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는 게 곧 남는 것이지요"
"퍼주는 게 곧 남는 것이지요"
  • 조병무
  • 승인 2012.12.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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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의 e-노트]참사랑 식품 이재영 사장...신토불이 식품 파는 의미는

 
퍼주는 게 제 취미입니다. 그러니 성공할 수 있나요? 당연히 망하지. 성공은 지금껏 저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동안 바꾼 직업을 통틀어 세어 보면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이지요. 대형교통사고로 교도소 생활도 해봤고, 말술을 마시다 알코올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지요. 직업도 포장마차를 시작 찹쌀떡 장사를 해봤고. 노상에서 과일을 파기도 했습니다. 고물장사를 해서 재미도 많이 보았고, 밭떼기 채소장사도 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쉴 사이 없이 속사포로 끝없이 이어진다. 모두가 덮어두어야 할 이야기 같은데 훌훌 벗어 버린다. 거리낌 없다. 5대 종갓집 아들로 고향에 돌아와 정직한 기업으로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는 이재영 사장(52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일단 일을 저지르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평정리 391-1. 농업회사법인 (주)참사랑식품의 주소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평정 시내버스 종점 근처다. 대지 6.600㎡(2.000평)에 건평429㎡(130평) 규모의 공장이 절터만큼이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온갖 장독대가 빼곡하게 도열해 있다.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암시를 해준다.
건물 뒤편은 초등학교 운동장만큼이나 넓은 공터가 있다.  앞으로 증축이 계획이 있음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님 무모한 일을 벌여놓고 감당하지 못한 흔적이든지. 암튼 한눈에 야산을 깎아 만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말해 무식하게 밀어붙였죠.”
“전 한다하면 앞뒤 안 가리고 일 저지르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사서 고생을 하지요.” “이사업을 시작하고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절대로 시작하지 않을 겁니다.”
아직도 사람의 손이 기다리고 있는 곳곳이 눈에 띄는 것이 사실임이 짐작된다.

 
부인이야 어머니야?

이곳 공주에서 4남2녀의 둘째로 태어난 이재영 사장(52세)은 중장거리 육상선수 출신이다. 순박함과 촌티가 뚝뚝 묻어나는 그의 말투와 외향으론 판단이 잘 서지 않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굵은 팔목이며 다부진 몸매가 강한 체력의 소유자로 보인다.

차남으로 태어났지만 맏형이 39세에 뜻하지 않게 돌아가시고 5개월 후에 아버님마저 뇌졸중으로 돌아가셔서 장남이 되다보니 30여년의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결혼이후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지만 악의 없고 순박하고 천진난만해서 지금까지 함께 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주영덕 여사는 사실상의 대표이사다. 동갑내기 부부가 같이 나가면 모자지간으로 오해를 받을 정도로 심한 고생을 시킨 이사장은 이제부터는 최고의 남편으로 남겠다고 한다.

안해본 것 없는 객지생활

24세에 결혼한 두 부부는 서울 성북동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과일과 야채를 파는 가게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이재영 사장은 5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형 교통사고를 낸다. 사고가 크다보니 합의가 어려워 5년의 징역형을 받고 수감된다. 이곳에서 모범 수형자로 2년 6월 후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무일푼. 가장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고물상을 시작한다.

초기 초라하게 시작 했지만 열심히 한 덕에 주변 공장에서 고물을 단골로 몰아주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아 돈을 모으기도 했다. 헌데 집안 내력인지 술을 좋아해서 문제가 생긴다. 말술을 마시던 이사장은 급기야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 클리닉을 받게 된다. 주변 사람 모두가 떠나기 시작 했고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지경까지 가게 된다.

 
심한 주벽으로 가족에게 폭력도 마다하지 않던 이사장을 지켜준 것은 부인 주 여사.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부인은 신앙으로 고난의 세월을 이겨냈다. 간절한 기도의 응답인지 남편은 회복이 되었다. 이후 보령 천북, 결성, 은하 지역 등 특수재배를 많이 하던 곳을 다니며 통칭 밭떼기 장사를 시작한다. 한동안 재미를 보았지만 결국 망하고 만다. 이러한 과정을 겪다가 앞서 말한 대로 형과 아버지가 한해에 돌아가심으로 인해 본의 아닌 귀향을 한다.

