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령받을 때를 돌이켜보면 군대도 다녀오고 이일 저일 해봤던 터라 사실 큰 걱정은 없었다. 새로운 출발이었기에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교사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새로웠다. 낯선 근무환경과 그리고 신규교사로서의 의욕, 학생들과의 생활 등은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첫 해가 지나고 첫 제자들을 졸업시키고 두 번째 해가 찾아왔다. 2년차에 접어들어 두 번째 제자들과는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유익한 활동을 많이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다. 첫 발령 후 5년 안에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교사의 모습이 정해진다는 주변 선배들의 말에 좀 더 내가 생각한 교사에 가까워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년차 때에는 학교에서 가장 힘들다는 4학년을 맡게 되었다. 첫 해와 마찬가지로 정말 정신이 없었다. 맡은 업무 계획을 준비하고 추진하는 것도 버거웠고, 거기에다가 우리 반 장난꾸러기들은 한창 뛰어놀 시기여서 잠시 한눈 판 사이 다치기나 할까 걱정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해낸 것은 학생들과 같이 교실에서 차분히 독서를 하는 일이었다.
업무에 대해서는 옆 반 선배 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학급 운영까지는 염치없이 도움을 청할 정도로 뻔뻔한(?) 성격은 아니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던 것도 많았고 프로젝트 수업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학생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3년차 새로운 학교로 옮기고 5학년을 맡게 되었다. 시골학교보다는 발달이 빠른 도시 학교의 학생들이다보니 고학년에 찾아오는 사춘기가 걱정이 되었으나 걱정했던 것보다 착하고 순순한 학생들이었다.
같은 학년 다른 반 선생님들도 좋은 분들이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 처음으로 같은 학년 옆 반 선생님과 수업을 공유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났고 보고 배운 것도 많았다. 조금씩 업무에 적응되고 나 자신에게 여유가 생기다보니 학급 운영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지난 2년에 대한 생각하며 내가 교사로서 부족했던 점들을 반성을 많이 한다.
‘내가 조금 더 경력이 있었고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학생들에게 신경 써줄 수 있었을 텐데...’, ‘학생들과 조금 더 의미 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들을 종종하곤 한다.
이젠 이런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아이들을 위해 학급 운영과 수업 준비에 있어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연구회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내가 교직생활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운이 좋았던 점도 많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에게도 주변사람들에게도 우스갯소리로 가끔 하는 이야기인데 ‘내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는 점이다. 첫 발령지와 지금 학교에서도 그렇고 교직 사회에는 정말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내가 2년 동안 힘들고 괴로울 때 옆에서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신 분들, 내가 교사로서 나아가야할 방향들을 제시해 주셨던 분들, 지금까지도 나에게 연락해주는 나의 첫 제자 등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듯하다.
앞으로 내가 만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가 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