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빛나게 한 고운중학교 ‘무한상상실’
아이들 빛나게 한 고운중학교 ‘무한상상실’
  • 백라열
  • 승인 2018.05.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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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세종시 고운중 백라열 교사 "나를 변화시킨 교실, 학생들을 변화시킬 교실"
   고운중 백라열 교사

부푼 꿈을 안고 교사로서 첫 발령을 받은 뒤 몇 년 간 나는 수업에 있어서 고민과 시행착오를 굉장히 많이 겪었다. 대학시절과 임용시험 준비를 통해 교과에 대해 아무리 많은 것을 학습하였어도 학교 현장의 수업에 적용하는 데에는 많은 난관과 고민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슈가 되면서 학교교육현장에서도 미래에 필요한 융합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활동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수업활동이 과연 최근 흐름에 맞는 것인지, 우리 학생들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2016년 여름에 융합인재교육(STEAM) 심화연수를 듣게 되었고, 그 곳에서 만난 멘토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나의 고민을 듣고 학교내 무한상상실 사업에 대해 소개해 주셨다. 그 후 나는 무한상상실에 대해 많이 알아보았고,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학교내 무한상상실 사업을 우리 학교와 학생들에 맞도록 목표와 주제를 정해 열심히 운영한다면, 수업에 대한 그동안의 나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피부에 와 닿는 진정한 융합인재교육을 실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종시 고운중 학생들이 아이디어 제품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기다림 끝에 2017년 학교내 ‘무한상상실’ 운영 계획서를 제출하게 되었고, 나의 바람이 전달되었는지 운이 좋게도 우리 학교가 시·도별 한 학교만 선정되는 학교내 무한상상실 운영학교로 지정되었다. 학교의 지원 하에 무한상상실을 구축할 빈 교실이 나에게 주어졌고, 주어진 예산을 바탕으로 다른 선생님들의 자문을 구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고운중학교만의 특색 있는 무한상상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무한상상실의 기본 목표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함으로써 다양한 융합 사고를 키우는 것인데, 최근 교육 흐름과 학교 특색을 고려하여 고운중학교 무한상상실의 운영 모델을 ‘미래형 과학교실’, ‘창의형 SW교실’, ‘목공형 실습교실’로 정하여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이나 모형, 또는 움직임으로 출력할 수 있도록 노트북, 3D프린터, 레이저커터기, 각종 목공기계, 로봇 교구 등을 구비하였고, 실제 교육활동을 진행해 나가면서 필요한 기자재나 재료를 보충하였다.

   세종시 고운중학교 무한상상실 목공 아이디어 제품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고민을 통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일단 교사인 나부터가 다양한 기자재 활용에 능숙해야 했다. 로봇 교구 활용 도서를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하나하나 적용해보며 학습하고, 레이저가공 프로그램과 레이저커터기를 계속해서 다루어보고, 연수를 통해 3D모델링을 심도 있게 배워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한상상실에서 학생들과 즐겁고 유익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힘든 것도 모르고 많은 시간을 쏟아 부었고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17년 하반기부터 무한상상실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큰 의미 없는 단순한 제품 제작 활동을 지양하고, 실제 문제 상황을 바탕으로 한 융합인재교육(STEAM)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활동을 진행하였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 상황을 제시하면 학생들은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상한 아이디어를 컴퓨터 도면 설계를 통해 구체화 시킨 후, 재료를 가공하여 제품을 조립하고 디자인하며, UCC 제작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제품을 평가하는 활동까지의 제품 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창의적인 탁구채 재료 가공 모습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실생활 문제해결력’, ‘창의력’, ‘협업 능력’, ‘공학적 사고’, ‘예술적 사고’ 등 다양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무한상상실을 활용하면 할수록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점차 풍부해지고 기계나 장비 사용이 능숙해져 우수한 작품들이 많이 탄생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경험하고 배우는 것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생중심 수업을 위해 앞으로 교사의 역할은 지식전달이 아닌 학생 활동의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교수-학습의 설계는 결국 교사의 몫이며, 진정한 의미의 학생중심 수업을 위해 교사는 기존보다 10배, 100배 더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내 무한상상실은 그러한 나의 고민과 준비의 과정이자 결과물이며, 나를 크게 변화시킨 교실이자, 학생들을 변화시킬 교실이다. 무한상상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미래 사회에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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