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4일 수요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름중학교 교장선생님과 6명의 동료교사들과 함께 태국으로 향했다. 태국 학교와의 자매결연 및 문화수업과 태국에 있는 한국학교 진로 수업을 목적으로 떠나는 일정이었다. 새벽에 도착하여 무척 피곤하였지만 계획된 일정에 따라 일찍 일어나 태국에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 1일차 : 방콕 유네스코 및 한국교육원 방문
호텔 로비에서 한국교육원 강현경 과장님을 만나 방콕에 있는 유네스코를 향했다. 거기서 근무하고 계신 황지혜 선생님을 만나 유네스코가 하는 역할과 태국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유네스코의 정신을 담은 헌장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얼마 전 돌아가진 김광조 유엔 본부장이 만든 헌장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세계각지에서 한국을 대표하여 노력하고 계신 분들의 노력에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선생님을 만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유네스코의 교육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그 중요성과 현장에의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다시 한국에 돌아가 내가 이 부분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점심식사 후 한국대사관과 태국한국교육원을 방문하여 윤소영 원장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원장님의 태국에서의 공식 일정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본교와 태국과의 교류에 신경쓰시는 모습과 그동안의 일들을 들으면서 태국에서 원장님이 쏟았던 열정과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 18개국 43개의 한국교육원이 한국어 교육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태국에서는 올해부터 한국어가 대학입시과목으로 채택이 되면서 2월에 치를 첫 시험에 무려 5500여명이 응시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시아에서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2일차 : 사이남풍 학교 및 따클리쁘라차산 학교와의 자매결연 및 문화수업
얼마 전 본교에 태국 교장선생님 및 교육부 관계자들이 방문하여 본교의 교육과정 및 학생들의 밝은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간 적이 있다. 그것을 계기로 서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사이남풍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태국을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 소식을 들은 따클리쁘라차산 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두 학교와의 자매결연 및 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문화수업을 사이남풍 학교에서 하게 되었다. 교문을 들어서는데 학생들이 태국 전통의상과 한복을 입고 맞이하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환대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우리의 놀라움을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고 강당으로 향하니 학생들이 우리를 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고, 태국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태국 학생들의 태국 전통 음악 및 무용 공연은 가히 전문가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훌륭했고, 준비한 부스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태국 사람들의 정성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친절하게 웃고 손님을 맞이할 때 예의를 갖추는 태국인들에 대한 고마움이 생겨났다.
학교간의 자매결연 체결식이 끝나고 나서 우리가 준비해간 한국문화수업을 진행하였다. 곧 다가올 설날을 주제로 하여 노래배우기, 복주머니 만들기, 세배하기, 제기차기를 하였는데, 낯선 한국말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집중하여 우리를 따라서 최선을 다하는 태국 학생들의 모습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특히나 한국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틀자 모두 흥에 겨워 춤을 추는 모습에서 한류의 바람이 아시아 곳곳에 강하게 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같이한 선생님들과 태국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였다. 언젠가 우리 학생들과 태국 학생들이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하는 행복한 고민도 해보면서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3일차 : 방콕한인토요학교 진로수업
주말 아침 일찍 서둘러 한인국제학교를 향했다. 수업시간이 11시인데 왜 이렇게 빨리 서두르나 했더니 방콕 시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로 한 시간 정도를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먼 거리를 통학하면서 다니는 한국 학생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토요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봉사의 마음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이 일에 몰두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과 함께 준비해간 진로수업을 진행하였다. 창업을 주제로 신세대를 겨냥한 가방을 만드는 수업을 해보았는데,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흥미로운 수업에 대하여 고마움을 표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또 한 번 이번 태국 방문의 보람과 의미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태국의 여러 문화를 보고 느끼는 시간을 보내면서 태국 방문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 처음 태국 방문의 희망자를 받을 때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예전에 가보았던 태국을 다시 한 번 간다는 설레임 정도로 시작했던 이번 일이 나의 교직 생활에서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낀다. 아시아국가에 대한 관심을 더욱 넓히고 그들과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교육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고 실천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마음에 품은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태국과의 이번 교류의 시작이 앞으로 본교뿐만 아니라 세종시와 그를 넘어 한국에도 큰 의미를 가져다주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