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건물로 대박 터뜨렸어요"
"맞춤형 건물로 대박 터뜨렸어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8.03.23 10:5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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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분양 대박 낸 '메인' 이정우 대표, "어렵더라도 사람은 잃지 말아야"
   이정우 대표는 불경기를 겪고 있는 세종시 상가 분양 시장에 맞춤형 건물로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쪽박 위기를 대박 성공으로...’

세종시에 비어있는 상가가 늘어나는 가운데 맞춤형 건물로 대박 신화를 이뤄낸 인물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분양됐던 상가가 상권 형성 지연에 따른 심각한 임대난이 신규 분양은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고 조만간 완판(完販) 신화를 달성할 것으로 보여 부동산업계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정우씨(57).

시행사인 주식회사 ‘메인’ 대표인 그는 지난 해 말 농협은행 어진동 부지점장으로 퇴직, 부동산업에는 문외한이다. 다만, 26년 여 농협 재직 중 세종에서 개발금융업무를 3년10개월 간 취급한 것이 ‘쪽박에서 대박’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이 대표가 시행을 맡은 건물은 세종시 4-1생활권 메인타워. 대지 516평에다 연건평 3천3백여평으로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다.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16일에는 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사고를 비는 ‘안전기원제’를 지내고 공사에 들어갔다.

그가 시행을 책임지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최초 책임자와의 금전적 갈등이 예상치도 않았던 책임의 자리를 떠맡게 됐고 이 과정에서 재정적인 부담으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

이 대표는 “지나간 얘기라서 다시 꺼내기는 싫지만 저도 피해자의 한 사람이었다” 며 “시드 머니(Seed Money)도 없이 다른 사람의 돈만 가지고 사업을 시행하려는 측과 투자자였던 우리 측과 갈등이 심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밝혔다.

갈등은 급기야 문외한이었던 이 대표를 시행 책임자로 떠밀려 앉게 만들었다. 이 대표 말만 듣고 거액을 투자했던 친구와 동료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초조하고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돈은 잃어도 사람은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 생각이 위기에서는 신념이 됐다. 투자금 반환 의사를 밝힌 동료에게는 모든 수단을 동원, 돌려주었고 나머지는 금융기관의 힘을 빌렸다. 한 손에는 돈, 한 쪽에는 건축이라는 양날의 칼을 잡은 그는 인생의 벼랑 끝에 몰렸다. 한 달 이자가 무려 3천여만원이었다. 이대로라면 몰락은 불 보듯이 뻔했다.

   안전기원제를 지내는 공사관계자들

땅을 팔기로 했다. 세종시 상가는 조금만 싸게 내놓으면 팔리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이곳저곳 물어보면서 한편으로는 건물 구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자 부담은 목을 죄어 왔다.

‘젊은 도시’, ‘공직자 밀집지대’, ‘전국 최고 출산’, ‘난임’(難姙), ‘쾌적한 환경’등등...이 단어의 조합은 ‘병원’이라는 말이 먼저 떠올려졌고 이어 아이를 낳은 장소가 최종적인 결론으로 나왔다. 대형 산부인과가 들어설 수 있는 병원 건물이 그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시작 외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아예 병원용 건물로 설계단계부터 들어갔습니다. 대표적으로 병원 베드가 움직일 수 있는 20인승 대형 엘리베이터를 2곳에 설치하고 15인승 한 대를 그 공간으로 할애해 놓았습니다. 건물 자체도 누가 봐도 병원용으로 적합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맞춤형 건물을 생각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도 부지 매수자는 꾸준히 찾아 나섰다. 하지만 침체된 상가 경기로 투자자를 쉽게 찾기가 어려웠다. 땅값만 최소한 1백억원은 지불해야 한다는 게 여의치 않았다.

매수자는 찾기 어렵고 초기 투자자는 환불을 요구하고 당장 설계비용 등 들어가야 할 돈은 늘어나고...‘부도’가 눈앞에 왔다 갔다 했다.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수단은 모든 동원했다. 그래도 매각만이 살길로 보였다. 하지만 ‘궁즉통’(窮則通)이라고 했던가. 물꼬는 예기치 않는 곳에서 터졌다.

“마침 수도권의 유명 산부인과에서 세종시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 쪽에서 병원 건물로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우리와 연결이 됐습니다.”

하늘이 도왔다. 목적이 같으니 과정은 간단했다. 같은 목적으로 가는 길은 ▲젊은 도시 ▲주변 환경 ▲맞춤형 건물 등이 징검다리가 됐다.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젊은 도시지만 늦어진 결혼 연령으로 난임이 많다는 것과 주변에 국책연구단지가 모여있다는 점, 그리고 바로 옆에 대단위 ‘모개뜰 공원’이 있다는 게 최고의 입지가 됐다.

병원에서 아예 2층에서 6층까지를 사용하고 나머지 1층은 약국이나 꽃집, 죽집, 유아용품점 등 관련 상가가 들어서면 ‘메인 타워’ 전체가 하나의 단지가 되어 버린다. 병원 입주는 서류상 마무리 됐고 1층 18개 상가 분양만 남아있다.

“저는 그래요. 세종에 상가 운영이 힘드니까 적정 수준으로 분양을 해서 이익이 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입니다. 1층은 병원과 관계된 상가 배치 계획을 수립 후에 업종을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지난 16일 안전기원제를 지내고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시공에 들어갔다.

한 숨을 돌린 이 대표는 ‘적당한 분양가에 적정 이윤 보장’을 화두로 내세웠다. 계약이 이뤄지면서 자금 사정도 숨통이 틔었다. 모든 게 선순환이 됐다. 이제는 돌아보면서 웃을 수 있지만 절박했던 당시 사정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좋은 병원이 세종시에 들어와 주민들과 함께 구성원이 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사업에 많은 분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고 했던가. 흐름을 정확히 읽은 맞춤형 건축과 때마침 수도권 병원의 이전, 그리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 대표의 생각이 ‘쪽박’을 ‘대박’으로 이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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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은 2018-03-26 18:08:29
굉장하네여~^^ 대단하십니다.

김기자 2018-03-24 09:40:40
김기자..

짭짤하것네..

한솔인 2018-03-23 17:02:11
대단하십니다. 쉽지 않은 결정에다 운도 작용했네요. 암튼 축하할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