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쯤 출마 선언을 할 예정입니다. 동계 올림픽 기간이라 약간은 고민되지만 그 날 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뛸 작정입니다.”
세종시 교육감 출마를 준비 중인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59)가 7일 오후 2시 ‘세종의 소리’를 찾아왔다. 그는 “아무래도 맨 먼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라는 말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약속은 하루 전에 이뤄졌다.
최 교수는 지난 번 선거에서 투표자 63,619명 가운데 9,925표를 얻어 당선된 최교진, 오광록, 홍순승 후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 교수 측은 막바지에 치고 올라오면서 후보 간 격차를 줄였다고 분석하고 이 대목을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문답 형식으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 어떤 교육을 하고 싶은가.
“우선 평준화로 인해 아이들 학력이 낮아졌다.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 소질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자사고, 특목고를 폐지하라고 하는 데 저는 오히려 유치하고 싶다. 특화된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 특화된 교육이 무엇인가.
“세종이기 때문에 세계를 품을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 한류를 세계로 보급할 수 있는 학교, 뭐 이런 것들이다. 세종교육 수준이면 이른바 ‘스카이’(SKY)는 물론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 우수한 자원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 영재학교 등 특수학교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지역 우대 비중을 좀 더 늘려야 한다. 못 따라가는 현상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건 훈련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동행 공부를 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중위권 학생들은 소질을 개발할 수 있게끔 다양한 교과과정을 마련해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지도를 해야 한다.”
- 특화된 학교를 얘기했는데 어떤 학교냐.
“미래 시대에 맞는 학교다. 요컨대 인공지능 농생명과학고라든가 국제 금융비지니스고, 한류문화학교 등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공부를 못해도 자기 소질 계발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를 의미한다.”
- 장애인, 어린이 교육은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가.
“직업과 연결할 수 있는 장애인교육을 해야 한다. 학교 기업이 예가 될 수 있다. 또, 장애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식 교육이 여기에 덧붙여져야 한다. 어린이 교육은 숲 유치원과 같은 자연 체험학습을 제가 여러 번 얘기를 했다. 그런 교육을 해야 한다. 전의면 등 외곽지역에 이런 걸 많이 만들어야 한다.”
- 밖에서 보는 것과 실제 교육행정과는 온도 차이가 크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 질문에 최 교수는 전교조 문제로 답변했다)
“장학사 중에 전교조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간 외부에서 들어온 분 중에는 상당수가 전교조 경력이 있는 걸로 들었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교육에서 논하고 싶지 않다. 넓은 의미에서 함께 갈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북침이라든가 빨치산을 영웅시하는 그런 교육은 용납할 수 없다. 교육은 항상 그 기준에 ‘학생’이 있어야 한다.”
최 교수는 전교조 문제는 지난 선거에서 언급했듯이 교사들이 원한다면 한 학교로 교사를 몰아주고 학부모도 원하면 그 학교에 학생을 전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 그런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제도적인 문제는 들어가서 연구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지나친 이념교육은 허용할 수 없다.‘
- 교권과 학생 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룰 생각인가.
“아버지의 권위가 없으면 집안이 돌아가지 않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교권이 없으면 학교가 돌아가지 않는다. 여러 가지 구상을 가지고 있다. 작은 일이지만 전 교실의 휴대전화 불통지역화도 하나의 안이다.”
- 교권도 중요하지만 수준 낮은 교사 문제는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재교육을 해야 한다. 직접 챙기겠다. 학생 인권도 마찬가지다. 학부모도 필요 시 교육을 통해 학교를 이해하고 교사를 이해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는 서울에서 중등교사 14년 경력을 거론하면서 학생부 교사 경험이 학생 지도에 노하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서울 태능 중, 청량고, 신림고, 금천고 등에서 교사생활을 해오다가 지난 1997년부터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범시민사회단체연합에서 단일 후보로 선정했다. 무슨 의미가 있나.
“일단 보수라는 말 자체가 부담스럽다. 가능하면 중도 우파라고 불러 달라. 좌파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왜냐하면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개념이 큰 의미가 없다. 방법은 보수적이어야 하고 정책은 진보적이어야 한다. 이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원총연합회와 같은 성격을 가진 단체라고 보면 된다. 구성원들도 다 거기 출신이다.”
- 선정 이후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제가 더 할 말이 많다.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는 교총을 대신해서 지지해준 것이다. 256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오광록씨는 도덕성과 표의 확장성에서 점수를 못 받았다고 하더라. 세종에 와서 그 분도 만날 걸로 알고 있다. 우파가 단일화하라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 우파의 단일화가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노력하고 있다. (오광록과는) 두 번 만났고 큰 틀에서는 합의를 봤다. 세부적인 합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경선 분위기를 축제로 했으면 좋겠고 서로 격려도 하고 그랬으면 한다. 엄밀하게 따지면 같은 편이다.”
그래도 안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에 “저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다른 단체에서 추대해주면 그 분 마음도 달라질 것”이라며 “격차를 벌리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출마가 예상되는 정원희, 송명석씨는 스스로 진보라고 말해 후보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 (단일화하더라도) 현 최교진 교육감을 이길 수 있을까.
“사실 일대일 구도로 가도 어려운 싸움이다. 하지만 세종시민은 현명하다. 4년 동안 충분히 전교고 교육감을 경험했고 저의 미래 교육비전을 인지한다면 표가 몰릴 것으로 확신한다."
- 현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은 무엇인가.
“평준화를 너무 일찍 시작했다. 충분히 다른 것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수 몇 명의 투표로 찬성으로 몰고 간 건 잘못이다. 전수조사를 안 한 게 잘못이다. 상향이 아닌 하향 평준화가 됐다. 학부모 대부분이 한탄을 하고 있다. 인성교육에서 효 교육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정책이 인기 위로로 가는 것도 그렇다.”
- 그렇다면 본인의 강점은 뭐냐.
“정직하고 깨끗하고 배짱이 있다. 또, 미래 교육을 만드는 정책이 있다. 세종시를 세계 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이 큰 장점이다.”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하다.
진정성있는 소신공약으로 뽑겠습니다.