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땅, 평양냉면만 먹고오면 될까
공포의 땅, 평양냉면만 먹고오면 될까
  • 강병호
  • 승인 2018.07.04 10: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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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칼럼]다시 한번 보수에게 묻는다...노예의 평안은 진정한 평화일까

필자는 지난 4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한국 사회의 주요 사건을 정리하고 수구정치의 소멸을 예견하는 정치평론서 ‘보수에게 묻는다(도서출판 연인)’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내용은 부실했지만 2016년 이후 주요 사건들은 빠짐없이 정리했고 많은 독자들이 읽어주신데 지면을 통해 감사드린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이 책에서 예견한 내용이 보수정당에서 거의 대부분 전개되고 있어 한편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사회에서 ‘박근혜·최순실 스캔들’ 이미지가 씌워진 보수정치가 조리돌림 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전 정권에 대한 맹목적 조롱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 위기까지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 된다. 지금 헌법가치가 훼손되는 현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거론할 점은 인권과 자유의 가치에 대한 이중 잣대다(헌법 3조, 10조). 4.27 남북정상회담, 6.12 미북 정상회담으로 폭군 김정은의 이미지는 새 시대를 여는 계몽군주로 세탁되고 있다. 1950년대부터 한국사회를 지배한 공산주의에 대한 경계심도 사진 몇 장으로 공중에 사라졌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총으로 죽이고 이복형 김정남은 말레이 공항에서 독살했다. 수많은 측근들을 공개총살로 참살하던 독재자가 갑자기 위트 넘치고 세련된 계몽군주가 되니 참으로 낯설다.

김정은은 최근 4월 22일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숨진 버스 추락 사고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북한의 '노력 영웅'이자 인민군 소장인 금강개발총회사(KKG) 총사장 황영식과 같은 회사 정치국장 등 4명을 총살했다고 언론은 보도한다.

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에 따르면 장성택 처형 당시 일 만여 명이 숙청됐고 북한은 ‘김정은 쏴 명령 한 마디에 바로 총살이 이뤄진다’고 한다. 김정은은 대규모 건설 사업이나 국가적인 기념사업을 벌이며 사업 개시 단계에서 꼭 한두 명씩 처형한다고도 그는 전한다.

태 전공사는 ‘2012년 금수산기념광장 리모델링 때 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3m 흙을 파낸 뒤, 그 흙을 구워 다시 메우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작업 기한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국가산업미술지도부에서 1.5m만 파고 흙을 덮었다가 발각됐고 국장 한 명이 총살됐다’고 전한다.

통일은‘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현란한 미디어 쇼 앞에서 무너졌다. 사람 목숨을 파리같이 여기는 ‘공포의 땅’에 가서 ‘평양냉면만 먹고 오면’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저 핵만 치워준다면 감사하며 가혹한 인권유린과 약 12만 명이 수감된 정치범 수용소를 눈감아줄 수는 없다. 김정은 앞에서는 작아지는 일부 지식인들과 언론을 보면 북한의 핵 폐기 전에 남한의 ‘정신적 핵 인질화’가 사실상 완성돼 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미지로 승부하는 가짜 평화(Fake Peace)는 북한 비핵화의 의지와 진정성, 북(北)에 보내야 할 지원금 분담액과 남한 국민의 인권, 여론, 정치영역까지 북측이 간섭하는 날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사실상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실질적으로 얻은 게 없다. 4년 중임, 5년 단임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김정은에게 임기란 없다. 북한은 탄핵과 하원의원선거 그리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던 미국과 대한민국의 약점을 잘 알고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도 안다.

벌써부터 ‘함흥의 미사일 시설은 오히려 확장한다’거나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은 오히려 늘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오늘 밤은 맞지 않고 잠드는 것을 감사하는 ‘노예의 평안’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심리적 무장해제는 4.3 사건, 유신독재, 광주 민주화 운동, 세월호의 죽음에 대해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 하지만 3대 장군님의 심기는 건드리면 안 된다는 일부 남한 학계, 언론계의 현상에서도 볼 수 있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E-mail :bhkangbh@pcu.ac.kr

천안함 폭침도 MB 정권 자작극이면 남한이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모 교수의 주장도 나왔다. 북한도 인정하고 사과한 ‘목함지뢰 사건’도 남한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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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8-07-04 13:39:23
칼럼이 너무 작위적이네요. 이전 수구정권에서 유포한 내용은 사실인 것처럼 전제하고
반북, 반통일 관점에서 전쟁을 신봉하는지 의문스럽고 진행되는 사안도 단정적으로 수구의 시각을 담도 있는데 본인의 책을 자랑하는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박근혜 때 종편에 나와 말도 안되는 주장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내뱉었던 분들과 뭐가 다른지...우습네요.

중도 2018-07-04 11:41:08
제목은 <보수에게 묻는다> 인데 내용은 진보에게 묻고 있네요.
보수에게 제대로 물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