처님이 넉넉하게 행자를 맞아주고 있다. 부처님께 삼배하고 뒤돌아서면 천태산 발 아래로 보이는 풍광이 경이롭다. 공주 의당면 먼 산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발 밑에 작은 산들이 엎드려 절을 하는 듯하다.

절 뒤쪽 나한전으로 오르는 길목에 고려시대 석탑으로 알려진 4층 탑이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원래는 석탑과 부도가 있었지만 현재 4층만 남은 석탑은 있지만 부도는 간 곳이 없다.

최근에 들어놓았다는 석불상이 앞 면은 볼 수 없다. 서쪽 먼산을 바라보도록 만들어 행자들은 뒷 모습만 볼 수 있다. 앞 면의 불상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절묘한 곳에 불상을 모셨다는 감탄을 절로 나오게 했다.

나한전 길목에 위치한 동혈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과욕을 경계하는 설화였다. 길 위에서 아픈 호랑이를 스님이 절로 데리고 와서 극진히 보살피니 나았다. 그 보답으로 호랑이가 쌀이 나오는 바위를 일러 주었다. 가난했던 동혈사에 손님이 찾아오면 항상 그 사람들만 먹을 만큼 나왔던 쌀이 어느 스님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입구가 크게 만들었다. 그 이후론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혈에는 온돌 흔적도 있었고 후대 사람들이 구리를 채취한 흔적이라는 말도 있어 동(東)과 동(銅)이 혼용되고 있다고 한다. 나한전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만 주변 굵디 굵은 고목과 산 아래 경치를 감상하면 정말 오기를 잘했다고 할 만큼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동혈사는 백제시대 고찰로 알려졌으며 단초롭고 간결한 멋을 지니고 있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석등이 나무들과 어울려 명품 경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고려시대 탑으로 알려진 4층 석탑. 고풍스럽고 경이롭다.
동혈사 대웅전 뒤편에 있는 나한전.
아래에서 바라다 본 나한전
동혈사라는 사찰 이름이 나오게 한 혈터
나한전에서 내려다 본 대웅전 뒷 모습
나한전으로 오르는 길. 가파롭고 바위 사이를 헤치고 가야한다.
   아름들이 나무가 절의 유구함을 짐작케 하고 있다.
하늘만 빼꼼하게 보이는 절 뒷 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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