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마을’ 성공할까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마을’ 성공할까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8.02.07 1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일 특별공급서 6대 1 경쟁률 성적표, 주거 안정성 해칠 우려 지적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공급되는 임대형 단독주택단지 '제로에너지 마을'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거 안정성을 해칠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사진은 조감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에 국내 최초로 공급되는 임대형 단독주택단지 '제로에너지 마을'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기 건축비용 등 일시적인 비용 부담 없이 편리하게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면 임대비용이 만만찮은데다, 의무 임대기간을 마친 후 정확한 계약 조건이 명시되지 않아 주거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임대형 단독주택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적중할 지 주목되고 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마을은 행복도시 고운동(1-1생활권) B12구역 1만 8216㎡의 부지에 국내 최초의 친환경 임대형 단독주택단지로 조성된다.

여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기금 등의 출자금과 민간자금으로 설립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로렌하우스'라는 브랜드로 전용면적 85㎡ 60세대가 특별공급(20세대), 일반공급(40세대)으로 나눠 주인을 찾는다.

‘임대형 단독주택’이라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등장함에 따라 수요자들의 관심도 무척 높은 상태.

임대주택을 위탁 관리하는 '(주)패시브하우스 순환형임대주택 위탁관리 부동산 투자회사'에 따르면, 지난 6일 진행된 특별공급에선 20세대 모집에 121명이 접수해 평균 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국내 최초로 공급되는 임대형 단독주택단지 '제로에너지 마을' 공사 현장

특별공급은 노부모부양과 다자녀 가정에 각각 10세대 씩 공급된다.

다자녀 가정 85㎡A타입이 9.8대1로 최고경쟁률을 보였고, 이어 85㎡B 타입과 85㎡C 타입이 각각 3대1을 기록했다. 노부모부양에선 85㎡A타입이 5.3대1, 85㎡B타입이 7.2대1, 85㎡C타입이 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단독주택 건립 시 투입되는 초기부담금 상당부분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지매입, 설계, 인허가, 건축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편리하게 거주할 수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세종시에 단독주택을 건립하는 데 최소 7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조건이다.

게다가 태양광 발전과 첨단 단열재가 적용되는 등 일반 아파트에 비해 6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파트에서 보기 힘든 단독주택만의 특별한 공간인 ‘마당’, ‘테라스’, ‘다락’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기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만만찮은 임대조건.

제로에너지마을 임대비용은 타입에 따라 임대 보증금 2억 5천만원에 월 임대료 45만원∼51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임대차계약은 2년마다 갱신되는데, 임대료는 연 5퍼센트 범위 내에서 물가지수 등을 고려해 증액될 수 있다.

이는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에 비해 확연히 부담되는 금액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같은 면적의 일반 아파트가 평균 보증금 2000만원에 55~60만원선에 임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로에너지마을은 월 100여만원 가량 비싼 상황"이라며 "단독주택이라는 메리트를 제외하면 수요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임대형 ‘친환경 제로에너지 단독주택단지’ 조감도

향후 계약 조건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LH는 4년간 의무 임대기간을 마치면 제로에너지마을을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일괄 매각할 계획이다. 이후엔 새로운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 계약 조건이 바뀔 수 있지만 현재로선 이를 확인할 수 없다. 주거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단독주택단지를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넘기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매각 차익을 독식하는 구조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나온다.

이에 따라 8일~9일 진행되는 일반공급이 수요자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받을 지 주목되고 있다.

LH 관계자는 "행복도시에 공동주택 임대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독주택 임대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주거형태 경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LH는 이번에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을 행정중심복합도시(60세대), 김포한강신도시(120세대), 오산세교지구(118세대) 등 총 298가구를 공급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