우연한 창업 동기

귀향 후 농사만 짓던 집에 장사가 시작된 것은 우연한 동기에서 출발 한다. 그동안 서울에서 살던 이웃들이 진짜 시골 콩으로 만든 주 여사의 된장을 맛보고 난 후 입소문이 늘어나면서 시작한다. 급기야 군납까지 오가는 단계에 이르기 시작하자. 이재형 사장이 앞뒤 가리지 않고 산에 중장비를 들이대고 밀기 시작했다. 별다른 준비나 계산도 없이 시작했다. 자연 어려움이 닥치기 시작 했다.

결국 신용불량으로 보증서 발급이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낙심으로 세월 보내던 중 우연히 길을 걷다 공주 소상공인지원센터에 들러 상담을 시작하면서부터 새롭게 기업경영을 하기 시작한다.

그 당시 상담을 맡았던 라영주 상담사의 말을 빌면 “지원 받을 수 있던 좋은 조건을 전혀 활용치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하는데 안타까웠다”고 한다. “몇 날의 밤을 새워 지원제도 등 경영지도를 해주면 엉뚱한 사람들 말을 더 믿고 일을 진행 결국 사기를 당하는 등 한심한 모습에 대책이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한테 여러 차례 손해를 보고 난 후에야 라영주 상담사에 대한 믿음이 서게 되고 급기야 결정 하나하나 마다 의논하는 단계에 이른다. 이제는 형제 같이 지내지요. 이러한 지도 덕에 농업기술센터의 지원과 충청남도지사 농특산물 지정을 받는 등 재정과 기술 그리고 마케팅 까지 합리적, 과학적으로 시행하니 브랜드 파워가 커져가고 있다. 라영주 상담사를 만난 것을 그는 자기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이라고 치켜세운다. 진심이 묻어나는 말이다. 

 

승부수는 촌놈의 강점인 정직

정직한 제품이 최고입니다. 아직도 자금이 부족해서 어려움이 많지만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 성공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철저하게 우리지역의 농산물로만 만듭니다. 모두가 아는 동네 사람들의 작물이니 믿을 수 있지요. 최근뻥튀기 알밤과자는 인기가 제법 올라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100% 우리고장 공주의 재료로 정안 밤, 흑미, 현미, 찹쌀 등으로 영양가가 풍부한 간식거리로 업그레이드 시켜 종전의 뻥튀기 과자의 개념을 바꿨다. 우리현미 95%, 밤 3%, 콩가루 2%로 구성된 인절미 쌀 과자는 특허 출원 중으로 기대가 되는 신상품 중 하나다.

휴게소 특판 상품으로 제격이라며 판매제휴가 들어와 시설을 늘리는 데 한창인 이 사장은 남아도는 우리 농산물 특히 쌀 제품을 수출하는데 시각을 넓힌다. 얼마 전 중국 식품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넓히며 동남아 12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한때 세상을 버리기 위해 자살을 시도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 대표. “결국 신앙이 나를 새롭게 했고 고마운 부인이 내편에 서서 지켜준 덕에 오늘이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10억 가까운 돈을 투자한 이 공장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두렵니다.”

“거듭 말하지만 정직한 신토불이 원료로 승부합니다.” “그동안 하는 사업 마다 재미를 못 보았지만 이번엔 예감이 좋습니다.” 벽면에 가득한 표창장이며 특허증 등이 이를 반증한다. “한때 친정에서 내놓은 사위로 여겨졌던 사람이 이젠 최고의 사위가 되었어요.” “힘들지만 행복합니다.” 부인 옆에서 대구에서 찾아온 고객의 떼쓰기에 집에서 먹을 된장까지 퍼 담으며 웃는 이재영 사장. 퍼주면 언젠가 배반하지 않고 돌아온다고 굳게 믿는 이 사장의 모습에서 진품 신토불이 인심을 읽을 수 있었다.

(주) 참사랑 식품

이재영, 주영덕 : (010-9520-8836, 041-853-8836)
충남 공주시 정안면 평정리 391-1
www.chamkong.com

왕가애 알밤 미숫가루, 왕가애 알밤 뻥, 왕가애 재래식 전통장류, (청국장/청국장분말/청국장환/된장/고추장/집장/간장/칡즙/장아찌/고구마/알밤선식), 왕가애 선물셋트

 
     
 
 

조병무, 경영학 박사, 경영지도사, 소상공인 진흥원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 대전상의 경영자문위원, 대전충남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한남대 겸임교수, 저서 : 허리를 굽혀야 돈을 줍는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이메일: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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