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떠도는 은밀한 얘기 '싹쓸이'
정치권에 떠도는 은밀한 얘기 '싹쓸이'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04.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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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망생 쏠림현상, 당선 가능 후보의 불출마, 행정수도 등 여당 독주 부추겨
   그렇게 되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세종시 지방선거에 여당 싹쓸이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필승 선거판>

“싹쓸이는 안 되는 데...”

있을 법하지 하지도 않았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세종시에서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싹쓸이’라는 말이 여·야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면서 ‘파란색’으로 세종시를 도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선거를 토대로 이뤄지는 정치는 생물이라 아직 결과를 특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물론 야권 출마자나 정당 관계자 입장에서 보면 ‘무슨 소리냐’고 항변할 수 있지만 취재 기자로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말이다. 예측이 빗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는 점도 참작해주길 바란다.

선거는 구도, 인물, 이슈로 치러진다. 대략 5:3:2의 비율로 결과와 연관지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야당, 즉 자유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에서 3가지 요소 중 앞 설 게 없다는 점에서 싹쓸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먼저 구도를 보자.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 선거 직전 남북 정상회담, 여당 지지도 등등...큰 틀에서 야당 우위의 요인이 없다. 전국적인 상황이 그렇다면 세종시 지역 상황은 야당에게 유리할 까. 질문 자체가 쑥스러울 정도로 여당의 일방통행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역 사회의 주요 아젠다가 된 행정수도는 자유한국당이 비판의 중심에 서있다. 개헌안에 담긴 '수도=서울’  그 핵심이다. 수세에 몰린 한국당 세종시당은 그냥 손놓고 보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한 만큼 전의를 상실하고 있다. 뭘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게다가 홍준표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이 원군이 아닌 적군이 되고 있다.

그런 구도 속에 정치지망생의 민주당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구 도시할 것 없다. 여당은 넘쳐서 문제고 야당은 없어서 문제다. 5일부터 공천심사에 들어간 민주당 세종시당은 내주 말까지 끝낼 예정이다. 대부분 2,3인 경선지역이 될 공산이 크다. 젊은 신인과 여성 정치 지망생이 이 당으로 쏠리고 있다. 

‘싹쓸이’ 문제를 가능케하는 정치적 요인은 또 있다. 그나마 야권, 자유한국당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현직 시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이다. 다선(多選)을 하면서 지역구를 다져왔던 탄탄한 기반으로 ‘야촌여도’(野村與都) 구도를 만들었던 인물들이 대거 불출마로 돌아섰다. 결국 인물 싸움에서도 이길 수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슈는 선점할 수 있을 까. 행정수도에서 코너에 몰린데다가 인물 쏠림 현상에다 이슈 메이커들의 대거 불출마 선언 등이 지역 사회를 견인할 문제제기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슈 제기도 결국 사람의 문제다. 지역 정가를 이끌어 갈 인물이 부족하니 당연히 이슈 파이팅은 불가능하다. 

세종시장 후보난에다가 시의원의 인물난, 그리고 구도심 지역을 리딩할 인물 부재 등이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이슈 발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싹쓸이’ 우려도 기우(杞憂)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앞 서 언급했듯이 정치가 계산대로만 되는 게 아니다. 지난 선거에서 세월호 사건이 정치판을 뒤흔들었다. 그런 변수는 과거 정치사에도 얼마든지 있었다. 충청권의 ‘핫바지 사건’이라든가 부산에서 벌어진 ‘초원 복집 사건’ 등... 그래서 출마자들은 당선증을 받을 데까지 마음을 놓지 못한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누구도 ‘싹쓸이’라는 정치적인 편중현상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양성 부족과 일당 독주에 따른 끼리끼리 문화 양산, 견제 기능의 상실 등 부작용이 훨씬 크다. 선택과 집중으로 어렵겠지만 야권이 당선 가능지역에 꼭 당선자를 낼 것을 간절히 바란다. 그래야만 싹쓸이의 부작용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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