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장애 치료 합니다"
"음악으로 장애 치료 합니다"
  • 황우진 기자
  • 승인 2018.07.09 17: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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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천선미 아르스 뮤직 에듀 대표, "음악이 세종시에 넘치길..."
   음악으로 장애를 치료하는 '아르스 뮤직 에듀' 천선미 대표는 "세종이 음악이 넘치는 도시가 되기 바란다" 며 "장애를 치료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음악치료’로 말을 하지 못하던 아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되어...

“음악 치료가 최고라는 말도 있어요. 말을 전혀 하지 못하던 뇌병변 장애아가 음악치료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면 효과가 크다고 봐야지요.”

아름다운 음악으로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세종시 예비사회적 기업 ‘아르스 뮤직 에듀’ 천선미 대표(56)를 고은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음악치료’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장애아동을 전문으로 보살피면서 신체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그는 “단지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면 놀라운 일”이라며 음악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을 재차 강조했다.

천 대표가 예비사회적 기업인 ‘아르스 뮤직 에듀’를 통해 하는 일은 ‘힐링 콘서트’, ‘장애인 음악치료’, ‘음악교육학원’ 등으로 지난 해 세종시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경력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하는 일은 색다르다.

“뇌병변 장애아의 한 어머니께서 ‘음악치료가 최고’라는 말을 했어요. 여러 병원을 다니고 약물치료까지 했었는데 별효과를 보지 못하고, 음악치료 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으니 그렇게 얘기할 만하죠.”

뇌병변 장애아동은 손발을 거의 쓰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단지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치료 방법으로 신기하게도 말문이 트였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변화였다. 

“아르스 뮤직에서는 매월 첫째주 목요일에 힐링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제가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하고 유명한 연주자를 초빙해서 음악회를 열기도 합니다.”

그 음악회는 지난 5일 오전 11시 바리톤 한동훈을 초청해서 연주회를 가졌다.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에서 성학과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간츤 대학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료한 인물이다. 현재는 핀란드 국립 오페라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대전 유성이 고향인 천 대표는 천상 음악인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등교 도중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에 홀려 결석하고 어머니에게 야단맞았다. 참으로 보통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피아노를 좋아했지만 가난해서 제대로 배우지를 못했어요. 한 달 레슨을 받으면 서너달은 혼자 연습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어요.”

IMF 시절 ‘배추・무우장수’ ‘공장미싱’돌리며 음악공부 계속해...

‘꿈은 이뤄진다’고 했던가. 꿈을 향한 집념은 가난도 막지를 못했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25세때 작곡가인 남편을 만났다. 그리고 스페인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바르셀로나에서 7년간 피아노 공부를 한 후 마드리드 시립대 음대교수로 2000년부터 8년간 재직, 꿈을 실현시켰다.

그 꿈은 스페인 음악전문학교 마르샬에서 스페인음악연구가 디플롬, 음악학박사를 마드리드 국립대에서 수료하고 20년 만인 지난 2007년 화려한 경력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스페인 유학시절 배추, 무 장사에다 청소, 미싱공 등 안 해본 게 없었어요. 나중에는 한글학교 교사, 통역, 관광 가이드 등 줄잡아 12가지 직업을 거쳤어요.”

   아르스뮤직 홀에서 장애아동 치료를 위한 바이올린 연주을 하고 있다.

당시를 회고하는 천 대표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 때 어려운 과정이 자신감으로 만들어졌다.

‘아르스뮤직’ 시작 동기에 대해 천음악가는 “아르스뮤직은 전문음악인과 일반시민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자 출발했어요. 현재 한국에는 외국에서 유학한 음악가 넘쳐나는데 문제는 이들이 설 수 있는 연주기회와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시민들은 전문음악인 공연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전문음악인에게는 연주기회를 주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민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음악연주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는 말이었다. 

세종에서 음악활동의 어려운 점과 관련, 그는 "관객들이 문화와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며 "좋은 공연을 해도 관객들이 없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기가 어려워 사업운영을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문화재단에서 무료공연을 자주하다보니 시민들이 음악연주의 소중함을 못 느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천대표는 드림프로젝트 ‘희망나눔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다. 전문음악인 12명이 17명의 장애인에게 1:1지도를 통해 익힌 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이다. 

“희망나눔 음악회는 작년에도 개최하였는데 9월20일 정부청사대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어요. 정부청사대강당에서 하는 공연이라 입장료는 받을 수 없고 대신에 라면과 기부금으로 입장료를 대신하고 있어요.”

작년에도 입장료로 많은 라면을 받았는데, 받은 라면은 세종시 여러 아동센터에 나누어주고 이번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하여 음악도 즐기고 기부금도 내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며 천선미씨는 활짝 웃었다.

그런 중에도 한편으로 천선미 대표는 ‘세종국제음악콩쿨’을 준비하고 있었다.

‘제1회 세종국제음악콩쿨’은 음악학원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며 피아노,성악,관현악 분야로 나누어 열릴 예정이다. 오는 10월 20일 세종예고에서 입장료는 없이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로 구상하고 있다. 

천음악가는 슬하에 두 아들과 막내딸을 두었는데, 큰아들은 마드리드국립교향악단 단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둘째는 독일 에센 필하모니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첼로연주자다. 가족 모두가 음악인이다. 

   지난 해 조치원에서 열린 장애우 합동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천선미 대표

"큰아들과는 며칠 전 스페인에서 듀오공연도 가졌다”고 자랑하는 천 대표의 집안은 음악이 주식이고 삶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가 물에서 살듯이 천음악가 집안은 음악 속에서 사는 집이었다.

 천선미 대표가 세종시민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피아노 곡을 말해달라고 마지막 질문으로 물었다. 

그는 이삭알베니즈의 스페인모음곡 중 ’그라나다‘와 엔리께그라나도스의 ’알레그로콘체르토스‘라고 답하며 “외국에서처럼 세종시 복컴과 같은 곳에서 사람들에게 마음껏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며 음악으로 세종시를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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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2018-07-10 16:47:45
음악으로 장애치료..... 훌륭하십니다.
음악과 함께 어울림은 가정과 사회, 국가 공동체 안에서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전래동요 중에 이웃사랑을 노래한 목도소리가 생각이 납니다.
유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음악을 접하게 되면 훨씬 자연스럽고 온화하며 사회 친화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 거름이 될 것입니다,
9/20 희망나눔 음악회 꼭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