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졌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경선에서 졌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04.30 15: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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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탈락한 박영송 세종시의원, "지방 선거 승리 위해 최선 다하겠다"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경선에서 패배한 박영송 세종시의원은 상대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일조하겠다"고 말했다.<자료사진 : 시정 질의를 하고 있는 박의원>

“...경선에서 졌습니다...함께 경선에서 승리하신 손인수 후보님 축하드려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이젠 어렵고 힘들었던, 또 보람도 있었던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 제16선거구 경선에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던 3선의 박영송 세종시의원(45)이 패배했다. 정치 초년병에게 졌으니 최대 이변이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세종시 의장으로 유력했던 박 의원의 탈락은 엄격한 경선 과정을 높이 평가하기에 앞서 유망했던 정치인의 입지가 꺾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박 의원은 패배의 아픔을 뒤로하고 페이스북에 자신의 심경을 실었다. 일선 정치에서 퇴장을 아쉬워하는 지인들이 댓글로써 위로했다. 2백 여명이 글을 달고 직접 전화로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어제 하루 동안 전화도 많이 오고 댓글도 많이 달았더라” 며 “어려운 이 동네에서 잘못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12년의 의정활동 과정에 도와주신 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할 뿐”이라며 “지방선거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화선을 타고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경선에서 패배는 충격이 배가 될 수 있지만 속으로 삼켰다. “겸허히 받아들이고...”라는 말로 짧은 시간동안 심정을 정리한 듯 했다.

제5대 연기군의원, 9대 충남도의원, 초대, 2대 세종시의원을 거친 그의 경력은 지난 번 세종시의장 선거에서 당내에서 의장으로 낙점할 만큼 화려했다. 차기 의장감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사실 전체 후보자 중 박의원 만큼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의원은 없다.

경선 패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지방선거에서도 낙선을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충분한 정치적인 경력에다 뭘 알고 묻는 의정활동이 집행부 견제를 위해 ‘꼭 필요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억지를 부리거나 강압적인 의정활동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그는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 됐다. 화려한 경력도, 다양한 의정활동도, 그리고 민주당원으로서 활약도 경선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정치적인 행보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의 패배를 두고 무성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박 의원이 아주 짧게 언급한대로 ‘공공의 적’이 됐다. 이번 공천심사과정에서 탈락한 상당수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권리당원들에게 전달되면서 가장 안정권이었던 박영송 의원을 타겟으로 삼고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침묵했던 다수가 공천 전횡에 저항을 했다는 말이다.

정치인을 죽을 때 피를 토하면서 화려하게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화려한 죽음은 곧 깨끗한 승복이다. 박 의원은 승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뛸 것도 다짐했다. 패배는 아쉽지만 대승적인 선택을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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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직필 2018-04-30 19:16:33
낙선은 아무도 예상하지않았다? 기자는 박영송 이원의 관점에서만글을 올렸네요
집행부견제를위해 꼭 필요한 정치인이라구요?
침묵했던 다수가 곧 정의입니다 박의원 본인이 초심을 잊지말고 더 낮은 자세로 임했어야죠

새롬인 2018-05-04 07:25:47
자중하시는 것이 당을 돕고

후보자를 돕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